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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섬으로 만들겠다"

[인터뷰]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 윤현돈 회장

등록|2024.08.08 11:14 수정|2024.08.08 13:35
 

▲ 윤현돈 회장은 격렬비열도는 무엇보다 순수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고, 국민의 관심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방관식

 
손에 촛불을 들었건 태극기를 들었건 대한민국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을 앉혀놓고 '독도는 옛날부터 대한민국 땅인데 나쁜 일본이 우기고 있다'고 가르쳐 왔다. 이러한 교육 덕에 대한민국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신념이 깊게 박혀있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독도 만큼이나 소중한 섬이 하나 더 있음을 알려야 할 때가 왔다. 바로 서해 최서단에 위치한 격렬비열도다.

북격렬비도, 동격렬비도, 서격렬비도 3개의 섬과 9개 부속 도서로 이루어진 격렬비열도는 세 마리의 새가 날아가는 듯한 모습에서 이름이 지어졌다.

중국인의 섬 매입 시도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서해의 독도로 국민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으며 2022년 7월 4일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됐다.

태안군은 지난 7월 4일 '격렬비열도의 날' 선포식을 시작으로 격렬비열도에 대한 체계적 홍보와 관광 자원화, 연구 등을 통해 영토적 상징성과 중요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런 시도의 중심에는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란 단체가 있다. 6일 윤현돈 회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 최근 태안군이 '격렬비열도의 날'을 선포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동해에 독도가 있다면 서해에는 격렬비열도가 있다. 그동안 격렬비열도는 중요성에 비해 조명을 못 받았다. 지금이라도 태안군이 관련 조례를 만들고, '격렬비열도의 날'을 선포한 것은 작은 출발이지만 그 내면의 의미는 웅대하다고 말할 수 있다.

최서단 영해의 기점인 격렬비열도는 지정학적인 중요성과 영토수호와 관련한 군사적인 측면에서 값어치를 따지기 어려울 만큼 소중한 곳이다. 이제 격렬비열도의 날 선포를 통해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실을 온 국민에게 알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가세로 군수와 충남도가 국가관리연안항 지정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을 보고, 저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 5월, 표지석 제막식(6월 3일)과 격렬비열도의 날 선포(7월 4일) 계획 등을 알게 됐고, 순수한 군민 운동을 통해 격렬비열도에 대한 관심을 범국민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자고 의기투합하게 됐다. 이후 6월 19일 발기인대회를 열고, 12개 국으로 분업화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됐다."

- 좋은 의미에 반해 잡음도 꽤 있는데?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단체가 아니냐?'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기우일 뿐이다. 격렬비열도는 여야, 진보와 보수란 정치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는 정치적인 의도나 목적은 일체 배제하고, 격렬비열도의, 격렬비열도에 의한, 격렬비열도를 위한 단체로 키워나갈 것이다. 만일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회장이 앞장서서 배척할 것이다. 또한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

- 현재 지역사회의 관심은 어떤가?
"많은 군민이 회원 가입신청서를 앞다퉈 보내주고 있다. 하루에 30~40명씩 가입하고 있고, 신청서를 보내달라는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1200명을 돌파했고, 현재도 계속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성일종 국회의원이 기재부나 국무조정실 등에 격렬비열도에 대한 중요성과 국가적인 관심을 지속적으로 촉구했고, 가세로 군수도 민선 7기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접근한 터라 정치권의 관심도 지역의 어떠한 사안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최근 군이 격렬비열도 관련 예산을 군의회에 요청했으나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부결 당했다. 한참 뜨거워지는 군민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은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군의회도 군민의 진심을 직시하고, 격렬비열도를 대한민국의 섬으로 각인시키는 일에 적극 나서기를 당부한다."

-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나?
"회원 모집 등 밑바탕을 탄탄히 다지고 9월 초에 총회와 취임식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초창기인 만큼 큼직한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우선 여성국과 교육국 등에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격렬비열도가 얼마나 중요한 섬인지 알릴 생각이다.

자리가 잡히면 격렬비열도의 자연을 보전하면서도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벌일 생각이다. 또한 일부 개인소유인 격렬비열도를 국가가 매입하는 경우가 온다면 범국민 모금 운동도 벌일 것이다."

-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서 이야기했듯 격렬비열도는 무엇보다 순수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고, 국민의 관심이 제일 중요하다.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가 맨 앞에 서겠다. 처음 가는 길이고 많은 사람이 동참하는 일이다 보니 때로는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기대보다 일이 늦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격렬비열도를 위해 존재하는 단체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약속만은 꼭 지키겠다. 태안군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의 회원 가입을 당부한다. 지금까지의 격렬비열도가 인적 없는 작은 무인도 중 하나였다면 앞으로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섬으로 변화시키겠다. 지켜봐 달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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