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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로 떠나는 이승우의 특별한 '이별 방식'

[K리그 1] 전북 입단 이승우, 개인 SNS에 장문의 손 편지 남겨

등록|2024.07.24 09:45 수정|2024.07.24 09:45

▲ 지난 21일, 인천 원정 종료 직후 수원FC 팬들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고하는 이승우 ⓒ 한국프로축구연맹


"어떠한 의심하지 않고 저를 믿고 신뢰해 준 수원FC 구단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수원FC를 떠나 전북 현대로 향하는 이승우가 지난 23일,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24시즌 K리그 1이 막마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에서 열린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강등권으로 추락한 전북 현대는 24라운드 종료 기준 5승 8무 11패 승점 23점으로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폭풍 영입' 전북, 이승우 영입으로 화룡점정

결국 전북은 결국 여름 이적 시장에서 칼을 빼 들었다. 이적 시장 개장 직후, 곧바로 강원에서 베테랑 미드필더 한국영 영입에 성공했다. 약점인 중원과 공격 자원 보완을 위해 수원 삼성에서 전진우와 유제호를 품으며 전력 보강에 나섰다.

하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18라운드 대구 원정에서 3-0 패배를 시작으로 20라운드 홈에서는 7년 만에 FC서울에 1-5로 대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후 펼쳐진 대전 원정에서도 0-2로 앞서가며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후반 연이은 실점으로 2-2 무승부를 기록,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김 감독 부임 후 7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전북은 22라운드 제주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기록하며 웃었지만, 김천 원정에서 0-4로 무너졌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시점, 전북은 K리그 경력직 안양 출신 브라질 공격수 안드리고를 임대 영입했다.

지난 21일 홈에서 '숙적' 울산 HD를 상대로 2-0으로 승리를 챙긴 전북은 신입생 안드리고가 1골 1도움을 기록, 영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에 더해 한국영, 유제호, 전진우가 각자 제 몫을 톡톡히 해냈고 전북은 달콤한 승점 3점의 맛을 봤다.

최전방에서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티아고가 건재하지만, 새로운 공격 옵션이 필요했다. 전북은 큰 결단을 내렸다. 팀의 미래 자원인 강상윤과 골키퍼 정민기를 수원FC에 내주고 현시점 K리그 최고 공격수인 이승우 영입을 결정한 것이었다.

전북 입단 이승우, 그가 보여준 특별한 '이별 방식'
 

▲ 전북 현대로 향하는 이승우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승우는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발끝 감각을 자랑하는 자원이다. 지난 2022시즌 유럽 생활을 청산하고 수원에 입단한 이승우는 해당 시즌 35경기에서 14골 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이듬해도 10골 3도움을 터뜨린 그는 이번 시즌, 18경기에 나와 10골 2도움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수원은 이승우의 활약에 힘입어 김은중 감독과 함께 승점 41점으로 리그 5위에 안착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확실한 실력을 뽐냈던 이승우를 영입하기 위해 유럽 및 K리그 타 구단들은 영입을 시도했지만,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이승우를 매각하는 일은 절대 없다"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문제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대상자)가 됐기 때문. 결국 수원은 이승우를 전북으로 보내는 상황을 맞이했다. 시즌 중반 핵심 공격수가 떠나가는 상황 속에 팬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기에 이승우는 팬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1일, 인천 원정 경기 종료 직후 팬들 앞에 선 이승우는 "시즌 도중 이적하게 됐다. 팬분들이 기사로 (이적 소식을) 접하기 전에 제가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라며 "항상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수원FC '리얼크루' 역시 박수를 보내며 존중을 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승우는 개인 SNS에 손 편지를 올려 또 한번 팬들을 감동시켰다. "이렇게 처음으로 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담을 수 있을까, 하고 편지를 써보려고 합니다"라고 쓴 그는 "우선 수원FC 온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항상 박수치며 제 이름을 불러주시던 팬분들 덕분에 그 어떤 선수보다 행복했습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우는 "수원특례시에서 이제는 잠시 우리가 떨어지지만 언젠가는 어떠한 직책으로든 돌아와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선수로서, 사람으로서도 더 성장해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기약하며 웃으며 떠나겠습니다"라고 재회를 약속했다.

한편 이승우는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 강등권 탈출에 도전하게 된다. 그는 지난 인천전 종료 직후 "작년에도 강등권 싸움을 해 봐서 (다른 전북 선수보다) 내가 경험이 좀 더 있지 않을까"라며 "우승만 하는 선수들이 지금 강등권 싸움을 하는데, 내가 작년에 강등권 싸움한 경험을 이야기 해줘야 할 것 같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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