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년 만에 우승... 프랑스, 피지 꺾고 올림픽 럭비 정상
피지 3연패 저지하고 우승... 앙투안 뒤퐁 2연속 트라이 빛났다
▲ 프랑스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남자 럭비 결승전에서 21대7로 피지를 이기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 AP=연합뉴스
올림픽 럭비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던 '럭비 강국' 피지가 무려 8년 동안 이어 온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개최국 프랑스의 삼색기 군단이 결승전에서 피지를 상대로 금메달을 따내며 1900년 올림픽 이후 124년 만에 우승 기록을 썼다.
현지 시각으로 27일 오후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럭비 세븐스 남자 결승전에서 프랑스가 피지를 28대 7의 스코어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럭비가 부활한 이후 올림픽 남자 럭비의 챔피언에는 언제나 피지가 있었지만, 그 기록을 8년 만에 개최국 프랑스가 지워낸 것.
'럭비의 음바페' 앙투안 뒤퐁이 뒤집은 경기
첫 번째 트라이는 피지의 것이었다. 경기 시작 1분 24초 만에 피지는 조세바 탈라콜로의 트라이로 득점을 올렸다. 프랑스의 압박에 맞서 예술적인 패스를 이어간 피지는 조사이아 레이스크가 프랑스 선수 두 명을 따돌리고 돌파한 뒤 조세바 탈라콜로에게 마지막 트라이의 임무를 맡기며 환상적인 팀워크를 뽐냈다.
이어 이오와네 테바의 컨버전 킥 성공으로 스코어 7대 0으로 앞선 피지. 이에 질세라 프랑스도 따라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4분 30초 경 프랑스는 앤디 티모가 피지의 압박을 뚫고 달려나간 뒤 제퍼슨 리 조셉에게 공을 넘겨줬다. 제퍼슨 리 조셉은 상대 진영 그라운드에 공을 찍으며 트라이에 성공했다.
라얀 레바디이 컨버전 킥까지 성공하면서 전반전 균형을 맞춘 프랑스. 피지와 프랑스는 전반 종료 시점까지 몸싸움을 벌이며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호루라기가 울리며 스코어 7대 7로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후반전 투입된 프랑스의 주장 앙투안 뒤퐁이 팀의 분위기를 바꾸었다. 앙투안 뒤퐁은 월드 럭비가 2021년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오르기도 했던 프랑스 럭비의 대표격 인물. '럭비의 음바페'에 비유되는 앙투안 뒤퐁은 지난 2023-2024 시즌에 걸쳐 열린 럭비 세븐스 시리즈에서 프랑스가 우승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역시 이번 올림픽에서도 프랑스가 뉴질랜드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차례로 격침하는 데 일조했던 앙투안 뒤퐁은 피치에 들어서자마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프랑스는 앙투안 뒤퐁이 상대 압박을 가한 데 힘입어 아론 그랑디디에가 트라이를 성공, 역전했다.
이제 피지가 조급해졌다. 피지는 공격 기회에서 프랑스의 태클 긱에 밀리는가 하면, 스크럼 직후 수비 대형을 잃으며 프랑스에 진영을 내주며 위험 진영까지 몰리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트라이를 필사적으로 저지하던 피지는 결국 앙투안 뒤퐁에게 쐐기 트라이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124년 만에 '금메달' 프랑스... 남아공 동메달
▲ 프랑스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남자 럭비 결승전에서 21대7로 피지를 이기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 AFP=연합뉴스
이어 폴린 리바의 컨버전 킥까지 성공하며 21대 7의 스코어로 마지막 1분에 부닥친 양 팀. 사실상 역전이 불가능한 피지는 프랑스의 추가점을 막아내고 만회점을 만들려 했지만, 정규 시간이 끝난 이후까지 프랑스는 피지의 진영에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결국 결승전 마지막 트라이도 프랑스의 주장 앙투안 뒤퐁이 기록, 프랑스는 홈에 들어선 팬 앞에서 그야말로 최고의 경기력을 펼쳤다. 시간을 돌리지 않는 한 프랑스의 우승은 확정적이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은 노 사이드 선언 이전부터 서로를 얼싸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리고 노 사이드 선언이 경기장에 울려퍼지면서 프랑스의 우승이 확정됐다. 프랑스가 올림픽 럭비에서 우승한 것은 15인제 럭비 경기가 펼쳐졌던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무려 124년 만의 기록. 반면 피지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럭비가 부활한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한편 결승에 앞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럭비 종주국을 두고 다투는 두 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가 맞붙어 연장전 서든데스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 초반 호주가 트라이를 만들며 선취점을 가져갔던 경기였지만, 남아공의 예술적인 트라이가 연달아 터져나오며 역전에 성공했다.
호주는 주장 닉 말루프가 태클 반칙으로 퇴장당하는 악재를 겪었다. 그런 수적 열세 속에서도 호주는 경기 종료 직전까지 분전해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냈지만, 서든데스에서 남아공의 숀 윌리엄스가 호주의 빈틈을 잡아채며 트라이에 성공, 최종 스코어 26대 19로 동메달을 품에 안았다.
남아공은 1년 전 럭비 월드컵의 우승을 가져갔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럭비 강국' 호주를 상대로 승리, 올림픽 동메달 역시 가져가는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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