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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원 유치, 득일까 실일까

[기획 ①] 공공의료원의 현주소- 재정난과 서비스 질 사이에서

등록|2024.07.26 17:59 수정|2024.07.26 17:59
남양주 등 경기동북부지역은 민간대형병원이 극소수인 등 의료취약지역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남양주 등 경기도 동북부지역 7개 시·군(남양주, 구리, 양주, 의정부, 동두천, 연천, 양평, 가평)은 경기동북부공공의료원(경기의료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 지역이 민간대형병원 유치에 나섰지만 녹록지 않자 공공의료원 유치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경기동북부공공의료원 유치 추진이 실질적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공공의료원을 유치하게 되는 시·군에 재정적 부담이 있을지, 없을지, 공공의료원 설립 시 지역주민의 이용률이 얼마나 될지 등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에 공공의료원 유치에 따른 관심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3회에 걸쳐 기획시리즈 <공공의료원 유치, 득일까 실일까?>를 연재한다.

적자 늪에 빠진 공공의료원의 딜레마
 

수원병원 재무현황 및 경기도 공공병원 현황경기지역 6개 공공의료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수원병원의 재무현황과 수원병원을 포함한 경기도 공공병원 현황을 보여주는 표다. ⓒ 정명현


2024년 7월, 경기도 내 공공의료원들의 재정 상황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도의료원과 산하 6개 병원(수원, 파주, 의정부, 이천, 안성, 포천)의 2023년 적자가 무려 463억 원에 달했고, 6개 병원 중 최대 규모인 수원병원의 경우 2024년에도 15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남양주시를 비롯한 경기도 내 7개 시군이 경기동북부공공의료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공의료원의 재정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 심각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의료원 중 최대 규모인 수원병원의 경우 제 36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개원 이래 2023년 기준 의료수익은 약 18조 원이었지만 의료비용이 약 35조 원으로, 의료손실이 약 17조 원에 달한다. 수원병원의 2024년 예상 의료수익은 231억 원이며, 예상 적자는 150억 원이다. 수원병원의 기본금은 약 8조 원으로 변동이 없지만 이익잉여금은 약 11조 원에서 약 3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공공의료원은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에 중점을 두다 보니 적자가 불가피한 면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 제공과 지역 주민의 건강 증진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전체 공공병원의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총 수입은 1조 43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고, 총 환자 수는 343만 명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이는 공공의료원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용 증가로 인해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의료원과 민간의료원의 차이

민간의료원은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는 반면, 공공의료원은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재정적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 민간의료원은 최신 의료기술 도입과 전문 인력 확보에 유리한 반면, 공공의료원은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와 응급의료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의료인력의 수준, 의료시설의 최신화 등)를 원하고 있는 만큼 민간의료원이 공공의료원에 비해 환자 유치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민간의료원과 공공의료원은 설립 목적과 운영 방식, 재정 구조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 의료진 수준
• 민간의료원 : 명망 있는 의료진 유치에 노력, 특정분야에 전문성 가진 의사들이 많이 근무
• 공공의료원 : 국가 지원 인턴, 레지던트 프로그램으로 젊고 우수한 의료진 확보, 다양한 분야의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에 강점

- 서비스
• 민간의료원 : 고객 만족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VIP 병실, 특화진료, 컨시어지 서비스 등)
• 공공의료원 :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에 중점, 최근 환자 만족도 향상을 위한 서비스 개선 노력 중

- 시설
• 민간의료원 : 최신 의료기기 도입에 적극적, 고급 시설과 장비 구비
• 공공의료원 : 기본적인 의료 장비와 시설 위주, 예산 제약으로 인해 최신 장비 도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움

- 진료 종류
• 민간의료원 : 수익성이 높은 진료과에 집중, 첨단 의료기술 적용에 적극적
• 공공의료원 : 지역 주민의 기본적인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진료과 운영, 응급 의료, 만성 질환 관리, 예방 접종 등 공공의료 서비스에 주력


이러한 차이로 인해 환자들의 선호도에서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환자들은 주로 공공의료원보다 민간의료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편이다.

공공의료원은 민간의료원과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모든 국민에게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 수행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공공의료원의 미래는?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의료원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전문가들은 공공의료원의 역할 재정립과 함께 효율적인 운영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공의료원은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 제공과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중요하다.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위한 정부와의 협력 체계 구축과 공공의료 서비스에 대한 적정한 보상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환자를 포함한 시민들은 심리적으로 공공의료원보다 민간의료원을 선호하고, 도심에서 외곽에 위치해 있는 의료시설보다는 도심 내 의료시설을 더 신호하고 신뢰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다음 회에서는 공공의료원 설립 시 고려해야 할 주요사항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성공적인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그리고 어떤 점들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지 게재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남양주, 구리 지역 최초 인터넷신문 남양주타임즈에도 동일 날짜에 대동소이하게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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