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차려야 좋은 아내? 여성 변호사 이혼 선언에 쏟아진 비난
[드라마 인물 탐구생활 107] SBS <굿 파트너> 은경과 유리
"제 사건이 가정 내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다시 말해 국민들에게 필요한 판례를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상반되는 캐릭터의 두 여성 변호사 은경(장나라)과 유리(남지현)의 이야기를 담은 SBS 드라마 <굿 파트너>(금토 오후 10시 방영). 5회 말미 은경은 자신의 이혼 재판에 몰려든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은경이 자신의 이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 장면이 나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은경과 은경의 변호를 맡은 유리 둘 모두 가부장 사회의 성역할 이분법과 불평등한 결혼에 상처 입은 여성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은경이 이혼을 결심한 것과 유리가 이 소송을 선뜻 맡은 건 이들이 자신들의 아픔을 직면하고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여겨졌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정말로 시청자들에게도 '필요한 판례'를 제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은경, 이중잣대에 갇힌 인물
은경은 유명한 이혼 전문 변호사다. 대형 로펌 대정의 간판 변호사이자, 각종 방송 출연으로 대중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후배 변호사 우진(김준환)에 따르면 은경은 여성 변호사가 별로 없던 시절 "어떻게 여자가 남자랑 동등하게 싸워요?"라고 묻는 의뢰인에게 "동등하게 안 싸우죠. 우위에서 싸웁니다"라고 답했던 멋지고 당찬 여성이다. 이런 자신감 있는 태도와 현실적인 분석으로 자신만의 입지를 다져온 은경을 대정의 직원들은 존경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런데 은경이 남편 지상(지승현)의 외도로 인해 이혼을 결심하자, 다른 잣대로 은경을 평가하기 시작한다. 그토록 은경을 추켜세우던 로펌의 대표 대규(정재성)는 "차은경 회사에서나 인재지 회사 밖에선 최악인 여자야. 그러니까 남자가 바람나지"라며 비난한다(5회). '멋진 아내'라고 은경을 응원하던 남편 지상은 이혼 소송을 앞두고 은경을 공격하며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어떤 엄마였는지 내가 다 까발리면 당신 괜찮겠어?" (4회)
그는 내연녀와 사라(한재이)가 차려준 밥을 먹으면서 종종 "차은경한테는 이런 밥 한 번 얻어 먹어보지 못했다"고 은경을 힐난한다.
이는 은경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을 바라보는 세상의 이중잣대에 가로막혀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들이었다.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여성의 성취는 언제든 비난의 대상이 되는 가부장제의 그 시선 말이다. 은경은 회사에서는 돈을 잘 벌어오는 상품으로 도구화되고, 가족 안에서는 아이를 잘 키우고, 남편 내조를 해야 하는 도구로 여겨져 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정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남편의 외도조차 그녀의 잘못인 것처럼 포장되고 만다. 그토록 당당한 은경도 '대상화된' 여성의 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유리, 바람난 아버지와 희생적인 어머니 사이에 갇힌 인물
유리는 부모의 결혼생활을 지켜보며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의 자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성장한 인물이다.
유리의 아버지는 바람을 피워왔고, 어머니 경숙(서정연)은 이를 이해해 보려 애써왔다. 경숙의 인내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유리와 경숙을 떠나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2회 말미 회상 장면에서 유리는 경숙과 함께 아버지의 장례식장을 방문하고, 경숙은 회한 어린 눈물을 흘린다. 가족을 배신한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통곡하는 경숙이 유리는 안쓰러우면서도 의아스럽다.
변호사가 된 후에도 유리는 종종 경숙을 혼란스럽게 바라본다. 자신에게 반찬을 가져다주면서 "아빠가 그랬잖아. 자나 깨나 유리 잘 챙겨먹이라고"하면서 외도한 남편을 떠올리고 "식구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만 한 줄 알았는데 내 뒤통수라도 치고 죽어서 다행이다 싶어"라고 말하는 엄마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게다가 "아빠 바람피웠을 때 왜 이혼 안 하려고 했어?"라는 유리의 질문에 경숙은 "공부 잘하는 네가 나 때문에 괜히 피해 볼까 봐 망설였지"라고 답한다(3회).
