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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 활동하면 매점 포인트, 이 학교의 기발한 교육방식

[충남학교 통일교실⑩] 서천 동강중의 독창적인 '나라사랑 멥버십' 프로그램

등록|2024.08.12 17:20 수정|2024.11.15 10:10
평화와 통일의 시작점은 청소년입니다. 학교와 교실입니다. 충남의 학교와 교실에서는 분단의 선(線)을 넘어 남북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수업과 토론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2024 충남학교 통일교실'(오마이뉴스-충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로 평화통일 교육 현장을 들여다보았습니다. * 이 기사는 충남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편집자말]

▲ 서천 동강중학교 학생들이 서천 지역 유일의 생존 참전용사인 김남수 6.25참전유공자회 서천군지회장을 초청해 직접 전쟁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갖고 있다. ⓒ 동강중학교


충남 서천 동강중학교가 독창적인 '나라 사랑 멥버십(MEMBERSHIP)'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흥미롭게 평화와 통일 교육을 해 주목받고 있다.

동강중학교의 '나라 사랑 멤버십' 프로그램은 신용카드와 유사한 플라스틱 카드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평화통일 관련 활동에 참여할 때마다 카드 뒷면에 스티커를 붙이고, 스티커를 모두 모으면 '동강 아너스 멤버'로 승급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 매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이옥진 교사는 "학생들이 지갑에 카드를 가지고 다니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반응이 매우 좋다"라며 "평화통일 의식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 서천 동강중 학생들이 유엔 참전국 청년 홍보대사인 캠벨 에이시아로부터 유엔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동강중


학생들이 플라스틱 카드에 스티커를 붙일 수 있게 다양한 행사도 운영하고 있다.

6.25를 전후해서는 서천 지역 유일의 생존 참전용사인 김남수 6.25참전유공자회 서천군지회장을 초청해 전쟁 이야기를 직접 듣는 '나라사랑 6.25 바로알기 강연', 유엔 참전국 청년 홍보대사(켐벨 에이시아)로 부터 유엔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듣는 '캠벨 에이시아와 함께하는 참전병사 이야기' 시간을 가졌다. 이어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벨기에 참전용사 레옹 보스케의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벨기에 가족에게 편지를 전달했다.

또 '평화통일, 6.25전쟁, 유엔 참전국 사진전', '유엔 참전국 국기 그리기 및 감사 영상 제작', '평화통일, 독도 우표 만들기' 시간도 마련했다. 특히 우표만들기는 통일, 독도, 호국 등의 주제로 우표를 디자인했다. 우수작은 실제 우체국의 '나만의 우표' 시스템을 통해 제작되어 학생들에게 배부돼 큰 인기를 끌었다.

▲ 동강 학생들이 유엔 참전국 국기 그리기 및 감사 영상 제작하고 있다. ⓒ 동강중


▲ 동강중 학생들이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벨기에 참전용사 레옹 보스케의 묘소를 찾아 직접 헌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벨기에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 동강중


이밖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헌장, 암호를 찾아라'이란 제목의 비대면 수업과 '재한 유엔 기념공원 온라인 헌화 및 추모글 남기기'도 진행했다. '암호를 찾아라'는 온라인으로 독립군의 암호를 풀어 임시 헌장을 해독하는 체험 수업이고, '추모글 남기기'는 온라인으로 헌화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추모글을 남기는 수업이다.

학생들이 남긴 추모글도 인상적이다.

"레옹 보스케(유엔 참전 용사) 님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습니다.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들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안소언 학생)

"6.25 전쟁의 아픈 역사와 참전용사분들의 수 많은 이야기를 들으니, 지금이 너무나 소중해졌습니다. 희생을 잊지 않고 여러 활동을 통해 기억하겠습니다" (노온유 학생)

▲ 이옥진 교사는 "세계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기르는 데 목표를 두고 학생들이 평화의 가치를 이해하고,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고민하도록 힘썼다"고 말했다. ⓒ 동강중


이옥진 교사는 "애국심이나 평화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방식이 아닌 평화와 상생의 가치를 함께 체험하고 나누는 교육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단순히 역사와 통일 문제를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세계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기르는 데 목표를 뒀다"라며 "학생들이 평화의 가치를 이해하고,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고민하도록 힘썼다"고 설명했다.

동강중학교는 2학기에는 DMZ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또 벨기에 참전 용사 가족을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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