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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끊긴 삼성, 그래도 웃을 수 있는 이유

1차 지명 투수들 회복에서 승리 희망 보인다

등록|2024.07.14 11:22 수정|2024.07.14 11:22
 

▲ 황동재가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후반기 연승 행진이 4경기째 만에 끝이 났다. 그럼에도 삼성에게는 '실'만큼 '득'이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맞대결에서 4-8로 패했다.

선발 원태인이 0.2이닝 동안 4실점 부진에 헤드샷 퇴장까지 당하며 한 때 5점 차까지 리드가 벌어졌으나 제구가 흔들린 상대 선발 시라카와를 상대로 점수를 뽑아내며 한 점차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타선이 두산 불펜진에 꽁꽁 얼어버리며 끝내 역전까지는 이뤄내지 못했다.

분명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삼성은 7회를 제외한 모든 이닝에 출루를 하며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번번이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믿었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의 부진도 뼈아프다. 무엇보다 74일, 6경기째 이어져온 두산 상대 연승이라는 기분 좋은 기록이 마감됐다.

하지만 패배 속에서도 빛났던 선수들이 있다. 롱릴리프 역할을 잘 수행한 최채흥과 황동재의 활약이다.
 

▲ 최채흥이 홈을 향해 투구 동작을 이어나가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최채흥은 원태인이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내려온 상황에서 등판했음에도 2.1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2020시즌 11승 6패 3.58의 ERA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최채흥은 당시 국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이 때문에 많은 팬들이 군 복무를 마치기만을 기다렸지만 지난해 6월 제대 후 2023시즌 1승 7패 ERA 6.68로 기대에 한참 밑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부진을 겪자 삼성은 지난 4월 컨디셔닝 코치와 구단 직원까지 붙여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푸시 퍼포먼스 베이스볼 센터에 개인 훈련을 보냈다. 이같은 구단의 노력에도 좀처럼 몸이 올라오지 않았고 지난 2일 KIA전에서야 시즌 첫 1군 등판을 가졌다. 첫 등판마저도 0.2이닝만에 1점을 내주며 순탄치 않은 모습이었다.

이번 경기는 달랐다. 2회 양의지의 땅볼 아웃을 이끌어낸 공이 이날 최고 구속이었던 141km/h를 찍으며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직구와 슬라이더에 의존했던 지난 경기와 달리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내며 시즌 첫 탈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황동재도 2이닝 동안 3개의 탈삼진을 속아내며 단 1실점으로 자칫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던 승부의 끈을 팽팽하게 유지시켰다.

시즌 전 5선발 후보에도 올랐던 황동재는 퓨처스리그에서도 7경기 1승 1패 ERA 5.30으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1군과는 멀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 30일 KT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깜짝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보여줬고 10일 NC전에서도 흔들리던 레예스의 뒤를 이어 2.2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무실점 피칭을 보여줬다.

3일이라는 짧은 등판 간격 탓에 3번째 이닝 들어 구속이 떨어져 안타를 연속으로 허용하는 등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롱릴리프 투수라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피칭이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야 할 선수들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시즌만큼은 롱릴리프나 불펜 투수로서 역할이 필요하다. 삼성의 불펜진은 ERA가 4.77로 리그 2위인데 반해 구원 패는 공동 2위, BL+(블론 홀드+블론 세이브) 공동 1위로 부하가 걸려있다. 두 선수의 합류가 기존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공교롭게도 두 명 모두 신인 1차 드래프트 지명자 출신이다. 최채흥은 2018년도, 황동재는 2020년도에 팀 내 신인 선수 중에서 가장 먼저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만큼 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남은 시즌 새로운 보직에서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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