아마도 유리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어머니에 대한 안쓰러움 답답함, 죄책감 등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성장했을 것이다. 실제로 유리는 아버지의 죽음 앞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배신한 사람이 떠났다'고만 생각한다. 또한, 어머니의 헌신에 안쓰러워하면서도 "어떻게 바람피운 아빠 때문에 내가 피해를 본 게 아니라 이혼을 선택한 엄마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냐"며 경숙을 답답해 한다.
이런 복잡한 감정들은 유리가 연애조차 시도하지 않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사랑과 연애가 자신을 엄마와 같이 '답답한' 자리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을 테니 말이다. 또한, 유리는 이혼 사건들을 맡으면서 자꾸만 개인적인 감정을 의뢰인들에게 투사하는데 이 역시 부모의 결혼생활을 보며 혼란스러웠던 감정들이 정리되지 못한 탓이 크다. 유리는 부모의 불평등한 결혼생활과 그로 인한 혼란스러움으로 일과 사랑 모두에서 방어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결혼생활에 중요한 건 '평등'
이처럼 은경과 유리는 가부장 사회의 불평등한 성역할과 이에 따른 결혼생활이 얼마나 위태한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인물이다. 은경은 여성을 바라보는 이중잣대에 저울질당하고 있고, 유리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어머니에 대한 혼란스러운 감정을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즉, '평등하지 않은 결혼'으로 인해 둘 다 고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드라마 초반 등장한 의뢰인들의 사연 역시 이분화된 성역할과 이에 따른 불평등을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3회에는 수십 년을 남편의 폭력 속에 살아오면서도 이혼하지 못하는 의뢰인이 등장한다. 성인이 된 딸은 엄마가 이혼해 행복해지길 바라지만, 엄마는 '딸의 결혼'이 마음에 걸리고 '남편이 밥도 못 챙겨 먹을까 봐' 걱정한다. '돌봄'이라는 가부장제의 성역할에 완전히 사로잡혀 산 이 여성은 결국 폭력 남편에게 돌아가고 만다.
4회에는 '가장'의 역할에 충실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며 돈을 벌어 외국에 있는 아이들과 아내를 뒷바라지하지만 이혼하게 되는 아버지의 사연이 나온다. 이 역시 '가장'이라는 가부장제의 역할에 지나치게 충실했다 오히려 고통을 겪은 경우다. 이 의뢰인은 "가장으로서 나 이 정도 된다는 인정욕구도 있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 두 사연은 '내면화된 가부장제의 목소리'가 얼마나 한 개인의 삶을 옥죄는지 잘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한편, 2회에는 '모성'을 돌아볼 수 있는 사연이 나오기도 했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하면서 20억 위자료에 자녀 양육권을 내주기로 합의하는 엄마가 등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리는 "어떻게 20억과 자녀를 바꾸냐"며 의아해한다. 하지만, 은경은 '당위적인 모성'보다 20억이라는 현실을 선택한 의뢰인을 응원해 준다. 그리고 이 현실적인 선택 덕분에 이 의뢰인 여성은 훗날 아이들과의 관계도 더 잘 이어간다.
이 사건들을 다루면서 은경은 이런 말들을 한다.
"자식을 위해 20억을 선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봤어?" (2회)
"이제 '가장'이 아니라는 거 받아들이세요." (4회)
이는 가부장제에서 부과한 당위들에 의문을 달 때 행복해질 수 있음을 강조한 말들이었다.
나는 은경이 자신의 이혼 재판을 통해서 이 말들을 실천했으면 좋겠다. 엄마와 아내로서의 자리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가부장제의 시선으로 비난해 올 남편 측에 맞서 엄마도 이혼을 선택할 수 있고 이 선택으로 엄마가 행복해지는 게 자녀에게도 좋은 일임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편 측의 논리가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 증명해냈으면 한다. 그래서 가부장제의 이분화된 성역할과 이로 인한 불평등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은경은 자신을 구속해 온 이중잣대의 부당함을 증명해 내고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유리 역시 부모의 결혼생활을 지켜보며 갖게 된 심리적 갈등과 두려움을 재판을 통해 직면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나아가 정말로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판례'를 남기게 되지 않을까.
파리 올림픽 후 방영을 재개하는 <굿 파트너>가 '평등한 결혼생활'에 대한 중요한 질문들을 던져주길 기대해 본다.
