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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희망버스 "유족과 온몸으로 함께 싸워나갈 것"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 행사 열려 ... 경남 등 곳곳에서 참여

등록|2024.08.17 17:58 수정|2024.08.18 00:36

▲ 민주노총은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를 열고 화성시청 앞까지 거리행진한 뒤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아리셀 중대재해 진상을 규명하라. 유족 참여 보장하는 민관합동조사 실시하라. 아리셀 박순관 대표를 즉각 구속하라. 차별없는 피해자 권리 보장하라.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투쟁으로 쟁취하자.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위장도급 불법파견 강력하게 처벌하라. 불법파견 파견지옥 파견법을 폐지하라. 이주노동자의 실질 안전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55일 전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23명 일하던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 앞에 선 노동자‧시민들이 이같이 외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17일 오후 아리셀 앞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를 열고 화성시청 앞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 민주노총은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를 열고 화성시청 앞까지 거리행진한 뒤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1차 전지공장에서 6월 24일 오전 10시 31분경 발생한 화재로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가운데 이주노동자가 18명이었다. 아직까지 진상규명이나 피해자 배‧보상 등 여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동‧시민사회진영이 희망버스를 운행한 것이다.

이날 희망버스에는 제주, 경남, 부산, 울산부터 서울에 이르기까지 전국 주요 도시에서 노동자와 시민들이 버스를 타고 모였고, 주죄측 추산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부터 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추모춤(서정숙 등), 임정득 밴드 공연을 했고, 4‧16합창단이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불렀으며, 발언이 이어졌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참사가 발생한 지 55일이 지났지만 정부는 달랑 2장 짜리 특별근로감독 결과와 백화점식 맹탕 대책만 발표했다. 위장도급과 불법파견 대책은 눈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화학폭발사고 대책도, 위험성 평가 대책도, 제조업 산단의 안전대책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아리셀 참사 이전부터 추진하던 각종 맹탕 대책으로 숫자만 늘리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다시 한번 유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노동자 시민을 우롱했다"라며 "위험의 외주화, 위장도급 불법파견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실질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는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유족들과 온몸으로 함께 싸워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민주노총은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를 열고 화성시청 앞까지 거리행진한 뒤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은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를 열고 화성시청 앞까지 거리행진한 뒤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송성영 전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목숨을 잃은 23명 노동자의 영정사진을 마주하며 가슴이 미어지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누가 이 무고한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 갔는가"라며 "바로 이 정부의 반노동 반인권적인 위험한 작업의 외주화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행태는 도대체 생명의 존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55일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양한웅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피해자 유족들은 절규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아직도 까맣게 그을려 있는 아리셀 참사 현장에서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올리고 49재를 지냈다"라며 "바닥에 엎드려 가슴을 치며 통곡하던 유족들의 그 분노와 정말을 잊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참사에 책임이 있는 이들이 희생자 가족에게 와서 진심 어린 사죄를 해야 함에도 아리셀, 대한민국정부, 그 누구도 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 유족들이 요구하는 것은 우리의 가족들이 왜 어떻게 죽었는가를 알고 싶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희망버스에는 이주노동자들도 참여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주노동자가 위험한 노동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은 기업의 이윤 수단으로만 이용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얼마 전 '외국인 근로자 및 소규모 사업장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만으로 이주노동자의 산재 사망사고를 막을 수 없다. 이주노동자도 같은 사람으로서 같은 노동자로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정부와 사업주들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은 필요로 하지만 생명과 안전에 대한 권리는 박탈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서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은 "참사가 발생한지 55일이 지났으나 사측과 유가족이 진행한 교섭은 30분간 진행된 단 한 차례 뿐이었다. 현재까지 사측의 회피로 2차 교섭은 아예 잡히지 않고 있다"라며 "이번 교섭은 단지 정당한 배‧보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측이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진상규명 요청에 성실히 응하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포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측은 교섭을 회피하고 유가족에게 불법적인 방식으로 개별 합의만을 종용하고 있다", "이번 참사에 희생된 노동자들 대다수가 고위험 소규모 사업장, 불안정한 고용, 언어와 문화 문제까지 삼중고에 노출된 이주노동자들이다", "책임에 맞은 진심 어린 사과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애도의 출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아리셀 공장 앞에서 추모분향소를 참배하고 추모대회를 별도로 열었다.

희망버스는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크레인에서 고공농성했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살리기 위해 첫 운행되었고, 이후 여러 투쟁 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 민주노총은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를 열고 화성시청 앞까지 거리행진한 뒤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은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를 열고 화성시청 앞까지 거리행진한 뒤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은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를 열고 화성시청 앞까지 거리행진한 뒤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은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를 열고 화성시청 앞까지 거리행진한 뒤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 앞에서 “희망버스 추모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 앞에서 “희망버스 추모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 앞에서 “희망버스 추모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 앞에서 “희망버스 추모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 앞에서 “희망버스 추모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 앞에서 “희망버스 추모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 앞에서 “희망버스 추모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 앞에서 “희망버스 추모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 앞에서 “희망버스 추모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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