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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장, 또 "사천 행정통합" 주장... 사천시의 냉담한 반응

취임 2년 기자회견에서 "우주항공산업 역량 시너지" 연신 강조... 사천시 "통합 말고, 장점 살려 상생"

등록|2024.07.08 17:11 수정|2024.07.08 17:11

▲ 조규일 진주시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사천시와의 행정통합 주장을 또 다시 되풀이했다. 이보다 앞서 박동식 사천시장은 행정 통합 반대 입장문을 내고, 진주시의 행정통합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사진은 8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조규일 시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진주시) ⓒ 뉴스사천


조규일 진주시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사천시와의 행정통합 주장을 또다시 되풀이했다. 이보다 앞서 박동식 사천시장은 행정 통합 반대 입장문을 내고, 진주시의 행정통합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조 시장은 8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진주시청에서 열고 "사천과 진주의 통합으로 우주항공산업의 성장을 담는 그릇을 크게 키워야 한다"면서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조 시장은 행정 통합 주장과 함께 자신의 2년간 성과 등을 소개했다.

그는 "사천과 진주의 통합 결과는 '1+1=2'가 아니라 '5' 내지 '10'이 될 정도로 정부정책의 수용력이 커지고, 서부경남 전체 발전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특히 그는 "통합의 1차적 혜택은 사천 지역발전 기여가 될 것이고, 2차적 혜택은 진주지역을 포함한 인근 시·군이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에 관한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아 과장된 주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 시장은 "반대가 일부 있더라도 서부경남 발전과 대한민국이 5대 우주항공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천과 진주 통합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봤다. 여기에 덧붙여 조 시장이 "협의를 다 하고 통합 제안을 하면 제안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발언해, 또다시 논란이 일었다. 사천시와 사전 협의 없이 발표한 일방적인 주장인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조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주항공청이 개청한 지금이 적기"라며 통합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말쯤 정부의 행정체제 개편 권고안이 나올 예정"이라며 "대구·경북, 부산·경남에서 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 사천·진주 통합 공감대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1년 당시에도 상공회의소가 수년간 공을 들여 통합을 추진했으나 공감대가 더 확산되지 못해 무산됐다"면서 "이번에는 우주항공산업 육성이라는 새로운 미래 과제가 우리에게 떨어진 것"이라며 통합 시점 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시장은 "우주항공산업의 미래 과제가 주어졌는데, 이것을 두고 협의를 위해 또 몇 년간 서로가 가만히 있자면 '각자도생'의 각도가 더 넓어질 것"이라며 "(서부경남 각 지자체들이) 생존의 갈림길에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박동식 사천시장은 "행정통합은 역사적 동일성과 경제적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신뢰 관계가 충분히 쌓였을 때 가능하다"며 "지금은 행정통합이라는 방법보다는 양 도시의 특성과 장점을 살려 상생 발전해 나가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공식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뉴스사천 인터뷰에서 발언 중인 박동식 시장 모습.  ⓒ 뉴스사천


이보다 앞서 박동식 사천시장은 최근 행정통합 관련 공식 반대 입장을 내고, "현시점에 행정통합 운운하는 것은 안 맞다"면서 "차라리 연대와 협력 방안을 찾는 게 좋지 않겠냐"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조 시장의 일방적인 통합 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지난 6월 23일 공식 입장문에서 "행정통합은 역사적 동일성과 경제적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신뢰 관계가 충분히 쌓였을 때 가능하다"며 "지금은 행정통합이라는 방법보다는 양 도시의 특성과 장점을 살려 상생 발전해 나가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여 년 전에도 사천시와 진주시의 행정통합 논의가 있었지만 추진이 제대로 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행정통합 논의로 인한 주민 간의 갈등과 분란을 초래하여 행정력을 낭비한 사실은 진주시장 또한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시민사회 "행정통합? 막대한 행정비용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 지역 시민단체 등이 기자회견과 논평 자료를 내고, "행정 통합이 반드시 경제적 시너지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며 "오히려 통합 과정에서 막대한 행정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진주지역 시민단체인 진주참여연대는 지난 6월 공식 논평에서 "우주항공산업 지키기 위한 공동 행동 없이 '우주 항공청 본청사 위치'만 운운하는 것은 누가 봐도 뒤통수치는 것"이라며 "통합을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선 먼저 다양한 공동사업을 제안해야지 '통합'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사업도 같이 할 수 없다는 건달들이나 할 법한 협박은 통합이 아니라 싸우자는 제안"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들은 "주민들이 마음으로 합의하는 통합이어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도시 간 분란만 일으키고 주민들에게 상처만 주는 말뿐인 통합제안은 행정력만 낭비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8일 진주시장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박창민 사천시 행정과장은 "박동식 사천시장이 공식 반대 입장을 천명한 만큼 추가적인 입장자료는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방적인 행정통합 주장을 재탕하며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보다 양 지자체간 협력 방안을 이야기하는 것이 건설적이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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