상반되는 캐릭터의 두 여성 변호사 은경(장나라)과 유리(남지현)의 이야기를 담은 SBS 드라마 <굿 파트너>(금토 오후 10시 방영). 5회 말미 은경은 자신의 이혼 재판에 몰려든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은경, 이중잣대에 갇힌 인물
▲ SBS 드라마 <굿파트너>의 한 장면 ⓒ SBS
은경은 유명한 이혼 전문 변호사다. 대형 로펌 대정의 간판 변호사이자, 각종 방송 출연으로 대중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후배 변호사 우진(김준환)에 따르면 은경은 여성 변호사가 별로 없던 시절 "어떻게 여자가 남자랑 동등하게 싸워요?"라고 묻는 의뢰인에게 "동등하게 안 싸우죠. 우위에서 싸웁니다"라고 답했던 멋지고 당찬 여성이다. 이런 자신감 있는 태도와 현실적인 분석으로 자신만의 입지를 다져온 은경을 대정의 직원들은 존경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런데 은경이 남편 지상(지승현)의 외도로 인해 이혼을 결심하자, 다른 잣대로 은경을 평가하기 시작한다. 그토록 은경을 추켜세우던 로펌의 대표 대규(정재성)는 "차은경 회사에서나 인재지 회사 밖에선 최악인 여자야. 그러니까 남자가 바람나지"라며 비난한다(5회). '멋진 아내'라고 은경을 응원하던 남편 지상은 이혼 소송을 앞두고 은경을 공격하며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어떤 엄마였는지 내가 다 까발리면 당신 괜찮겠어?" (4회)
그는 내연녀와 사라(한재이)가 차려준 밥을 먹으면서 종종 "차은경한테는 이런 밥 한 번 얻어 먹어보지 못했다"고 은경을 힐난한다.
이는 은경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을 바라보는 세상의 이중잣대에 가로막혀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들이었다.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여성의 성취는 언제든 비난의 대상이 되는 가부장제의 그 시선 말이다. 은경은 회사에서는 돈을 잘 벌어오는 상품으로 도구화되고, 가족 안에서는 아이를 잘 키우고, 남편 내조를 해야 하는 도구로 여겨져 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정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남편의 외도조차 그녀의 잘못인 것처럼 포장되고 만다. 그토록 당당한 은경도 '대상화된' 여성의 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유리, 바람난 아버지와 희생적인 어머니 사이에 갇힌 인물
▲ SBS 드라마 <굿파트너>의 한 장면 ⓒ SBS
유리는 부모의 결혼생활을 지켜보며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의 자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성장한 인물이다.
유리의 아버지는 바람을 피워왔고, 어머니 경숙(서정연)은 이를 이해해 보려 애써왔다. 경숙의 인내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유리와 경숙을 떠나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2회 말미 회상 장면에서 유리는 경숙과 함께 아버지의 장례식장을 방문하고, 경숙은 회한 어린 눈물을 흘린다. 가족을 배신한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통곡하는 경숙이 유리는 안쓰러우면서도 의아스럽다.
변호사가 된 후에도 유리는 종종 경숙을 혼란스럽게 바라본다. 자신에게 반찬을 가져다주면서 "아빠가 그랬잖아. 자나 깨나 유리 잘 챙겨먹이라고"하면서 외도한 남편을 떠올리고 "식구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만 한 줄 알았는데 내 뒤통수라도 치고 죽어서 다행이다 싶어"라고 말하는 엄마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게다가 "아빠 바람피웠을 때 왜 이혼 안 하려고 했어?"라는 유리의 질문에 경숙은 "공부 잘하는 네가 나 때문에 괜히 피해 볼까 봐 망설였지"라고 답한다(3회).
아마도 유리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어머니에 대한 안쓰러움 답답함, 죄책감 등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성장했을 것이다. 실제로 유리는 아버지의 죽음 앞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배신한 사람이 떠났다'고만 생각한다. 또한, 어머니의 헌신에 안쓰러워하면서도 "어떻게 바람피운 아빠 때문에 내가 피해를 본 게 아니라 이혼을 선택한 엄마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냐"며 경숙을 답답해 한다.
