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떠나고 '멘붕' 온 울산 구했다... 이 선수의 헌신
[K리그 1] 완벽한 포지션 변신, 울산 고민 덜어준 '베테랑' 윤일록
▲ 울산 HD 윤일록 ⓒ 한국프로축구연맹
"관중도 그렇고 팬 호응도나 이런 부분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분위기였기 때문에 잊지 못할 것 같다."
감독 대행으로 울산 HD를 지휘하고 있는 이경수 대행이 지난 13일 FC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따낸 후 만족감을 표했다. 3경기 무승 행진을 끊어낸 울산의 기쁨 뒤에는 '베테랑' 윤일록의 헌신이 있었다.
깜짝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천과 '숙적' 포항스틸러스 그리고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수원FC, 상위권 도전에 나선 강원FC의 경쟁 속에 사령탑이 떠나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으로의 이동을 우려하는 팬들에 걱정하지 말라 했던 홍 감독이었으나 지난 7일 급작스럽게 국가대표팀으로의 이동을 발표했다. 결국 울산은 10일 광주전을 끝으로 이별을 택했다.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던 상환 속 사령탑은 떠나갔고 울산은 동력을 잃었다. 최근 펼쳐졌던 20라운드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에서의 패배를 시작으로 수원FC(무)-광주(패)로 이어지는 일전에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
이에 더해 팀을 지휘하던 홍 감독은 떠나갔고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3경기 연속 무승을 이어가던 울산의 다음 상대는 최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김기동 감독의 FC서울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시작 전 "언젠가 울산 징크스도 극복하길 바란다. 바로 오늘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각오를 드러냈다.
실제로 울산은 서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점유율은 55%로 우위를 점했으나 공격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울은 8개의 슈팅과 3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지만, 울산은 총 5개의 슈팅에 그쳤다. 울산은 밀리는 상황 속에서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 쇼로 경기 직전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결국 승점 3점의 시원함을 맛봤다.
경기 종료 직전 윤일록의 전진 패스를 이어받은 주민규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문을 가른 것. 결국 울산은 서울을 상대로 1-0으로 승리를 기록했고 3경기 무승의 늪에서 탈출했다.
팀 고민거리 해결해준 윤일록
이날 골을 기록한 주민규의 활약도 눈부셨으나 최근 포지션 변경과 함께 베테랑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윤일록의 헌신도 눈부셨다.
2021시즌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몽펠리에(프랑스)를 떠나 울산에 입단한 윤일록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입단 첫 해 12경기에 나와 2도움에 그친 윤일록은 이듬해 14경기에 나와 1골 1도움으로 분전했으나 아쉬움이 컸다. 직전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강원 임대 생활을 전전했던 그는 울산 복귀 후에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시즌 초반 계속해서 명단 제외가 됐던 윤일록은 리그 5라운드 대전과의 일전에서 선발 출격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이후 존재감이 다시 사라졌던 윤일록은 리그 9라운드 제주와의 일전에서 우측 수비수로 출격하며 반전을 만들어냈다. 그는 우려와는 달리,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5월 들어서는 국가대표 수비수 설영우가 어깨 부상과 이후 유럽 이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우측 수비수로 완벽하게 자리 잡은 윤일록은 김천-대전-전북을 상대로 환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계속된 경기 출전으로 감각까지 올라온 그는 서울과의 경기에서는 시즌 2호 도움을 기록, 울산의 고민거리로 전락했던 측면 수비 문제를 완벽하게 덜어줬다.
우측 수비로 완벽하게 재탄생한 윤일록은 "훈련 중 틈틈이 풀백으로의 변신을 준비했다. 처음엔 수비 라인을 유지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선수 시절 내내 공격수로만 뛰었다. 헷갈리는 게 많았다. 하지만 울산이 어떤 팀인가.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동료들이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새 포지션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겸손함을 나타냈다.
최근 흔들리고 있는 울산이지만, 베테랑의 헌신이 이를 다잡아주고 있다. 팀의 고민거리를 완벽한 활약을 통해 메운 윤일록의 활약을 관심 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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