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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학생이 꿈꾼 미래

[2024 충남학교 통일교실⑤] 공주 구산초의 오감체험형 통일교육

등록|2024.07.24 16:41 수정|2024.11.15 10:02
평화와 통일의 시작점은 청소년입니다. 학교와 교실입니다. 충남의 학교와 교실에서는 분단의 선(線)을 넘어 남북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수업과 토론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2024 충남학교 통일교실'(오마이뉴스-충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로 평화통일 교육 현장을 들여다보았습니다. * 이 기사는 충남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편집자말]

▲ 구산초에서 진행한 '평화통일기원 교육주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손을 들고 있다. ⓒ 구산초

충남 공주시 작은 시골 학교가 선보인 평화통일 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평화와 통일에 대한 감정과 느낌을 오감으로 체험하게 하고 우리 생활과 연관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산초(충남 공주시 유구읍)는 지난 6월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진행된 '평화통일기원 교육주간'을 통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었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그날- We Are One(위 아 원)!'이라는 주제의 행사는 감성과 창의성을 자극하는 방식의 통일교육이었다.

이번 행사는 먼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중 '한반도 평화 방향제 만들기' 활동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학생들은 직접 평화의 향기를 선택하고 만들면서, 평화로운 환경이 주는 감정과 느낌을 오감으로 체험했다. 평화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가치라는 것을 깨닫게 하자는 의도였다.

평화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 '평화통일 기원 로고 및 표어 만들기'는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 그 가치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우수작으로 선정된 로고와 표어다. ⓒ 구산초

이 학교의 신희권 교사는 "향기는 감정과 기억을 자극하는 강력한 도구"라며 "학생들이 평화의 향기를 통해 평화의 중요성을 더 깊이 느끼고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평화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가치라는 것을 깨달았다.

'둘이 하나 되어 한반도 지도 완성하기'도 참여도가 높았다. 대형 현수막에 그려진 한반도 지도에 학생들이 함께 손도장을 찍으며 협동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한 학생은 "손도장 찍기 행사에 참여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통일을 기원했다"며 "통일이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시각적인 참여 활동은 학생들에게 평화와 통일에 직접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게 했고, 통일의 중요성을 더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다.

'평화통일 기원 로고 및 표어 만들기'도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 그 가치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작으로 선정된 로고와 표어는 배지와 손거울 제작에 활용해 일상에서도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를 접할 수 있게 했다.

'평화통일 기원 한지 꽃등(LED) 만들기' 활동은 평화의 상징인 꽃등을 직접 만들면서 평화의 중요성을 체득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하자는 목적에서 기획했다.

"북한의 자원과 남한의 기술 합치면..."

▲ '둘이 하나 되어 한반도 지도 완성하기'도 참여도가 높았다. 대형 현수막에 그려진 한반도 지도에 학생들이 함께 손도장을 찍으며 협동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 구산초

통일 후 유망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학생들이 통일을 자신들의 미래와 직결된 현실적인 문제로 인식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건설, 의료, 교육, 문화 및 예술, IT 및 기술 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 중 건축과 관련된 직업이 가장 유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육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한 학생은 "처음에는 북한이 위험한 나라라고 생각해서 통일이 안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번 교육을 통해 통일되면 우리가 함께 더 잘 살 수 있다는 걸 배웠고, 북한의 자원과 남한의 기술이 합쳐지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구산초는 다음 교육주간 때에는 '미래의 주역, 평화의 씨앗을 심다'로 또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 구산초

신 교사는 "학생들이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추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내면화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며 "특히 학생들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평화와 통일이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산초는 다음 교육주간 때에는 '미래의 주역, 평화의 씨앗을 심다'로 또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평화와 통일이 단순한 바람이 아닌, 학생들 각자의 마음속에 뿌리내리는 실현 가능한 꿈이 됐으면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겁니다." (신희권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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