이런 복잡한 감정들은 유리가 연애조차 시도하지 않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사랑과 연애가 자신을 엄마와 같이 '답답한' 자리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을 테니 말이다. 또한, 유리는 이혼 사건들을 맡으면서 자꾸만 개인적인 감정을 의뢰인들에게 투사하는데 이 역시 부모의 결혼생활을 보며 혼란스러웠던 감정들이 정리되지 못한 탓이 크다. 유리는 부모의 불평등한 결혼생활과 그로 인한 혼란스러움으로 일과 사랑 모두에서 방어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결혼생활에 중요한 건 '평등'
▲ SBS 드라마 <굿파트너>의 한 장면 ⓒ SBS
이처럼 은경과 유리는 가부장 사회의 불평등한 성역할과 이에 따른 결혼생활이 얼마나 위태한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인물이다. 은경은 여성을 바라보는 이중잣대에 저울질당하고 있고, 유리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어머니에 대한 혼란스러운 감정을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즉, '평등하지 않은 결혼'으로 인해 둘 다 고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드라마 초반 등장한 의뢰인들의 사연 역시 이분화된 성역할과 이에 따른 불평등을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3회에는 수십 년을 남편의 폭력 속에 살아오면서도 이혼하지 못하는 의뢰인이 등장한다. 성인이 된 딸은 엄마가 이혼해 행복해지길 바라지만, 엄마는 '딸의 결혼'이 마음에 걸리고 '남편이 밥도 못 챙겨 먹을까 봐' 걱정한다. '돌봄'이라는 가부장제의 성역할에 완전히 사로잡혀 산 이 여성은 결국 폭력 남편에게 돌아가고 만다.
4회에는 '가장'의 역할에 충실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며 돈을 벌어 외국에 있는 아이들과 아내를 뒷바라지하지만 이혼하게 되는 아버지의 사연이 나온다. 이 역시 '가장'이라는 가부장제의 역할에 지나치게 충실했다 오히려 고통을 겪은 경우다. 이 의뢰인은 "가장으로서 나 이 정도 된다는 인정욕구도 있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 두 사연은 '내면화된 가부장제의 목소리'가 얼마나 한 개인의 삶을 옥죄는지 잘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한편, 2회에는 '모성'을 돌아볼 수 있는 사연이 나오기도 했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하면서 20억 위자료에 자녀 양육권을 내주기로 합의하는 엄마가 등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리는 "어떻게 20억과 자녀를 바꾸냐"며 의아해한다. 하지만, 은경은 '당위적인 모성'보다 20억이라는 현실을 선택한 의뢰인을 응원해 준다. 그리고 이 현실적인 선택 덕분에 이 의뢰인 여성은 훗날 아이들과의 관계도 더 잘 이어간다.
이 사건들을 다루면서 은경은 이런 말들을 한다.
"자식을 위해 20억을 선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봤어?" (2회)
"이제 '가장'이 아니라는 거 받아들이세요." (4회)
이는 가부장제에서 부과한 당위들에 의문을 달 때 행복해질 수 있음을 강조한 말들이었다.
나는 은경이 자신의 이혼 재판을 통해서 이 말들을 실천했으면 좋겠다. 엄마와 아내로서의 자리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가부장제의 시선으로 비난해 올 남편 측에 맞서 엄마도 이혼을 선택할 수 있고 이 선택으로 엄마가 행복해지는 게 자녀에게도 좋은 일임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편 측의 논리가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 증명해냈으면 한다. 그래서 가부장제의 이분화된 성역할과 이로 인한 불평등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은경은 자신을 구속해 온 이중잣대의 부당함을 증명해 내고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유리 역시 부모의 결혼생활을 지켜보며 갖게 된 심리적 갈등과 두려움을 재판을 통해 직면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나아가 정말로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판례'를 남기게 되지 않을까.
파리 올림픽 후 방영을 재개하는 <굿 파트너>가 '평등한 결혼생활'에 대한 중요한 질문들을 던져주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송주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a href="https://blog.naver.com/serene_joo" target="_blank" class=autolink>https://blog.naver.com/serene_joo</a>)와 브런치(<a href="https://brunch.co.kr/@serenity153" target="_blank" class=autolink>https://brunch.co.kr/@serenity153</a>)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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