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단독] 화재참사 아리셀, 합의안에 "강제퇴거 대상" 적시

합의금 산정방식 설명 중 출입국관리법 언급... 유족들 "데려다 일 시켜놓고 협박이냐"

등록|2024.07.12 16:02 수정|2024.07.12 16:02

▲ 23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화재참사를 일으킨 ㈜아리셀(대표 박순관)이 희생자 유가족에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퇴거 대상'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아리셀이 유가족에 전송한 문서 (편집=서지혜 기자) ⓒ 충북인뉴스

 

▲ 지난 달 24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주) 아리셀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 충북인뉴스


23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참사를 일으킨 ㈜아리셀(대표 박순관)이 희생자 유가족에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퇴거 대상"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가족에 따르면 7월 둘째주 초 아리셀은 사망한 유가족에게 개별적으로 '화재사고 보상관련 사측 합의 제시안'이라는 문서를 휴대전화로 전송했다.

아리셀은 해당 문서에서 합의금 산정방식을 설명하면서 출입국관리법 조항을 언급했다.

먼저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재외동포(F-4비자, 일명 동포비자)는 '단순노무행위'를 할 수 없다"며 "단순노무행위를 할 경우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퇴거대상'에 해당한다"고 적시해놨다. 이어 "제품 포장이나 수동으로 상표나 라벨을 부착하는 업무를 수행한 경우 단순노무행위를 한 자로 법에 따라 체류기간 연장이 불가능한 자에 해당한다"고 썼다.

문서에 "단순노무행위 경우, 강제퇴거 대상 해당" 적시
분노한 유족들 "이젠 '너네는 강제출국 대상'이라고 협박인가"


현재까지 아리셀에서 일했던 이주노동자와 중국 교포들은 제품 포장과 용접 업무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아리셀은 유가족에게 동포비자(F-4)로 입국해 아리셀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는 출입국관리법에서 규정한 단순노무행위(포장)를 했고, 이에 따라 강제퇴거(출국) 대상이라고 통보한 셈이다.

해당 문서를 받은 일부 유가족은 분노를 표했다. 이번 사고로 남편을 잃은 A씨는 "아리셀은 자신들이 (남편을) 데려다 일을 시켰으면서, 결국 목숨까지 빼앗은 나쁜 사람들"이라며 "이제는 '너네는 강제출국 대상'이라고 협박까지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업무를 지시한 것도, 불법을 한 것도 모두 아리셀이다. 그들이 우리 남편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면서 크게 분노했다.

한편, <충북인뉴스>는 아리셀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이 회사 관계자에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