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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축구판... 광주 이정효 감독 승리가 빛나는 이유

[K리그 1] 10일 울산전 승리로 감독 데뷔 50승 달성

등록|2024.07.11 16:13 수정|2024.07.11 16:13

▲ 지난 10일, 울산 HD를 꺾고 K리그 통산 50승을 달성한 광주FC 이정효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오늘은 경기에만, 축구에만 전술적으로 집중해서 준비한 대로 밀고 나가고 싶습니다."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는 이슈는 광주FC 이정효 감독을 흔들지 않았다. 오히려 후끈한 관심 속 자신만의 축구와 전술을 완벽하게 입히는 데 주력했고, 결국 감독 데뷔 100경기 만에 50승을 채우며 웃었다.

울산 HD와 광주FC는 지난 10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22라운드에서 격돌했다. 국가대표팀 새 감독을 둘러싸고 시끌벅적했던 가운데 이날 경기의 승자는 광주가 됐다.

광주는 후반 21분 이희균의 선제 결승 골에 힘입어 울산을 1-0으로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울산은 홍 감독의 사실상 고별전이 될 것 같았던 광주와의 맞대결에서 패배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승리를 기록했으면 선두 탈환을 할 수 있었던 울산이었으나 오히려 2위에서 3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이에 더해 홈 경기장 분위기도 최악이었다. 시즌 중반 국가대표팀으로 이동하는 홍 감독을 향한 비판 걸개와 야유가 나왔기 때문. 홍 감독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들렸던 환호 소리가 "홍명보 나가"로 바뀌는 상황을 맞이했다.

평정심으로 울산 격파한 이정효

경기 시작 전부터 온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은 울산과 홍 감독으로 향했다. 멀리 원정을 온 광주는 자칫 잘못하면 '들러리'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광주 이정효 감독은 "광주FC가 오늘은 들러리가 안 됐으면 좋겠다"라며 "오늘이 K리그 딱 100경기째다. 100경기를 했는데 49승이다. 오늘 잘하면 50승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의 자신감은 경기장에서 드러났다. 경기 시작부터 내·외부적으로 흔들렸던 울산을 거세게 압박했고 주도적으로 풀어나가며 골을 노렸다. 전반 9분 두현석의 슈팅으로 경기 포문을 열었던 광주는 전반 16분에는 김경민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 쇼까지 펼쳐지며 공수 양면으로 웃었다.
     
울산 주민규에 결정적인 실점 위기가 있었긴 했으나 광주는 당황하지 않고 경기를 풀어갔다. 이후 전반에만 무려 9개의 슈팅과 7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울산을 압박했던 광주였다. 점유율에서도 53%를 기록, K리그 안에서도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는 울산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광주의 이런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경기 운영은 골로 이어지며 웃었다. 후반에도 공세를 이어간 광주는 후반 21분 최경록의 패스를 받은 이희균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기록,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지키고 있는 울산 골문을 뚫어내며 선제 결승 골을 만들어 냈다. 선제골을 얻어맞은 울산은 급히 켈빈-정우영-아타루를 투입, 대응에 나섰으나 광주의 짜임새 있는 전술을 뚫어내지 못했고 결국 0-1로 패배를 기록했다.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광주는 승리의 세리머니와 함께 '남행열차'를 부르며 승리의 달콤함을 맛봤다. 광주는 울산전 4연승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고 그 뒤에는 흔들리지 않았던 이정효 감독이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이 감독은 "많은 사람이 왔을 때, 저희 선수들이 광주FC를 알리고 이름 석 자를 알릴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기분이 좋다"라며 "특히 우리(광주) 선수들을 보면 뛰어난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많은 팬과 기자한테 선보인 것 같다. 또한 우리 선수들이 빛나고 있는 것 같아서 그 점이 매우 기쁘고 감격스럽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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