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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에 직격탄 날린 안세영, 이런 배경 있었다

[파리 올림픽] 지난해에만 14번 세계대회 출전한 안세영... 배드민턴협회 문제점 재조명

등록|2024.08.06 08:03 수정|2024.08.06 16:14
 

▲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8.5 ⓒ 연합뉴스


[쏙쏙뉴스] 배드민턴협회에 '직격탄' 날린 안세영, 이런 이유가... ⓒ 최주혜

 

우리나라가 28년 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협회를 겨냥한 저격 발언이 나오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한국의 안세영 선수가 중국의 허빙자오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습니다(관련기사: '셔틀콕 여왕' 안세영 금빛 스매시... 28년 만의 단식 우승).

 

안세영 선수는 우승 직후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작심한 듯 말했습니다. 안 선수는 수상자 공식 기자회견에서도"(아시안 게임 결승전에서 입은 무릎)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고 낫기 힘들었다"면서 "내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저는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계속해나가고 싶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협회를 에둘러 비판, 즉답은 피했습니다.

 

지난해에만 14번 세계대회 출전... 선수 혹사 논란

 

▲ 안세영 선수의 2023년 배드민턴 대회 출전 기록 ⓒ 한배드민턴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안세영 선수의 작심 발언 배경에는 과도한 세계 대회 출전으로 인한 부상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 게재된 안 선수의 지난해 출전 기록을 보면 세계대회만 14번 출전한 것으로 나옵니다. 단체전과 혼합, 국내대회를 합치면 총 20회, 한 달에 1.6회꼴로 대회에 나간 셈입니다.

 

안 선수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 여자 단식 결승전 도중 무릎 부상으로 경기를 하기조차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파스와 테이핑으로 간단한 응급조치만 받고 경기를 속개했습니다. 악전고투 끝에 금메달을 딴 안 선수는 기자회견에서 "진짜 힘들었다"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 선수는 지난해 10월 검진에선 '2주 재활'이라는 간단한 부상 소견이 나왔지만 재검진에서는 통증을 안고 뛸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시 회자되는 배드민턴협회 문제점

 

안세영 선수는 "협회가 따라오지 못하는 거에 늘 답답함과 부당함 그런 걸 많이 느꼈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안 선수의 협회 겨냥한 발언 이후 과거 배드민턴협회의 문제점이 재조명됐습니다.

 

28년 전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방수현 MBC 해설위원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채유정과 출전한 서승재가 사실 살인적인 일정이긴 했다. 10경기를 했다"라며 "선수 보호 차원에서 조금 변화가 있지 않아야 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초 혼성 복식 세계 랭킹 2위(서승재-채유정 조)인 그는 이번 대회 유력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강민혁과 함께 남자 복식까지 조를 짜서 소화해야 했습니다. 결국 서승재는 복식 8강 탈락, 혼성 복식 4위에 그치며 '노 메달'로 대회를 마감했야 했습니다.

 

▲ 2021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배드민턴 국가대표선수 선발전 심사 의혹 규명' 청원 ⓒ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2021년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을 딴 정경은 전 국가대표 선수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선발전 심사 의혹을 규명해 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경은 선수는 "선수 선발을 리그전 성적 50%와 심사위원 평가 50%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면서 "본인보다 성적이 낮은 선수가 심사위원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최종 5위 안에 포함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심사위원 3명이 본인 팀 선수들을 자기 손으로 직접 심사하는 납득할 수 없는 선발 시스템"이라며 "심사위원 구성에 대한 제도적인 규정안을 마련해 더는 피해를 보는 선수가 없기를 호소드린다"고 간청했습니다.

 

2014년에는 배드민턴협회의 미숙한 행정 처리로 이용대 선수가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2018년에는 세계선수권 대회에 참가하는 감독과 선수는 이코노미석을 타고 협회 임원진은 전원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특히 비즈니스석을 타고 갔음에도 조기 귀국해 대표팀이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임원 누구도 보지 못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안세영 "내 발언에 힘이 있을 때 말하고 싶었다"

 

▲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뛰고 있다. 2024.8.5 ⓒ 연합뉴스


 

안세영 선수는 '금메달을 따고 꼭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 발언에 힘이 있을 때 말하고 싶었다"라고 답했습니다.

 

누리꾼들은 "협회가 얼마나 썩어빠졌길래 금메달을 딴 선수가 그 여흥도 못 즐기고 이런 말을 하는 건지", "무릎 너덜너덜한데 협회한테 혹사당하다가 선수생명 끝나 은퇴하나 폭탄발언하고 은퇴하나 둘 중 하나였다", "안세영 선수가 총대 메고 얘기한 듯. 올림픽에서 금메달 땄으니 이렇게 말하지 그전에 폭로했으면 누가 들어줬을까", "부상에도 협회 갑질에도 이 악물고 열심히 한 안세영 선수가 대단하다" 등의 댓글을 달면서 안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한편 한 누리꾼은 "평소 안세영 선수 팬으로서 안 선수의 금메달을 위해 목청껏 응원했고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크게 환호했는데, 이후 기자회견 영상을 보고 정말 울분을 토했다"면서 "국민신문고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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