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한국전쟁 때 부산·함양·경주 민간인 학살 확인됐다

진실화해위, 경주 54명, 함양 7명, 부산 9명 희생... 대부분 20~30대 남성, 비무장

등록|2024.08.07 11:59 수정|2024.08.07 12:02
한국전쟁 당시 부산‧함양‧경주에서 20~30대 남성 비무장 민간인과 국민보도연맹원들이 예비검속으로 법적 절차 없이 경찰‧군인에 의해 희생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2기)는 경북 경주 54명, 경남 함양 7명, 부산 9명에 대한 진실규명을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함양, 1960년의 함양군 민간인학살사건 진상조사 서류철 등 확인

당시 함양지역 국민보도연맹원 등 7명이 함양경찰서와 관할 지서 경찰에 의해 소집되거나 연행‧구금됐다가 지역에서 경찰에 의해 희생된 것이다.

진실화해위는 이번에 신청된 사건 7건의 7명에 대한 제적등본, 족보, 학교생활기록부(학적부), 1기 진실화해위 기록, 2009년의 함양군 피해자현황조사표, 1960년의 함양군 민간인학살사건 진상조사 서류철 관련 자료, 신청인‧참고인 진술과 현장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진실화해위는 "조사 결과, 함양 지역 국민보도연맹원과 예비검속 대상자 7명은 한국전쟁 발발 후 1950년 7월경 경찰에 의해 예비검속돼 함양경찰서와 관할 지서 유치장 등에 구금됐다가 수동면 '밤나무 숲'(본통고개), 석복면(현 함양읍) 난평리 보골 등지에서 경찰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희생자들은 함양지역 각 읍면에 고루 분포된 비무장 민간인들로 모두 남성으로 대부분 20~30대(86%)였으며 주로 농업(86%)에 종사했다.

부산, 장안군 장안읍 길천리와 오륙도 인근 해상 살해

부산 사건에 대해 진실화해위는 신청사건 9건의 9명에 관한 제적등본, 족보, 경찰기록, 행형기록, 1기 진실화해위원회 기록, 신청인·참고인 조사 등 종합적인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조사 결과, 1950년 7월부터 9월경까지 부산지역 주민 9명이 경찰과 국군에 의해 희생된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한국전쟁 발발 직후 부산지역 국민보도연맹원 등 요시찰 대상자들은 경찰에 의해 연행되거나 출두 요구를 받는 형식으로 예비검속돼 동래경찰서와 부산 각 경찰서 유치장 등에 구금됐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희생자들은 부산·동래지역 경찰과 육군 정보국 소속 방첩대, 헌병에 의해 부산 금정구 회동동 수원지 뒷산, 장안군 장안읍 길천리, 오륙도 인근 해상에서 집단 살해됐다. 비무장 민간인이었고 20~30대 남성들이었다.

경주, 신청 54명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
 

▲ ‘신당리’ 지역은 경주시 천북면 신당리 산 72-5번지 일대의 야산이다. ‘신당리’에서 희생된 대부분의 진실규명대상자들은 강동면 등에서 예비검속된 주민들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이 지역은 1960년 경주지구 피학살자유족회에서 유해를 발굴하고 그 자리에 푯말을 세우며 찍은 사진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 진실화해위

 
경주 지역 거주 주민 54명도 이번에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진실화해위는 "신청사건 54건의 54명에 관한 제적등본, 족보, 1960년 제4대국회보고서, 경찰기록, 행형기록, 1기 진실화해위 기록, 신청인과 참고인 등에 대해 종합적인 조사를 진행했다"라고 했다.

조사 결과, 희생자들은 한국전쟁 발발 전후 경주 지역 주민 54명이 경주경찰과 육군정보국 소속의 방첩대 경주지구 파견대에 의해 희생된 사실이 확인됐다.

희생자들은 경찰 등에 의해 틈수골, 신당리, 우중골 등에서 집단 살해됐다. 비무장 민간인들로 20~30대 남성이었으며, 상당수는 농업에 종사했다.

부산‧함양‧경주 사건에 대해, 진실화해위는 "국가기관인 국군과 경찰이 범죄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민간인을 예비검속해 법적 근거와 적법절차도 없이 살해한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 추모사업 지원, 역사 기록 반영, 평화인권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