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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후보 프랑스 탈락시킨 스페인 '16세 유망주'

[유로 2024 4강전] 스페인 2-1 프랑스

등록|2024.07.10 09:25 수정|2024.07.10 09:25

▲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 라민 야말이 10일 새벽(한국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린 UEFA 유로 2024 4강전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무적함대' 스페인이 강력한 우승 후보 프랑스를 물리치고, 12년 만에 유로 결승전에 올랐다.

스페인은 10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UEFA 유로 2024 4강전에서 프랑스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유로 역대 최다인 통산 4회 우승에 도전하는 스페인은 네덜란드-잉글랜드 승자와 오는 15일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스페인, 선제 실점 후 야말-올모 연속골로 역전승

이날 스페인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원톱은 알바로 모라타, 2선은 니코 윌리암스-다니 올모-라민 야말이 포진하고, 중원은 파비안 루이스-로드리가 책임졌다. 수비는 마크 쿠쿠렐라-에므리크 라포르트-나초 페르난데스-헤수스 나바스, 골문은 우나이 시몬이 지켰다.

프랑스는 4-3-3이었다. 킬리안 음바페-랑달 콜로 무아니-우스망 뎀벨레가 전방에 배치됐고, 중원은 아드리앙 라비오-오렐리앙 추아메니-은골로 캉테가 자리했다. 수비는 테오 에르난데스-윌리엄 살리바-다요트 우파메카노-쥘 쿤데, 골키퍼 장갑은 마이크 메냥이 꼈다.

초반 분위기는 스페인이 주도했다. 전반 4분 오른쪽에서 야말이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반대편 쇄도하던 파비안 루이스의 헤더가 아쉽게 골문 위로 떠올랐다.

프랑스는 출발이 좋았다. 고대하던 대회 첫 필드골이 전반 9분에 나왔다. 뎀벨레가 왼쪽으로 오픈 패스를 전개하면서 활로를 열었다. 음바페가 오른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콜로 무아니가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프랑스는 선제 득점 이후 수비 위주의 경기를 운영했고, 스페인이 점유율을 높여 가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21분 야말이 박스 밖 중앙 공간에서 상체 페인팅으로 라비오를 따돌린 뒤 왼발로 감아찬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켰다.

스페인은 이 기세를 몰아 전세를 뒤집었다. 전반 25분 살리바가 헤더로 걷어낸 공이 올모에게 전달됐다. 올모는 화려한 개인기로 추아메니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후 프랑스가 좀더 공격적으로 올라왔으나 별다른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 스페인은 빠른 공수 전환과 압박으로 응수했다. 전반전은 2-1 리드한 채 마감했다.

전반에 비해 후반전은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추아메니의 헤더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11분 박스 왼쪽에서 안으로 접으면서 시도한 음바페의 슈팅도 마찬가지였다.

교체 카드는 오히려 스페인이 썼다. 후반 13분 부상당한 나바스 대신 다니 비비안이 들어갔다. 나초가 오른쪽 풀백으로 이동하고 비비안은 센터백에 자리했다.

후반 17분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도 교체를 단행했다. 라비오, 캉테, 콜로 무아니 대신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앙투안 그리즈만, 브래들리 바르콜라로 바꿨다. 음바페가 원톱으로 올라가고, 2선은 바르콜라-그리즈만-뎀벨레로 재편했다.

스페인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공수 밸런스를 잡는 데 주력했다. 상황에 따라 라인을 끌어올린 프랑스에 맞서 효율적인 카운터 어택으로 기회를 엿봤다.

후반 30분 카마빙가가 태클로 살려내며 공간이 열렸고, 테오 에르난데스의 슈팅은 높게 떠올랐다. 두 팀의 벤치는 분주했다. 후반 31분 모라타, 올모 대신 미켈 오야르사발, 미켈 메리노가 들어갔다. 후반 34분 뎀벨레를 빼고, 올리비에 지루를 넣었다.

후반 36분 후방에서 차근차근 빌드업을 통해 상대 진영으로 전진한 뒤 마지막 야말의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후반 40분 왼쪽에서 박스 안으로 들어오며 시도한 음바페는 슈팅 정확도가 떨어졌다.

스페인은 후반 추가시간인 49분 야말, 윌리암스 대신 페란 토렌스, 수비멘디를 넣으며 지키기에 돌입했다.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1골 리드를 지킨 스페인이 승리를 따냈다.

스페인, 6전 전승으로 12년 만에 결승 진출

스페인은 이 경기를 앞두고 이번 유로 2024에서 5전 전승, 11득점 2실점의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선보이며 4강에 안착했다. 선수 개개인에 의존하기보단 여러 명이 고르게 득점 레이스에 참여했으며,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의 유연한 전술 운용이 빛났다.

야말, 윌리엄스와 같은 어린 유망주 윙어들의 활약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무엇보다 최대 고비였던 개최국 독일과의 8강전에서 승리하면서 우승 자신감을 얻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스페인은 앞선 경기에서 페드리의 부상, 다니 카르바할의 퇴장, 로벵 르 노르망의 경고 누적으로 주전급 3명이 빠진 채 프랑스를 상대해야 했다.

프랑스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매 경기 부진한 퍼포먼스로 일관했다. 지난 5경기에서 겨우 3골에 그쳤다. 이 중 2개의 자책골과 1개의 페널티킥 득점이 전부였다. 필드골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5경기를 치르면서 87개의 슈팅 시도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린 것이다.

데샹 감독 전술의 키 플레이어였던 그리즈만의 부진이 치명적이다. 2선에서 감각적인 패스와 포지셔닝으로 공격 연결고리를 원활하게 수행하던 그리즈만이 평소만큼 활약하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팀 공격력이 급감한 결과다. 이에 데샹 감독은 이날 스페인전 때 그리즈만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프랑스는 4강전에서야 첫 번째 필드골을 이른 시간에 터뜨리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스페인은 전반 21분과 25분 2골을 만들어냈다. 야말은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올모는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프랑스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앞선 5경기에서 1실점에 그쳤던 프랑스의 방패를 완전히 뚫어낸 것이다.

스페인은 모든면에서 프랑스에 앞섰다. 정밀한 패스와 공 간수로 프랑스의 압박을 영리하게 풀어냈고, 주전 3명의 결장에도 안정된 팀 워크로 경기를 통제했다. 프랑스는 후반 들어 그리즈만, 바르콜라, 지루를 넣으며 총력전에 나섰지만 대회 내내 보여준 무기력하고 답답한 공격 전술에 그치며 스페인 수비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날 프랑스전에서 득점을 책임진 야말과 올모는 각각 3,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행진을 내달리며 스페인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야말은 만 16세의 나이로 유로 역대 최연소 득점자 반열에 등극했다. 3개의 도움만을 기록했던 야말은 대회 1호골을 중요한 경기에서 성공시키며 스페인의 미래임을 증명했다.

올모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대회 초반만 해도 올모는 벤치 자원으로 시작했다. 교체로 들어올때마다 중요한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맹활약했다. 페드리의 부상으로 이날 선발 출장 기회를 얻은 올모는 역전 결승골을 터뜨려 데 라 푸엔테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유로 2024 4강전]
(푸스발 아레나 뮌헨, 독일 뮌헨 - 2024년 7월 10일)
스페인 2 - 야말 21' 올모 25'
프랑스 1 - 콜로 무아니(도움:음바페)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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