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구해달라" 말에 계곡 뛰어든 남자, 알고보니 전직 특공대원
괴산 달천서 익수자 소식 듣고 달려 나간 36년 경력 특공대원 이용규씨, 10세 어린이 무사 구조
▲ 해양경찰서 특공대원 출신 이용규 씨 사진. 은퇴 후 괴산군에 거주중인 이 씨가 지난 4일 물에 빠진 어린아이를 구조해 화재다. (사진=이용규 씨 제공) ⓒ 충북인뉴스
"아이가 구해달라고 해서 본능적으로 물속에 뛰어들었죠."
물에 빠진 어린아이를 구한 시민이 알고 보니 해양경찰서 특공대원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주말 오전이었어요. 국수를 끓여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사람이 떠내려간다'고 이웃 주민한테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그길로 급하게 뛰어나가 보니 애가 떠내려가고 있더라고요."
천만다행으로 이용규씨는 사고장소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집에서부터 계곡까지 뛰어가는 짧은 순간 '아이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아이는 이미 100m가량을 떠내려와서 계속해서 하류로 가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아이가 기특하게도 침착히 생존수영 자세를 하고 있었어요. 아이한테 '절대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아저씨가 빨리 들어가서 구해줄게!'라고 외치고 물속으로 뛰어 들어갔죠."
"아저씨, 빨리요. 빨리 구해주세요"라는 아이의 다급한 외침에 이용규 씨는 아이를 안심시키면서 떠내려가는 방향으로 먼저 달려나갔다.
이씨는 물살을 헤치고 아이를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1979년도부터 2015년까지 36년 동안 해양경찰서 특공대로 근무한 이 씨는, 은퇴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베테랑 구조요원이었다.
"익수자 구조법을 평상시에 훈련받고 구조 업무를 해왔으니까, 익숙한 일이었으니 쉽게 뛰어들 수 있었어요. 아이가 구해달라고 그러는데 본능적으로 달려간 거죠."
현재 이용규씨는 괴산군청의 수목관리사팀 반장이자 아보리스트(Arborist)로 일하고 있다.
아보리스트는 나무 오르는 기술을 통해 재산과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나무를 관리하고 장마철 도로나 가옥에 쓰러진 나무를 제거하는 등 수목을 관리하면서 안전유해요소를 제거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씨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여전히 군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힘들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일에 종사하는 게 저의 삶인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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