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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기 연속 부진' 실망스러운 시라카와-발라조빅

[KBO리그] 후반기 4경기 등판해 13.1이닝16실점 기록한 두산 새 외인 원투펀치

등록|2024.07.23 10:38 수정|2024.07.23 10:38
지난 4일 전반기 일정이 끝났을 때 두산 베어스는 선두 KIA 타이거즈에게 4경기, 2위 LG 트윈스에게 반 경기 뒤진 3위를 달리고 있었다. 후반기 성적에 따라 2위 등극은 물론이고 1위 경쟁도 충분히 가능한 격차였다. 실제로 2연승으로 전반기를 마친 두산의 이승엽 감독과 선수들은 후반기 선두 경쟁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고 실제로도 두산은 후반기 1위경쟁에 뛰어들기에 부족하지 않은 전력으로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 개막 후 2주의 시간이 흐른 22일까지 두산은 선두 KIA에 9.5경기, 2위 LG에는 3경기 뒤진 4위에 머물러 있다. KIA가 현재진행형인 6연승을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 후반기를 4연패로 시작한 LG가 최근 5연승을 달리며 반등에 성공한 반면에 두산은 후반기 10경기에서 3승7패에 머물러 있다. 현재 두산은 5위 NC 다이노스에게 1경기, 6위 SSG랜더스에게 1.5경기, 7위 kt 위즈에게도 2.5경기 차로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두산이 후반기 준비를 소홀히 했던 것도 아니다. 두산은 지난 5일 라울 알칸타라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빅리그 출신의 강속구 투수 조던 발라조빅을 영입했고 10일엔 브랜든 와델의 일시대체 외국인 선수로 시라카와 케이쇼와 계약하며 선발진을 보강했다. 문제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후반기에 나란히 두 차례씩 등판했던 시라카와와 발라조빅의 성적이 두산팬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상치 못한 알칸타라와 브랜든의 이탈

두산은 전통적으로 외국인 투수의 덕을 많이 본 팀이다. 김경문 감독(한화 이글스) 시절에는 게리 레스와 다니엘 리오스, 맷 랜들, 켈빈 히메네스 같은 외국인 에이스가 있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던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시절에도 더스틴 니퍼트와 조쉬 린드블럼, 아리엘 미란다(피라타스 데 캄체체) 같은 외국인 에이스를 거느렸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외국인 투수만 무려 4명이나 될 정도.

외국인 투수의 뛰어난 활약은 이승엽 감독이 부임한 작년 시즌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두산은 2년의 일본생활을 마치고 컴백한 알칸타라가 31경기에서 192이닝을 소화하며 13승9패 평균자책점2.67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고 시즌 중반에 합류한 브랜든도 11승3패2.49로 맹활약했다. 두산은 작년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이 없었다면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따내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일찌감치 외국인 원투펀치와의 재계약 방침을 정한 두산은 작년 12월 알칸타라와 총액 150만 달러, 브랜든과 총액 113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두산은 두 외국인 투수에게만 263만 달러의 거액을 투자했지만 알칸타라와 브랜든이 올해도 작년과 같은 성적을 올려준다면 두산에게는 결코 아깝지 않은 투자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알칸타라와 브랜든은 현재 팀을 떠났거나 재활을 이어가며 두산의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5경기에서 1승1패2.30을 기록한 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알칸타라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미국 현지의 주치의를 만나기 위해 미국까지 다녀왔지만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알칸타라는 5월말 한 달 만에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복귀 후 7경기에서 1승1패 7.09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지난 3일 롯데전 2이닝6실점을 끝으로 3년 반 동안 활약했던 한국무대를 떠났다.

올 시즌 14경기에서 10번의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7승4패3.12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브랜든은 부상이 문제였다. 지난 4월 중순 허리 부상으로 한 차례 부상자 명단에 다녀왔던 브랜든은 복귀 후 좋은 투구내용을 보이다가 6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어깨통증으로 자진강판됐다. 검진결과 어깨 견갑하근 부분손상진단을 받은 브랜든은 최소 3주, 길면 한 달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두산 합류 후 4경기 연속 부진 

두산은 브랜든의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 56승을 기록한 베테랑 좌완 에릭 요키시와 SSG에서 활약했던 시라카와 중에 고민하다 우완 시라카와를 선택했다. 2001년생의 젊은 투수 시라카와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묵직한 빠른 공을 던질 정도로 구위가 좋은 투수다. 여기에 두산은 지난 6월 27일까지 KBO리그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시라카와가 1년의 공백이 있는 요키시보다 실전감각도 더욱 뛰어날 거라고 판단했다.

1선발 알칸타라의 자리를 메울 새 외국인 투수로는 빅리그 18경기에 등판해 1승2홀드4.44의 성적을 남긴 강속구투수 발라조빅을 총액 25만 달러에 영입했다. 발라조빅은 2022년까지 선발로 활약했지만 작년부터 주로 불펜투수로 활약했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꼽혔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다년 간의 선발경험이 있는 만큼 서서히 투구 수를 늘려가면 충분히 선발투수로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시라카와는 지난 13일 삼성전을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지만 3.2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4실점2자책으로 아쉬운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시라카와는 19일 LG와의 경기에서도 만원관중의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3이닝5실점에 그치면서 2경기 연속 조기 강 판당했다. 무엇보다 2경기에서 6.2이닝 동안 10개의 사사구를 허용했을 정도로 제구에 기복이 있다는 점이 두산에서 드러난 시라카와의 최대약점이다.

알칸타라를 능가하는 활약을 기대하고 영입한 발라조빅의 투구도 아쉽긴 마찬가지. 발라조빅은 지난 14일 삼성과의 KBO리그 데뷔전에서 시속 156km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4회부터 체력이 떨어지면서 구속이 낮아지고 제구가 흔들렸고 결국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발라조빅은 20일 LG전에서도 2이닝6실점으로 뭇매를 맞으며 실망스러운 투구를 보여줬다. 우천으로 노게임이 된 것이 두산과 발라조빅에게는 천만다행이었다.

후반기 들어 한 경기, 한 경기가 매우 중요한 두산으로서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안정된 투구로 선발진을 이끄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두산은 후반기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와 발라조빅이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선발투수가 5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가뜩이나 셋업맨 최지강의 부상 등으로 불펜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두산에게 외국인 투수의 동반 부진은 후반기 순위경쟁에 커다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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