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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사람들 "김복동 기억하며 평화의소녀상 세워"

14일 오전 양산도서관 입구 제막식, 문재인 전 대통령 등 2728명 참여

등록|2024.08.13 16:45 수정|2024.08.13 16:45
 

▲ 양산 평화의소녀상 제막 행사 ⓒ 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면서 인권평화운동가인 고 김복동(1926~2019) 할머니를 기억하는 경남 양산 사람들이 '평화의소녀상'을 세운다.

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원회(상임대표 박미해)는 일본군위안부기림일인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양산도서관 입구에서 평화의소녀상 제막식을 연다고 13일 밝혔다.

양산 평화의소녀상은 '시민의 힘'으로 세워진다. 2023년 3월 8일 추진위가 출범한 지 17개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한 것이다. 추진위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2728명이 참여해 총 8835만5178원이 모아졌다고 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시민모금에 1만 원씩 참여를 하기로 했는데, 그 금액보다 많이 낸 사람들도 있다"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가장 많은 금액을 낸 참여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1992년에 시작돼 30년을 넘기며 진행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는 것이 진실의 문제이고 정의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9년 김복동 할머니의 부고를 듣고서 우리는 허둥거렸다. 양산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역사책이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이야기만이 아닌 우리가 사는 양산에 실재하고 여전히 현존하는 아픈 상처임을 너무 늦게 알았다"라고 회고했다.

양산 출신인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히고, 1993년 유엔인권위원회에 일본의 전쟁 범죄와 피해 사실 증언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을 돌며 전쟁 없는 세상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렸다.

또 고인이 2012년 설립한 나비기금은 전시 성폭력 피해를 당하는 세계의 여성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2016년 설립한 김복동장학기금은 전쟁과 분단의 상흔으로 남은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추진위는 "김복동 할머니는 시대의 아픔을 넘어서 희망의 나비가 됐다"라며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해서 양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과 김복동 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양산시민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수요일마다 모금 운동을 하러 거리로 나섰다"라고 했다.

이어 "모금의 첫 기부자는 학교 행사에서 모금한 돈을 아낌없이 내어준 학생들이었다"라며 "엄마 손 잡고 다가와 후원금을 모금함에 넣고 가는 어린이, 횡단보도를 성큼 건너와서 모금함에 돈을 넣던 아저씨, 장을 보고 가던 길을 돌아와서 기부해 주신 아주머니, 주머니에서 꾸깃한 돈을 꺼내 넣으며 용돈 받으면 또 오겠다는 청소년, 휠체어를 타고 지나며 매번 얼마씩의 돈을 넣어주시던 장애인 할아버지, 유인물을 유심히 보다가 어눌한 한국어로 물어오던 이주민들까지 함께했다"라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피해자에 머물지 않고 인권평화운동가로서 타인의 아픔까지 보듬어 주신 김복동 할머니의 삶과 정신을 꼭 이어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추진위는 이날 오전 11시 양산도서관 시청각실에서 기림일 기념식을 갖고, 이후 도서관 입구에서 제막식을 거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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