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설계가' 이재준의 자부심, "나이키보다 더 우월한 이것"
[오마이TV 토크쇼 ①] 수원시장이 말하는 '도시 브랜드'... '행리단길', MZ세대 핫플 된 이유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지난 17일 수원 영흥수목원에서 열린 <오마이TV 토크쇼> '세계도시 속 수원, 도시 브랜드를 말하다'에 출연해 '새빛 정책 시리즈', '행리단길' 등이 어떻게 수원시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는지 설명했다. 영흥수목원은 이재준 시장이 수원시 부시장 때 일월수목원과 함께 기획하고 추진했다가 시장에 취임하고 1년 만에 개장한 '도심형 수목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한기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크쇼는 이재준 시장과 함께 박상희 경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한기 기자와 박상희 교수는 최근 출간한 '도시 X 리브랜딩'(오마이북)의 공동 저자이다.[편집자말]
▲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지난 17일 수원 영흥수목원에서 열린 <오마이TV 토크쇼> '세계도시 속 수원, 도시 브랜드를 말하다’에 출연, ‘새빛 정책 시리즈’, '행리단길' 등이 어떻게 수원시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는지 설명하고 있다. ⓒ 수원시
▲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지난 17일 수원 영흥수목원에서 열린 <오마이TV 토크쇼> '세계도시 속 수원, 도시 브랜드를 말하다’에 출연, ‘새빛 정책 시리즈’, '행리단길' 등이 어떻게 수원시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한기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이재준 수원시장, 박상희 경희대 교수. ⓒ 수원시
"수원의 '새빛 정책 시리즈'는 나이키, 구글보다 더 우월합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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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수원시장은 '기업 브랜드'와 '도시 브랜드'의 가장 큰 차이를 공공성에서 찾았다. "기업은 더 많은 자본을 획득하기 위해서, 또 (상품을) 잘 팔기 위해서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도시는 결국 (시민이) 잘 사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또 그렇게 느끼게 하기 위해서 브랜드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준 시장은 '도시 브랜드'에서 '사람'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려고 시설물과 공간을 예쁘게 창조하고 환경을 부드럽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그 안에 들어가는 사람을 위하는 게 가장 궁극적이라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고 말했다.
"'도시 브랜드'도 결국 사람을 위한 건데, 특히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내가 정말 자랑스러운 도시에 살고 있다', '편한 도시에 살고 있다', '살고 싶은 도시에 살고 있다'라는 것을 느끼게끔 정치인, 또 시장으로서 수원의 '도시 브랜드'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시설물을 멋지고 아름답고 화려하게 만들 필요도 있지만, 결국은 도시 안에 공동체가 따뜻하게 살 수 있는,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도시 브랜드'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역설했다.
이 시장은 이어 "'도시 브랜드'는 역사와 자원, 생태, 환경 등에서 출발해야 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가치 의식, 주관, 만족도 등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빠르고, 그렇게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최주혜
▲ 수원시 행리단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촬영지인 '우영우 김밥집' 앞에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 수원시
행리단길에서 촬영한 '우영우', '선업튀' 등... "도시 브랜드, 공동체 회복이 목적"
이재준 시장은 행궁동의 '행리단길'로 대표되는 '주민참여 마을 만들기' 사업을 '공동체 회복'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공동체성을 갖고 비전을 만들기 시작하면 그게 전체 도시로 결합하면서 '도시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개성 넘치는 맛집과 카페가 몰려 있는 행리단길은 화서공원에서 시작해 수원화성 화홍문까지(총 612m) 거리를 이르는 말이다. 행리단길 주변에는 조선 22대 정조대왕이 아버지인 사도세자를 그리워하며 축조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이 있다.
원래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노후화된 주택과 한옥이 많았는데, '마을 만들기'를 통해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독특한 취향의 카페, 음식점, 공방 등이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의 대표 거리이자 수원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이 마을을 조금이라도 바꿔보려고 시설 개선이든, 좋아하는 취미 생활이든, 공동체 재생이든, 축제든 다양한 요소를 열어놓고 '마을 만들기'를 시작했는데, 굉장히 왕성하게 출발했어요. 그 속에 있었던 게 '마을 계획'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마을 계획을 세워서 비전도 찾고, 개선할 것과 더욱 강화할 문화·예술적 요소를 찾으십시오'라고 해서 지금도 그렇게 이어가고 있고, 현재 수원시 전체에 파급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행리단길'은 최근 드라마, 영화 등에서 각광받는 촬영지가 돼 MZ세대들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ENA), '선재 업고 튀어'(tvN) 등이 '행리단길'에서 촬영됐다. SNS를 타고 명소로 알려지면서 수도권을 비롯해 타지역 젊은 층들도 많이 찾고 있다.
"왜 젊은이들이 거기를 좋아할까? 몇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요즘 SNS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수원화성 같은 옛것도 보고, 60~70년대 골목길도 보고, 현대적인 맛집도 있고, 세련된 즐길 거리도 있고... 그러니까 동시에 여러 곳을 보고, 느끼고, 즐기고, 또 SNS에 올리기도 좋고. 그런 요소 때문에 거기를 많이 찾는답니다."
▲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지난 17일 수원 영흥수목원에서 열린 <오마이TV 토크쇼> '세계도시 속 수원, 도시 브랜드를 말하다’에 출연, ‘새빛 정책 시리즈’, '행리단길' 등이 어떻게 수원시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는지 설명하고 있다. ⓒ 수원시
▲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지난 17일 수원 영흥수목원에서 열린 <오마이TV 토크쇼> '세계도시 속 수원, 도시 브랜드를 말하다’에 출연, ‘새빛 정책 시리즈’, '행리단길' 등이 어떻게 수원시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는지 설명하고 있다. ⓒ 수원시
박상희 교수도 "실제 수원은 대비가 명확해서 더 역동적인 것 같다"면서 "행궁동에 있는 역사적인 건물들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 막 신도시로 커가고 있고, 수변 공간도 가지고 있고, 굉장히 다양한 자원들이 충돌해서 흥미로운 대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도시"라고 분석했다.
이재준 시장은 10여 년 전 시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지금의 '행리단길'이 만들어질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 2013년 당시 낙후되어 있던 행궁동에서 세계 최초의 '차 없는 도시' <생태교통 수원 2013> 페스티벌을 추진했고, 당시 부시장이었던 이 시장이 총책임자를 맡았다. 이 시장은 행사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행궁동에서 석 달간 숙식하며 주민과 소통했고, 도시재생의 세계적 선례를 만들었다.
한편, 이재준 시장은 정치인, 행정가 이전에 도시 환경·설계 분야 전문가이다. 정계 입문 전 대학에서 도시공학, 공공정책학, 건축학과 교수를 지냈다. 노량진 뉴타운, 수원 호매실·화성 봉담·위례·광명지구 택지개발지구, 마곡 신도시, 쿠웨이트의 압둘라 신도시 등 국내외 유수 신도시 도시 계획·설계가 그의 손을 거쳤다.
2011년부터 5년간 최장수 수원시 부시장을 역임하면서 '시민참여 도시 개혁' 등 지금의 지방 행정 혁신의 근간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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