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TK에서도 갈라진 제79회 광복절 기념식

야당과 시민단체 별도 기념식 가져, 광복회 경북도지부는 도 기념식 불참 통보했다가 참석

등록|2024.08.15 19:00 수정|2024.08.15 19:00
 

▲ 대구시는 15일 오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열었다. ⓒ 대구시

 
윤석열 대통령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과 홍준표 대구시장의 동대구역 광장 명칭 변경에 반발한 야당이 제79주년 광복절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대구에서도 반쪽 행사가 열렸다.

대구시는 15일 오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해 기관·단체장, 광복회원, 보훈단체장 등 500며 명이 참석해 광복절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광복회 대구지부도 대구시의 광복절 행사에 참여했다.

경축식은 시립국악단의 '창작무 타&무' 공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기념사, 독립유공자 포상, 경축사, 축하공연,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홍준표 시장은 "지금 우리는 자주 독립을 위한 애국지사와 순국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자유와 번영을 누리고 있다"며 "조국 독립과 국가 재건, 경제 번영의 과정에서 대구는 늘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구는 구국운동 정신, 2.28 자유정신, 박정희 산업화 정신이 함께 있는 도시"라며 "이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통해 대한민국 중심축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 시장과 강은희 교육감,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보훈단체 관계자 등은 이날 오전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낮에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위업을 기리는 타종행사를 열었다.

민주당 대구시당과 독립유공단체, 별도 기념식 가져
 

▲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고 현판을 설치한데 반발해 15일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국립신암선열공원에서 별도의 행사를 가졌다. ⓒ 민주당대구시당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전날 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는 표지판을 세운 데 반발해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시당 관계자들과 지역위원장 등이 함께 신암선열공원에서 자체 광복행사를 가졌다.

대구민주당은 "국정의 실패를 우경화를 통해 국민 편가르기로 극복하려는 최악의 국정운영 방식"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 "광복절 전날 박정희 광장 현판식을 가지고 친일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나라를 파는 매국노나 할 짓이다. 박정희는 황국신민으로 살아가길 맹세한 사람"이라며 "그런 황국신민을 광장까지 만들어 대구를 다시 산업화 중심 도시로 만든다는 황당한 발상 자체가 한심할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허소 대구시당위원장은 "대구는 독립 조국의 정신을 불어넣은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이고 민주화의 역사도 선도해온 도시"라며 "해방 이후 첫 민주화 운동인 2.28민주운동을 비롯하여 미군정의 식량 공출 정책에 항의해 시위에 나선 10월 항쟁과 87년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로 정의와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살아 숨 쉬는 도시"라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이러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바탕으로 대구는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역사적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대구 시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는 1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못 수상무대에서 다양한 공연으로 광복절 79주년을 기념했다. ⓒ 이진련

 
대구를 연구하는 모임 구구단(究丘團)은 이날 오전 대구근대골목 이상화·서상돈 고택 앞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광복 노래 부르기' 행사를 가졌다.

시민광복합창단은 이상화 시인의 시 '대구행진곡'에 곡을 붙인 '대구행진곡'과 대구 달성 화원 출신 독립운동가 이두산 장군의 '광복군행진곡'을 합창했다.

이어 최봉태 (사)백산우재룡선생 기념사업회장과 정만진 현진건학교 교장이 '광복이야기'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에는 수성못 수상무대에서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주최로 '나도 대구의 독립운동가'를 주제로 한 광복 79주년 기념공연이 열린다. 청소년 플래시봅과 8호 감방의 노래, 진도북춤, 한국무용 창작작품 등으로 진행됐다.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는 이날 행사가 '나라의 빛'을 되찾기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고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함께 광복 79주년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우대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장은 "서울에서 두쪽으로 나눠져 광복절 행사를 한 것이 안타깝다"며 "헌법 전문에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의 법통을 부정한 김형석을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을 강행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반민족적이고 대한민국 역사를 송두리째 뒤집으려는 친일사관을 가진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고위직에 있는 것은 독립운동가 자손으로서 비통할 따름"이라며 "독립운동가들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라고 비판했다.

광복회 경북지부, 경북도 기념식 불참 통보했다가 참석
 

▲ 경상북도는 15일 오전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9회 광복절 기념식을 열었다. ⓒ 경상북도

 
경상북도는 이날 오전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광복회 경북도지부장, 보훈단체장, 기관단체장, 독립유공자 등 600여 명이 참석해 광복절 행사를 진행했다.

당초 광복회 경북지부는 뉴라이트 출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대해 경북도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불참할 예정이었지만 14개 시·군 지회 중 일부 지회가 번복하면서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기념식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독립유공자 고 부태담 선생의 손자 부순홍님 등 5명에게 대통령 표창이 수여되고 국가상징 선양 유공자 민간인 5명, 공무원 5명에게는 도지사 표창을 수여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수천, 수만의 독립지사들의 발자취 위에서 온 겨레의 단합된 힘으로 대한민국 역사의 기틀을 만들어 왔듯이 경상북도가 도민들의 뜻을 묻고 모두가 공감하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통해 지방을 살리는 새로운 물꼬를 터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