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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교통위반 과태료 역대 최대, 검증해보니

[팩트체크] 2022년 징수 결정액 2조 원 첫 돌파... 경찰청 "스쿨존 무인단속장비, 블랙박스 신고 증가 영향"

등록|2024.07.18 13:57 수정|2024.07.18 13:57

▲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표지. ⓒ 김보성


윤석열 정부 첫 해인 2022년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부과 금액이 급증하면서 과태료 징수 결정액이 처음 2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일부 누리꾼은 윤석열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메우려고 교통 단속을 강화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교통위반 과태료 급증... 박근혜 정부 이후 최대 증가율

나라살림연구소(소장 정창수)가 17일 2012년부터 2023년까지 12년간 경찰청 소관 도로교통 관련 과태료 징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윤석열 정부 임기 첫해인 2022년 과태료 징수 결정액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2조 1221억 원으로, 처음 2조 원을 돌파했다. 과태료 수납액도 전년 대비 32.6% 증가한 1조 1413억 원으로, 처음 1조 원을 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과태료 징수 결정액'은 그해 신규 부과한 과태료와 전년도 미수납 과태료를 합산한 것이다. 2023년 징수 결정액도 전년 대비 3.3% 증가한 2조 1931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였고, 수납액은 1조 1255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올해 과태료 예산액도 1조 1341억 원으로, 지난해(9696억 원)보다 17% 정도 증가했다.

 

▲ 나라살림연구소에서 17일 경찰청 예산서를 토대로 분석한 2012년~2023년 과태료 징수 현황 ⓒ 나라살림연구소


야당 "과태료 수입으로 세수 펑크 벌충 의심"

야당에서는 윤석열 정부 들어 각종 감세 정책과 법인세 수입 감소 등 영향으로 줄어든 세수를 메우려고 교통단속을 강화해 교통위반 과태료 등을 늘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구성동구을)도 지난해 10월 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찰청 제출 자료를 토대로 2021년 한 해 동안 부과된 교통 위반 과태료는 1764만 건에 9206억 원이었는데, 2022년에는 2266만 건에 1조 2152억 원으로 부과 건수는 약 28%, 금액은 약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박 의원은 "(교통 위반) 과태료 부과 건수와 금액이 대폭 증가한 이유는 2022년부터 경찰의 단속이 대폭 강화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면서 "50조 원이 넘는 세수 펑크를 각종 과태료 수입으로 벌충하려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김미영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날 분석 자료에서 "윤석열 정부 취임 첫해인 2022년 도로교통 과태료가 전년 대비 역대 최고 증가율을 보이며 2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해 7월 과태료 항목이 13개 늘어난 도로교통법 시행으로 인한 과태료 증가 가능성, 무인장비 단속의 증가 등 다양한 측면의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청 "스쿨존 무인단속 카메라, 블랙박스 신고 증가 영향"

경찰청 교통안전과 과태료 담당자도 18일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과태료가 증가한 원인은 2020년 '민식이법' 시행으로 어린이보호구역 내 무인단속 카메라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일반인이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이용해 교통 위반을 신고하는 공익신고 건수가 2020년 212만 9천 건에서 2023년 말 기준 366만 건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2020년 3월 이른바 '민식이법' 시행 이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등 무인단속장비가 크게 늘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양만안구)이 지난해 10월 3일 국회 국정감사 당시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 내 무인단속장비는 지난 2021년 전국 4525대에서 2022년 8423대로 1.9배 증가했고, 2023년 8월 9638대로 2021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과태료 부과 항목 증가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자 보호 의무가 강화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2022년 7월 12일부터 시행되면서, 과태료가 부과되는 교통법규 위반 항목에 진로변경 위반, 유턴 금지 등 13건이 추가돼 모두 26건으로 늘었다.

실제 박성준 의원 자료에 따르면 속도위반,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고속도로 갓길 및 전용차로 통행 위반 등 주요 위반 항목을 제외한 '기타' 항목 건수가 2021년 56만4458건에서 2022년 102만6857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과태료 부과 금액도 243억 2900만 원에서 434억 9200만 원으로 80% 가까이 늘었다. 이들 '기타' 항목이 전체 교통위반 과태료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2021년 2.6%에서 2023년 상반기 5.7%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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