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니퍼트도 소용없었다, 롯데 2군의 놀라운 패기
[리뷰] JTBC <최강야구>
▲ JTBC '최강야구' ⓒ JTBC
최강 몬스터즈의 11연승 도전이 아쉽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지난 5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 93회 몬스터즈 대 롯데 자이언츠 2군 퓨쳐스팀(김용희 감독)의 종합 11차전에서 몬스터즈는 경기 중반 터진 이대호의 짜릿한 동점 홈런 분전에도 불구하고, 패기를 앞세운 롯데 2군의 기세에 눌려 7대3으로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몬스터즈의 올해 연승 행진은 '10'으로 종료됐다.
롯데 2군은 중간 계투진의 호투를 발판 삼아 우익수 신윤후를 중심으로 야수들이 공수에 걸쳐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프로 대선배들의 반격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몬스터즈는 현역 은퇴 617일 만에 다시 찾은 부산 사직 홈구장에서 홈런을 친 이대호, 152km/h 강속구를 뿌린 더스틴 니퍼트 등을 내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패기로 똘똘 뭉친 롯데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10승 1패를 기록하게 된 몬스터즈는 오는 12일 방송을 통해 현역 고교 최고 투수로 손꼽히는 좌완 정우주가 이끄는 전주고 야구부를 상대로 다시 한번 연승에 도전한다. 더불어 시즌 여섯번째 직관 매치로 부산 동의대학교 야구부와 오는 11일 고척돔에서 한판 승부를 펼친다.
이대호, 사직구장 뒤흔든 짜릿한 동점 홈런
▲ 몬스터즈 이대호JTBC '최강야구' ⓒ JTBC
역시 스타는 스타였다. 몬스터즈에는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가 존재했다. 2대3으로 추격에 나선 5회초 이대호는 롯데의 불펜 투수 정현수를 상대로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의 배트를 맞고 멀리 날아간 공은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1점짜리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 장면을 현장에서 목격한 사직구장 관중들은 홈과 원정팀 가릴 것 없이 일제히 환호성을 외쳤다. 상대 팀 타자가 홈런을 쳤는데도 우뢰와 같은 응원이 쏟아진 건 전적으로 이대호라는 존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그라운드를 돌자 제작진은 미리 준비했던 축포를 사직구장 밤 하늘 높이 쏘아 올려 그의 귀환을 더욱 뜻 깊게 만들었다.
3대3 균형을 맞춘 몬스터즈는 역전을 위한 준비를 끝마쳤지만 롯데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추가 실점 없이 몬스터즈 타선을 잠재웠고, 경기 후반부부터 더욱 맹공을 퍼부으며 대선배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무위에 그친 '152km/h' 니퍼트 강속구
▲ 몬스터즈 니퍼트JTBC '최강야구' ⓒ JTBC
6회말 몬스터즈는 선발 이대은에 이어 중간 계투 유희관을 마운드에 올려 상대 타선과 맞붙었다. 그런데 연이은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2루 상황에서 김대현의 1타점 역전 내야 안타가 만들어지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롯데의 흐름으로 바뀌었다. 김성근 감독은 세 번째 투수 사이드암 신재영으로 교체, 반전을 꾀했지만 후속 타자 이선우에 죄측 선상 2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3대6, 롯데 2군이 큰 점수 차이로 달아났다. 7회말 교체된 네번째 투수 니퍼트는 신윤후를 상대로 시속 152km 강속구를 뿌리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실투를 놓치지 않은 롯데 타자들의 무력 시위에 결국 1점을 추가로 허용했다. 결국 경기는 3대7, 몬스터즈의 패배로 끝났다.
몬스터즈에게도 반격의 기회가 존재했다. 8회초 뒤늦게 안타를 몰아치며 2사 2-3루 추격의 기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믿었던 4번타자 이대호가 상대 투수 정우준의 구위에 막혀 2루수 플라이 아웃돼 결국 이닝이 마무리됐다. 몬스터즈로선 경기 중반 이후 안타가 나오긴 했지만 산발에 그친데다 중간 투수들이 롯데 타선의 힘을 버티지 못한 것이 결과적으로 이번 직관 경기의 고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패기 보여준 롯데 2군... 1군 진출 꿈 놓지 않은 선수들
▲ 최강야구JTBC '최강야구' ⓒ JTBC
상대팀이었지만 롯데 2군 선수들의 패기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경기의 흐름을 뒤바꾼 역전 적시타를 친 신윤후는 멀티히트 기록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타성 타구를 멋진 다이빙 캐치로 걷어 올리는 등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군의 고참급 선수로서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몬스터즈를 잡는 데 일등공신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연달아 등판한 불펜 투수진 역시 칭찬할 만 했다. 대선배 이대호를 상대로 씩씩하게 공을 뿌린 승리투수 정우준, 마무리 투수로 등장해 간단하게 삼자범퇴로 세이브를 기록한 독립리그 출신 현도훈의 호투 또한 롯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막 프로 무대에 진출한 신예부터 적잖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군 진출의 꿈을 잃지 않고 땀흘리는 선수들이 결과적으로 이변을 연출하는 주역이 된 것이다.
비록 촬영일로 부터 한달 여가 지난 지금, 그들에게 1군 무대는 여전히 멀기만 한 자리로 남아있지만 롯데 2군 선수단에겐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여전히 1군 진출이라는 꿈을 놓지 않고 있는 이 선수들의 앞날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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