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슈퍼와 주민들이동슈퍼 트럭에서 물건을 고르거나 계산하고 있는 주민들 ⓒ 이윤옥
▲ 주택가 골목의 이동슈퍼주택가 골목에서 물건을 파는 이동슈퍼 ⓒ 이윤옥
▲ 상품을 고르는 주민이동슈퍼에서 상품을 고르는 주민 ⓒ 이윤옥
▲ 길옆 주택에서 파는 이동슈퍼 상품이동슈퍼 트럭에서 일부 식품을 내려서 길옆 주택의 공간에서 팔고 있다. ⓒ 이윤옥
▲ 빵 종류이동슈퍼 트럭에서 판매하는 각종 빵 종류 ⓒ 이윤옥
▲ 각종 식품이동슈퍼 트럭은 각종 식품도 판다. ⓒ 이윤옥
▲ 식품과 식자재이동슈퍼 트럭은 다양한 식품과 식자재 등을 싣고 매주 목요일 아침 10시에 마을을 찾아온다. ⓒ 이윤옥
▲ 돈까스와 튀김류돈까스랑 튀김류도 신선하다. ⓒ 이윤옥
▲ 라면각종 라면들도 있다 ⓒ 이윤옥
▲ 오봉 용품양력 8월 15일 한가위(오봉)를 맞아 집안에 장식해 놓을 용품들도 팔고 있다. ⓒ 이윤옥
▲ 이동슈퍼 펼침막이동슈퍼라고 적힌 작은 펼침막을 달고 이동트럭이 마을을 돌며 식재료, 과일, 생필품 등을 팔고 있다. ⓒ 이윤옥
매주 목요일 아침 10시가 되면, 마을에는 이동슈퍼 트럭이 찾아온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편의점에서 파는 모든 것들이 작은 트럭에 가득하다. 움직이는 편의점이라고나 할까? 생필품부터 일회용 도시락을 비롯하여 과일, 푸성귀, 냉동식품까지 없는 게 없다.
어제(25일), 시즈오카현 미시마의 나가이즈미마을(長泉町)에 찾아온 '이동슈퍼' 트럭을 구경했다. 고령화되어 가다 보니 빈집이 늘어나고 남은 사람들은 차를 운전할 수 없을 정도의 나이가 되어 버리자, 올봄부터 이동슈퍼 트럭이 들어오고 있다.
이동슈퍼 트럭을 자주 이용한다는 나까무라(84세)씨는 이동트럭이 와줘서 매우 편리하다고 했다. 인구의 고령화로 북적대던 마을이 쪼그라들고 있다. 젊은이들이 떠난 버린 마을에는 빈집이 늘고 있고,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해도 노인들만 살고 있다.
일본의 가장 큰 온천이 있는 아타미에 인접한 미시마시(三島市)의 나가이즈미마을(長泉町), 이곳에도 유명한 모모자와온천이 있었지만 5년 전 문을 닫았다.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지 않고 젊은이들이 대도시로 빠져나가다 보니 동네는 생활용품이나 식자재를 살 수 있는 작은 슈퍼 하나 없다. 그 흔한 편의점도 없다. 그러다 보니 고령자들이 살아가기에 불편한 마을이 되고 있다. 집집마다 있던 차도 운전할 사람이 없다 보니 장을 보는 게 가장 큰 일이 되어버렸다.
이동슈퍼트럭은 매주 목요일, 아침 10시에 동네에 나타나 약 30분 동안 머물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식품이나 식자재 등은 모두 냉장고과 냉동고에 싣고 있어 신선도는 동네 편의점과 같다. 물론 물건값도 슈퍼와 동일하지만, 서비스료가 1점당 10엔, 소비세가 1엔이 붙어 모두 11엔을 더 내야 한다. 예컨대 100엔짜리 빵을 산다고 하면 111엔을 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소비자로서는 더없이 고마운 '이동슈퍼' 트럭이다.
이동슈퍼는 물건을 가득 실은 작은 트럭 1대와 그보다 더 작은 봉고차가 생필품을 가득 싣고 마을 곳곳을 누비는 방식이다. 이동슈퍼 트럭에서 장을 보고 있는 주민들을 보니 마치 과거의 방물장수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 허리 굽은 노인들이 '완성된 음식'을 손에 손에 들고 이동슈퍼 트럭의 계산대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나가이즈미마을(長泉町)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아름다운 숲공원과 일본인들의 로망이라는 가지런한 단독주택지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 이 마을도 결국은 역사 속의 마을로 남아 있을 것인가? 아니면 도시의 번잡한 삶을 정리하고 다시 돌아온 자녀 세대로 다시 옛 영화를 찾을 것인가? 이동슈퍼 트럭이 마을을 빠져나갈 때까지 나는 깊은 상념에 젖었다.
덧붙이는 글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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