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틀 갇힌 혁신당, 민주당 겨냥 "선거 때 약속은?"
'연합전선' 부각하며 목소리 키우기... "언제 그랬냐는 태도, 공당 자세 아냐"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당은) 공언한대로 야권 파이를 키웠다"면서 "그런데 막상 국민에게 약속한 검찰 독재 정권 조기 종식, 완전한 검찰개혁을 위해 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비교섭단체라는 족쇄가 일하고 싶은 혁신당 의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볼멘소리다.
황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설명하기 위해 두 가지 패널을 준비했다. 프랑스, 캐나다, 일본, 미국, 영국 등 한국 대비 교섭단체 요건이 느슨하거나 아예 없는 주요 선진국 사례를 정리한 표와, 지난 16대부터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위해 발의된 법안들을 열거한 내용들이다.
황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기준인 20석의 유일한 근거는 박정희 유신"이라면서 "유신 정권은 비상국무회의에서 교섭단체 기준을 10석에서 20석으로 높였는데, 의회정치를 고사시킨 유신의 그림자는 22대 국회까지 길게 드리워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6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계산해보니 (교섭단체 요건 완화 법안) 16건이 발의 돼왔으나 거대 양당 이기심 때문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정권을 조기종식하려면 국회를 덮고 있는 유신의 이불부터 치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민주당은 이미 선거 때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약속한 바 있다"면서 "선거 후 언제 그랬냐는 듯한 태도는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총선 때 김민석 당시 선거대책위 상황실장은 지난 3월 27일 "싸우지 않는 상생 국회 측면에서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인하하겠다"며 "양당 극한 대립의 완화가 커질 거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 유성호
총선 이후 지지율 하락 위기를 겪고 있는 혁신당의 입장에선, 교섭단체 지위 확보가 급선무인 상황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과의 '진보' 선명성 경쟁도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재검토' 입장에 조국 혁신당 당대표 후보는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지방교부세는 종부세에서 뽑아 쓰는 것"이라면서 "종부세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면, 지역은 완전히 망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보협 대변인은 다만 "혁신당은 조세정책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당론을 만들기 위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조세 정책과 관련한 혁신당의 당론은 도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종부세 완화 주장을 둘러싼 논란에 "입장은 다양할 수 있다"면서 "국민들의 뜻을 존중해 합리적 결론을 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