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강위 단양고수대교 ⓒ 박서진
1985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소꼽친구들과 이별했다. 그 당시 많은 친구들이 신단양으로 이사를 갔는데, 그땐 그 세련된 동네가 그저 부럽기만 했다.
친구의 새집 수세식 화장실은 정말 놀라울 뿐이었고 비슷한 건물이 빼곡한 골목골목은 길치인 내게 어려운 수학 문제처럼 느껴졌다. 이사를 가고 처음 얼마 동안은 일요일이면 그 친구를 찾아가 그리움을 달랬다. 그러나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나의 첫 소꼽친구는 그렇게 멀어져갔다.
그땐 많은 친구들이 이사 가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은 수몰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조성된 곳이 바로 신단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주 40주년이 코앞이다. 그런데 최근 단양에 새로운 댐이 건설될 거라며 작은 동네가 들썩들썩 난리다. '단양이 호구인가!' 이웃사촌이 데면데면한 사이가 되는 걸 또다시 겪고 싶지 않다. 찬란한 자연이 물에 잠기는 걸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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