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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박해 피해 정착했던 대곡리의 고택, 보존해야"

등록|2024.08.07 10:13 수정|2024.08.07 10:13

▲ 천주교 공소로 추정되는 고택 ⓒ 김선영


천주교 공소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병인박해를 피해 천주교인들이 이주해 살았던 충남 서산시 해미 대곡리에 '공소'(본당보다 작아 본당 주임신부가 상주하지 않고 순회하는 구역의 천주교공동체.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였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오래된 집 한 채가 있다. 특히 이곳이 1941년 대곡리 공소가 지어지기 전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던 곳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곡리는 병인박해 당시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주한 신자들이 모여 살던 교우촌이 형성되었던 곳이다. 당시 천주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모여서 예배를 드리던 곳이었으며, 현재는 거의 모든 집들이 사라지고 단 한 채의 집만이 남아 있다. 이 집은 3대에 걸쳐 천주교 신앙을 지켜온 가문의 거주지로, 이곳에서 두 명의 수녀가 배출되기도 했다.

▲ 천주교 공소로 추정되는 고택 ⓒ 김선영


제보에 따르면, 대들보에 새겨진 "천주강생"이라는 글자와 상량문에 대곡리 공소 강당을 지은 목수의 이름이 적혀 있어 이 집이 공소로서의 역할을 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서종태 박사는 "대곡리 공소가 생기기 전에 모여서 예배를 보던 곳"이라며, "대들보와 상량문에 기록된 내용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집의 보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며, 지붕과 부엌의 덧댄 부분을 제거하면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광석 신부는 "시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대곡리 공소 문제가 빨리 해결돼서 그 집도 잘 살려 순례자들을 위한 좋은 공간으로 활용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어릴 적부터 대곡리에서 살아 온 박정현씨는 "문화재로서 보존 가치가 있다면 피정의 집이나 게스트룸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집 소유자인 김기홍씨는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 천주교 공소로 추정되는 고택 ⓒ 김선영


대곡리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천주교 신자가 살던 오래된 집이자, 병인박해 당시 천주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모였던 이곳을 보존하는 것이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 가치가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만약에 보존가치를 인정받는다면 해미국제성지 순례길 조성에 활용하여 천주교 박해 역사를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그 가치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발굴하여 후대에 전해질 수 있도록, 천주교 박해를 피해 정착했던 대곡리 고택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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