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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권익위 간부, 명품백 사건 모멸감 느꼈을 가능성"

한국투명성기구 9일 논평, "권익위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촉구

등록|2024.08.11 11:31 수정|2024.08.11 11:31
 

▲ 지난 7월, 시민단체가 국민권익위원회 앞에서 대통령 부부 명품 수수 재신고, 권익위원장 기피 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참여연대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 국장 직무대리를 수행하며 청렴 정책과 청렴 조사 평가, 부패 영향 분석 등을 총괄한 한 고위 간부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권익위의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종시 종촌동 소재 아파트에서 권익위 고위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 8일 오전 9시 50분께다. 이 간부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응급 헬기 이용 사건 등을 지휘했었다. 고인은 최근 민감한 사건을 연이어 맡으면서 스트레스와 업무 과중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명성기구는 지난 9일 논평을 내고 "(사망 사유에 대해) 언론이나 주변의 평가를 종합하면 권익위 업무와 관련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업무와 관련이 있었다면 엄정한 수사가 진행돼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할 사람에게는 그에 합당한 처분이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국투명성기구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권익위는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냈다. 명품백 사건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종결 처리한 것은 권익위 스스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결정이었다"면서 "최근 여러 사건을 처리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권익위의 존속 필요성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또 "사망한 공직자는 명품백 사건 처리 등을 두고 상급자와 갈등을 겪고 반부패 기관의 공직자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모멸감과 좌절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며 권익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6월 10일 권익위는 김건희 여사의 300만원 상당 명품 가방 수수 신고 사건을 김영란법 위반 사항이 없다고 종결해 권익위 스스로 청탁금지법을 부정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상태다.

한국투명성기구에 따르면, 권익위는 대통령과 여당 추천 위원 수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정권과 여당으로부터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것이 한국투명성기구의 의견이다.

한국투명성기구는 "권익위가 독립적인 반부패 청렴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권익위를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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