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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등원 거부에 국민의힘 내부 분란마저... 거제시의회 정상화 '난망'

추경 예산과 의회 동의안 의결 안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등록|2024.08.14 15:03 수정|2024.08.14 15:03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합의서 이행을 촉구하며 등원거부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 7월 31일 국민의힘과 무소속 의원들이 의장·부의장 선거를 강행했다. ⓒ 거제시의회

 
거제시의회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등원 거부로 파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7월 31일 속행한 의장·부의장 선거 휴유증으로 국민의힘 내부 분열마저 발생해 의회 정상화를 위한 해법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국민의힘 시의원 7명은 지난 7월 31일 무소속 시의원 2명과 함께 후반기 의장·부의장 선출을 강행했다. 민주당 시의원 7명이 불참해도 의결 정족수 9명을 충족해 가능했다.

선거 결과는 6표를 득표한 신금자(국) 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 전반기 의장을 맡았던 윤부원(국) 의원은 2표에 그쳤고 기권이 1표 나왔다. 문제는 의장 선거 직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분열이 발생한 것이다.

의장·부의장 선출 다음날 국힘 시의원 4명은 상임위원장 선거에 불참했다. 윤부원(국)·정명희(국)·김선민(국)·조대용(국) 의원이 불참해 예정돼 있던 상임위원장 3석 선출은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다다음날에는 김선민·조대용 의원은 출석했으나 윤부원·정명희 의원이 불출석해 역시 의결 정족수 미달로 상임위원장 선출 없이 폐회하게 됐다.

이를 두고 불출석한 이유에 대해 의견들이 분분했다. 의장 선거 결과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지만, 윤 의원이 2표 득표에 그쳤는데 갑자기 4명이 불참한 이유가 의아해지는 대목이다.

불참에 대해 김선민 의원은 "여야 협상 과정에 대한 실망 등 여러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이해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조대용 의원은 "가족 모임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상임위 선거가 갑자기 잡히면서 시간을 못 맞췄다"고 해명했다. 정명희 의원은 몇 차례 전화와 문자에도 응답이 없어 입장을 듣지 못했다.

지역 당협 위원장인 서일준 국회의원이 나서 보지만 역부족이었다. 서 국회의원은 의장 선거 직후에 국힘 시의원과 도의원이 참석하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신금자 의장이 당선됐으니 신 의장을 중심으로 단합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윤 의원은 간담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당내 분란은 정리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급해진 건 거제시다. 의회 동의와 의결을 받아야 할 긴급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원래 연간 일정으로 계획되어 있는 8월 26일 임시회에서는 1조 3810억 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 심사·의결과 '통영시화장장 공동사용에 대한 의회 동의안', '수월대대이전 및 양여부지 개발사업 협약서 변경 동의안', '수월대대이전 및 양여부지 공유재산 처분 동의안'이 올라가 있으나 기한 내 의결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8월 말까지 수월대대 양여부지 처분 동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거제시는 사업자와의 계약 이행이 어렵게 되고 이는 또 다른 손해를 불러올 수 있다.

기획예산실 실장은 "수월대대 이전과 관련해서 양여재산 처분 동의안이 의회 승인이 나야 8월 말일까지 사업자와 계약을 이행할 수 있는데, 의회 파행으로 계약이 미뤄지면 사업자는 재정적 피해와 부도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겠냐"며 "거제시가 계약 불이행에 따른 피해구상권 청구의 책임도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조 3000억대 추경이 제때 의결되지 못하면 하반기 사업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며, 통영화장장 공동사용 협약에 따른 일시금 98억 원 납부가 시급한 사항이다"고 덧붙였다.
 

▲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의장단 선출 관련한 합의안 이행을 촉구하며 지난 7월 18일부터 등원거부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 이면합의서가 드러나면서 8월 1일부터 천막농성을 14일째 진행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

 
신금자 의장은 상임위원장 선출과 의장단 구성, 의회 정상화가 절실하나 민주당에 더해 국힘 의원들의 분열까지 발생해 내외적으로 난관에 처했다.

신 의장 포함 7명 시의원은 임시회 개원을 요청하며 13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시도했으나 하루 전날인 12일 이를 전격 철회해야만 했다.

철회 사유는 '당초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였던 김영규 의원 외 6명 전원의 임시회 소집 요구 철회'가 공식적 이유지만 실상은 개원 요청 서명한 7명 이외에는 참석 의사가 없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 할 것으로 판단해 철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원을 요청한 7명 시의원은 김영규(국)·조대용(국)·김동수(국)·신금자(국)·정명희(국)·양태석(무)·김두호(무) 의원이다. 국힘 소속의 윤부원·김선민 의원은 개원 요청에서 빠졌다. 합의 대상이 민주당 뿐 아니라 국힘 내부에도 발생한 셈이다.

윤 의원은 "시민들의 바람은 여야 협치다. 여야 협치가 안 된 이상 본회의에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언론을 통해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상임위원장 3석은 모두 야당에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국힘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은 사항이다. 민주당 등원에는 동감이지만 상위위원장 3석을 전부 민주당에 양보하는 것에는 의견을 달리하는 분위기다. 의원 개개인들도 각자 상임위원장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힘 협상 대표단인 김영규 의원에게 협상안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김 의원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신 의장은 "의원 개인이 혼자 찍는 투표에 대해 어떻게 내가 (상임위 3석을 야당에 준다는) 약속을 할 수 있나? 그런 헛약속은 하면 안 되는 거다"고 선을 긋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장 선거 후 지난 12일 처음으로 국민의힘과 협상테이블에서 만났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안 불이행과 일방적 의장·부의장 선출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태열 민주당 협상대표는 "12일 국민의힘 협상단과 만나서 사과가 우선돼야 하는 입장을 전했으나 다음날인 13일 국민의힘 김영규 협상대표로부터 '당의 공식적 사과는 힘들다. 유감 표명 정도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국힘이 사과도 하지 않는데 민주당도 의회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 아니냐. 협상이 더 이상 진척되기 어려운 사정이다"고 말했다.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시의원 사퇴와 서일준 국회의원 사죄하라는 현수막을 걸고 등원 거부와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 분열, 그리고 시의원간 감투 다툼이 뒤섞여 타협의 실마리 찾기가 난망한 상황에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 전가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거제뉴스광장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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