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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촉구, 3만 5천명이 동참했습니다

막장으로 치닫는 정부에 시민들 분노... 국회 결의안 채택 촉구하며 서명지 전달

등록|2024.08.13 19:28 수정|2024.08.13 19:28
내일 모레면 광복절입니다. 일제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는 날. 그 어느 때보다 기쁜 날입니다만, 올해는 무거운 마음으로 그날을 맞이하게 될 것 같습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옹호·독립운동가 폄훼 등으로 구설에 오른 이를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한 윤석열 정권의 반 역사적 폭거 때문입니다.

지난 7일 문제의 김형석 (재)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접한 저는 역사학도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 판단했습니다. 이에 개인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에게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전개한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막장으로 치닫는 윤석열 정부의 역사 쿠데타 https://omn.kr/29ppk).

서명운동을 시작한 지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3만 5천이 넘는 시민들이 동참했습니다. 그만큼 이번 인사가 부적절하다는 데 많은 시민이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이 지면을 빌려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신 시민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공식적인 서명 운동은 12일로 마감했습니다. 최종 집계 결과 3만 5184명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날 저는 3만 5천 시민들의 결의가 담긴 성명서와 명단을 들고 서울 효창원(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선생 묘소를 찾아 김구 선생께 서명운동 결과를 보고드렸습니다.
 

▲ 2024년 8월 12일, 서울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선생 묘소를 찾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촉구 서명운동' 결과를 보고하는 모습 ⓒ 김경준

 
국회 결의안의 조속한 채택을 촉구하며

이번 서명운동의 목표는 국회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도록 청원하는 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 6당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임명 철회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야당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니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1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김용만(가운데)·조국혁신당 신장식(왼쪽)·진보당 전종덕 의원이 야6당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철회 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 김용만 의원실

 

서명운동 결과는 국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도록 시민들의 뜻을 전달하는 용도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계획했던 대로 오늘(13일)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기도 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을 만나 서명운동 결과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엄중한 뜻을 받들어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도록 힘써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김 의원은 "시민들이 이렇게 뜻을 모아주셔서 감사하다"며 "민주당 차원에서 의지를 갖고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또 결의안 채택과 별개로 "독립기념관장 인사 검증 절차에 하자는 없었는지 철저히 파헤칠 계획"이라며 계속해서 관심 갖고 지켜봐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 1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을 만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촉구 서명운동' 결과를 전달하는 모습 ⓒ 김용만 의원실

 
한편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고집한다면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할 것"이라고 사상 초유의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11일 한지아 수석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논평에서 "광복절 경축식 참석은 선택사항이 될 수 없고, 조건을 달 수 있는 것도 아니"라며 "우리 민족의 독립을 이룬 날을 기념하고 국민 통합의 정신을 이어가야 할 귀한 날에 정쟁과 분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제라도 공당으로서 역사적 의무를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그저 기가 찰 따름입니다. 정작 '문제적 인물'을 독립기념관장에 앉힘으로써 국민 통합을 방해하고 정쟁과 분열을 가져온 이가 누군지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요구합니다. 양심이 있다면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공당의 의무를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김형석 관장에게 사퇴를 촉구합니다

저는 이번 서명운동을 시작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을 즉각 철회해달라고 공개 서한을 보냈습니다. 광복회는 "임명을 철회하지 않을 시 광복절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인 것을 보니 윤 대통령은 그럴 의사가 전혀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당사자인 김형석 관장께 한 말씀 드리려 합니다. 김 관장께서는 취임식 당일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나는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2027년 8월 7일까지 성심껏 근무할 것이고, 어떤 경우에도 제가 사퇴할 이유도 없고 사퇴할 생각도 없다."
 

▲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정민

 
묻고 싶습니다. 김 관장께는 임명권자(대통령)가 곧 국가입니까? 이제는 역사관뿐만 아니라 국가관마저도 의심스럽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게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은 물론이고 역사학계에서도 김 관장께 스스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독립기념관 직원들조차도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더군요.

이쯤 되면 그 자리에서 계속 버티고 있는 것이 오히려 김 관장께 불명예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으신지요? 이제 그만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독립기념관장직에서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합니다.
덧붙이는 글 서명운동 진행 과정과 결과는 인스타그램 '대한사람(@kiaquo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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