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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8월 국회에서 민생법안 처리한다... 여·야·정 협의체는 '이견'

국민의힘 "조건 없이 협의체 꾸리자" vs 민주당 "영수 회담 먼저 하자"

등록|2024.08.08 13:34 수정|2024.08.08 13:33
 

여야 원내수석 회동…'여야정 민생 협의체' 합의 주목국민의힘 배준영(오른쪽)·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여야정 민생 협의체(협의기구) 구성과 관련해 실무 협의를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야가 8월 임시국회에서 쟁점 없는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대통령이 한 차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간호법 제정안'과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는 자녀의 유산을 상속받을 수 없도록 하는 '구하라법'(민법 일부 개정법률안), 전세사기특별법까지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수락으로 정치권의 관심을 모았던 '여·야·정 협의체'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이 협의체를 통해 민생 법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했는데, 민주당은 법안 처리는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영수회담을 통한 신뢰 회복을 협의체 구성의 전제로 달았다.

여야, 8월 국회에서 민생 법안 처리한다

"전쟁을 하더라도 앰뷸런스(구급차)는 지나다니지 않습니까?"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밝힌 소회다. 정쟁을 거듭하던 여야가 돌연 민생 법안 처리에 손을 맞잡게 된 상황을 '전쟁 중 엠뷸런스'에 빗댄 것이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8월 중 본회의에서라도 쟁점이 없는, 꼭 필요한 민생 법안은 우리가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서는 조금 이견이 있지만 그건 좀 더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전날 양당 정책위의장 회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7일 "이견 없는 민생 공약에 한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자"고 합의한 까닭이다.

'이견이 없는 민생법안'으로는 구하라법과 간호법, 전세사기 특별법이 언급됐다. 다만 전세사기 특별법에 대해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쟁점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여·야·정 협의체에는 '동상이몽'

반면 두 사람은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서 만큼은 뚜렷한 입장 차를 보였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초 "쟁점 법안을 제외한, 여야가 타협 가능하고 별 무리 없이 통과시킬 수 있는 법은 '여야정 실무협의체를 통해' 통과시켰으면 좋겠다고 (박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제안했다"며 "하지만 다른 생각을 갖고 계셨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쟁점 없는 법안은 언제든지 통과시킬 수 있고 그 시점에 상관없이 할 수 있다라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여·야·정 실무협의체도 언제든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전제는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전환하고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대통령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신뢰 회복'이 먼저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대통령이 국가 위기에 대한 현안 진단과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여야가 영수회담을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며 "그 다음에 대통령이 참여하는 여·야·정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법안이나 예산, 국가 아젠다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고하면 실무협의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신뢰 회복'을 위한 사례로 야당 주도로 통과시킨 전 국민 25만~3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을 들기도 했다. 그는 "민생회복지원금이 발의됐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재의 기간이 있지 않나"며 "그 이전에 대통령 영수 회담이라든가 여야 원내대표단을 초대해 민생 회복에 대한 진정한 안을 내놓고 협의하고 그 가운데 새로운 안을 도출하는 모습을 볼 때 서로 변화할 수 있고, 정책과 법안, 예산이 예측 가능하겠구나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반면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은 여·야·정 실무협의체는 조건 없이 조성하자는 생각이었다"며 "지금 국회에서 여러 가지 특검이나 탄핵 등이 여야 간 갈등을 키우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할 일은 해야 하고 법 통과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민생회복지원금과 관련해 "우리는 현금 살포법이라고 부른다. 단기간에는 소비를 진작할지 모르지만 결국 물가를 올려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하거나 이자율을 높여 가처분 소득을 줄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재차반박하며 "여야는 쟁점 없는 법안을 지금도 상임위에서 바로 통과시킬 수가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냐면 저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통 크게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임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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