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백 무혐의?... "알선수재·뇌물죄 적용" 주장 나와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 "반환할 의사로 보관했더라도 알선수재 유죄"
▲ 김건희 여사의 '빈 자리'김건희 여사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2차 청문회에 불출석해 자리가 비어 있다. 왼쪽은 최재영 목사. ⓒ 남소연
검찰의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 수사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결국 무혐의 처분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검찰이 이 사건에 알선수재와 뇌물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16년 판사 경험이 있는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변호사)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를 두고 "알선수재죄로 기소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유아무개 행정관에게 "바로 돌려주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으니 기분 나쁘지 않도록 추후 돌려주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그게 설혹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는 알선수재 성립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한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알선수재는) 실제 알선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받는 즉시 범죄는 성립한다. 알선과 금품 사이에 전체적, 포괄적인 대가관계가 있으면 충분하다. 일단 영득의 의사로 받은 이상, 나중에 반환할 의사로 보관하였다고 하더라도 유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을 주려는지 미리 알았고 자유로운 의사로 받았다면, 돌려줄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장기간 가지고 있었다면, 받은 금품을 자기 소유물인 것처럼 사용, 소비, 폐기하였다면 영득의사가 넉넉히 인정되므로 알선수재죄로 기소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최용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변호사)은 알선수재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적용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뇌물죄가 성립되려면, 직무관련성·대가성을 따지는 것과 함께, 공무원 본인이 뇌물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대법원은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 그 공무원에게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1998년 처음 판례로 제시된 후 여러 사건에 적용됐다. 관련 사건 가운데 부부관계인 경우는 없었지만, 학계에서는 부부관계에서 해당 판례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알선수재와 뇌물죄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미 국민권익위원회에 내부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달 10일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다룬 권익위 전원위원회에서 한 권익위원은 "뇌물성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고, 알선수재와 관련된 구성요건도 외형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하지만 다수 의견에 따라 권익위는 이 사건을 종결 처리한 바 있다.
조사 방식 두고 터졌던 검찰 갈등, 수사 결과 나오면 다시 분출 가능성
▲ 청사 나서는 이원석 검찰총장이원석 검찰총장이 외부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22일 오후 서울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지난 20일 서울중앙지검은 대통령 경호처 부속청사로 가서 김 여사를 비공개 조사하면서 출장조사·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조사과정에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국민에게 사과하고 대검에 진상파악을 지시하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이 반발하는 등 갈등이 표면화 됐다.
현재 갈등은 봉합되는 모양새이지만, 최종 수사 결과를 두고 다시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 25일 정기주례보고에서 이 총장은 이 지검장에게 "현안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고, 이 지검장은 "대검과 긴밀히 소통하여 수사를 진행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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