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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한동훈 '제3자 채상병 특검법'... "정책위 검토한 적 없어"

한동훈 "수사 종결 조건 안 단다" 했는데 정책위의장은 "공수처 수사 먼저" 엇박자

등록|2024.08.09 10:55 수정|2024.08.09 11:01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 시 약속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발의가 당내 냉랭한 여론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한동훈 대표가 선출된 지 보름이 훌쩍 지났지만, 정책위원회 등 당내 공식 기구에서 검토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선 어떤 형식의 '채상병 특검법'이든 그 자체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많아 특검법 발의가 이대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3자추천 특검법' 관련 질문을 받고 "(당내) 정책위 차원에서 검토한 바는 없다"며 "저도 한동훈 대표의 뜻은 알고는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가 앞서 지난 6월 전당대회 출마 선언 당시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공언한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공식 논의는 시작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동훈 대표는 현재까지 제3자 특검법과 관련해 '당내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는 어떤 형식의 '채상병 특검법'이든 필요하지 않다는 여론에, 특검을 하더라도 우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한 뒤 "현재의 수사 결과가 발표 되고 나서, 그 결과가 미진할 경우 특검법의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진행 중인 수사가 있음에도 그 과정 중에 특검법을 지향하는 건 재고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특검 법안 성안은 없을 것으로 이해해도 되나"라는 질문에도 "이 건에 대해서도 당내 의견 수렴이 필요하지만, 그 원칙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출마 선언 당시 한동훈 대표는 "수사 종결 여부를 제가 말하는 특검법 발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김 정책위의장은 이와 정반대의 의견을 낸 셈이다.

"수사 종결 여부, 조건 달지 않겠다"던 한동훈... 당내 기류는 냉랭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7.24 ⓒ 대통령실 제공

 
당내에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선명한 반대 의견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당내에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는 여론이 많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제3자 특검법과 관련해 '수사가 먼저다' 이런 입장을 내면서 (당내) 목소리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질문하자 김 최고위원은 "제3자가 추천하는 특검법에 대해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좀 그런 입장을 많이 취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김 최고위원은 제3자 특검법에 대해 "실익이 없다"고 언급했던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말에 동조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을 자꾸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당에서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논의할 실익이 없다, 이렇게 이야기한 것 같다. 저도 그 생각에는 동의한다"라며 "지금 내놓아봤자 민주당과 협상이 될 리도 없고, 오히려 전열만 분열시키고, 우리 당 전략만 노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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