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민들의 반대에도 대구시는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표지판을 설치했다.

대구시는 14일 오전 동대구역 광장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강대식 국회의원, 윤석준 동구청장,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박정희 광장 표지판 제막식을 가졌다.

제막식에 앞서 시민단체들과 지역 5개 야당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을 여론수렴도 없이 박정희광장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동상도 세우려 한다"며 규탄했다.

이들은 홍준표 시장을 향해 "일제의 식민지배에 맞선 민족독립운동의 성지이자 이승만 독재에 맞서 해방 후 첫 민주화운동을 일으킨 대구에 친일과 독재의 상징인 박정희의 망령을 불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1960년대 근대화의 시발점이 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기리기 위해 동대구역 앞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고 했다.

동대구역 광장에 세워진 박정희 광장 표지판은 폭 0.8m, 높이 5m에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과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서체를 적용한 '박정희광장'이란 글씨가 써 있다.

또 올해 연말까지 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설치하고 내년에는 박정희 공원 조성과 공원 내 동상 설치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산업화 정신은 지금의 대구와 대한민국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