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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 확보 '조아용', 이제 용인 대표성까지 챙길때

시가 내놓은 캐릭터... 귀여움으로 호평 받지만 용인시 지역 특색은 희미해

등록|2024.08.21 10:03 수정|2024.08.21 10:03

▲ 용인시가 고향사랑기부제 누리집을 통해 제공하는 조아용 캐릭터 상품 ⓒ 용인시민신문


용인시가 내놓은 캐릭터 조아용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용인시는 캐릭터 활성화를 위해 이달 5일 용인시청사 1층에 '조아용 홍보 공간' 문을 열었다. 앞서 2022년 4월 용인경전철 기흥역 환승센터 내에 첫 조아용 in(인) 스토어 운영에 들어갔었다.

용인시는 조아용을 통해 용인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비단 홍보존만이 아니다.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역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에서 용인시가 답례품으로 내놓은 지역특산품 상당수도 조아용 캐릭터다.

용인시가 제공하고 있는 답례품 내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전체 60개가 넘는 물건 중 20개 이상이 조아용을 상품화한 것이다. 여기에는 학용품뿐 아니라 열쇠고리, 인형, 쇼핑백 등 다양하다.

조아용은 캐릭터가 가지는 친근감이 장점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조아용 캐릭터 제품은 용인자역자활센터의 자활사업이라는 복지 차원의 긍정 요인도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판매수익금은 일자리를 만들고 자활 근로자 자립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용인시는 지난해 처음으로 조아용 캐릭터 판매액이 3억 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용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조아용

▲ 용인시 캐릭터 ‘조아용’이 에버랜드에서 행진하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조아용 사용처는 다양하다. 상품화시킨 것 이외 실제 캐릭터가 용인 대표 관광지를 찾아가 용인을 알리기도 했다.

조아용은 올해 4월 20일부터 5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에버랜드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랐다.

삼성물산(주)에버랜드리조트(아래 에버랜드)와 양 기관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활용해 상호 상표 가치를 높여가기로 '용인특례시와 에버랜드 캐릭터 협력사업 업무 협약'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조아용의 이번 공연은 에버랜드를 대표하는 초대형 퍼레이드에서 외부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첫 사례가 됐다.

시는 에버랜드와 업무 협약을 통해 청룡의 해를 기념한 조아용과 에버랜드 인기 캐릭터 레시와의 협력 상품을 개발‧출시했다. 쿠션과 열쇠고리 등 총 42종의 상품은 지금까지 1만 7천여 개 이상 판매되는 등 관람객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자체 캐릭터 저마다 고향 담아

▲ 경기도 고양시 캐릭터 가와지볍씨/사진출처 고양시 누리집 ⓒ 용인시민신문


용인시뿐 아니라 전국에 각 자치단체에서는 캐릭터를 생산, 지역 홍보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특히 캐릭터에는 지역 특징이 분명하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경남 진주시가 내놓은 관광캐릭터 '하모'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수달은 진주 진양호와 남강에 서식하고 있다.

여기에 진주라는 이름을 상징하기 위해 진주 목걸이를 넣었다. 또 꼬리에는 진주를 대표하는 물을 형상화했다. 하모 역시 동의 긍정 의미를 담은 진주 방언이다.

강원도 속초시가 내놓은 캐릭터 '짜니와 래요'는 설악산의 정기와 동해 기상을 머금고 자라난 상상의 동물을 표현했다. 캐릭터는 동해에 빠진 무늬와 색이 담겼으며, 설악산 일출을 바라보다 그을린 얼굴빛도 담았다.

용인시와 같은 특례시도 캐릭터 산업에 적극적이다. 고양시는 '가와지볍씨'를 캐릭터화했다. 가와지볍씨는 고양시 역사를 상징하는 것이다.

고양에는 이와 관련한 박물관이 있으며 여기에는 신석기인들이 재배했던 5020년 전 볍씨가 전시돼 있다. 1991년 일산신도시개발 시 발굴된 가와지유적과 고양시 농업인들이 기증한 농경연모 등이 함께 전시됐다.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최초 볍씨 박물관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유물로 세운 유일한 박물관이니, 고양시가 이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 수원시 캐릭터 ‘수원이(왼쪽)와 뚜니’/사진출처 수원시 누리집 ⓒ 용인시민신문


수원특례시는 수원이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있다. 수원시에서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 종 수원청개구리가 모티브다. 수원시는 수원청개구리 보존과 생태도시로서 위상 강화를 위해 수원청개구리를 캐릭터로 개발한 것이다.

수원시는 수원이 서브 캐릭터로 '뚜니'를 갖고 있기도 하다.

충청남도 보령시는 시어인 참돔을 캐릭터화했다. 도미의 강인한 이미지 도출로 보령시민의 진취적 기상 표현, 친근감과 해양관광 보령의 이미지를 부각한 것이다. 이외도 대도시는 물론 소도시도 지역 성격을 담은 캐릭터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조아용은 어떤 의미 담고 있나

▲ 설악산의 정기와 동해 기상을 머금고 자라난 상상의 동물을 표현한 강원도 속초시 캐릭터 ‘짜니와 래요’/사진출처 속초시 누리집 ⓒ 용인시민신문


용인시는 마스코트와 캐릭터가 있다. 캐릭터는 조아용이라는 이름이 분명하지만 마스코트 문자로 설명해야 이해하는 수준이다. 마스코트는 미래 첨단도시와 자연 청정도시의 조화를 바탕으로 하는 미래 소년의 이미지와 용인시 상징화인 철쭉을 의인화했다.

조아용은 지명에 있는 용(龍)에서 착안해 만든 용 캐릭터이다. 시가 누리집을 통해 설명한 내용을 보면 조아용은 상상 속 동물 '용'의 특징인 뿔과 수염, 날카로운 이빨을 활용해 용의 모습을 현대식으로 재구성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호감의 표시를 나타낼 때 '좋아요'를 사용하는 것과 용인의 용자를 결합해 '조아용'으로 명칭을 정했다.

조아용은 성별과 나이는 미상으로 해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난꾸러기 캐릭터로 정했다. 성향은 기분파로 기쁨, 신남, 화남, 슬픔 등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다.

캐릭터는 알겠는데 이름은 뭐야

▲ 진주 진양호와 남강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수달'을 캐릭터화한 경남 진주시 캐릭터 '하모'/사진출처 진주시 누리집 ⓒ 용인시민신문


이른바 잘 나가는 캐릭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용인시 조아용은 세련된 이미지로 젊은 층에 인기가 많다. 특히 가족 단위로 찾는 국내 최대 놀이공원인 에버랜드에서도 볼 수 있어서 인지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용인시는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지에 조아용을 활용해 홍보하고 있어 관심을 두고 보면 조아용을 인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한계를 보인다. 실제 조아용 캐릭터에서 용인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에버랜드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에서 조아용이 무대에 오른 것을 본 한 관람객(22)은 "에버랜드가 준비한 캐릭터로 알고 있다. 이름이 낯설긴 하지만 생김새는 상당히 익숙해 거리감이 없다. 귀엽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람객에서 용인시 캐릭터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하자 "전혀 몰랐다"며 "용인 캐릭터라 용 캐릭터냐"고 묻기도 했다.

용인을 대표하는 마땅한 특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대중성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용인을 알리는 상징성에서는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해 부족함이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 관광산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보령시나 속초시는 지역특산품이나 지역성을 캐릭터에 가미시켜켰다. 그렇다 보니 캐릭터만 봐도 지역을 상징하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치단체 행정 철학이 제대로 가미되지 않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수원시가 청개구리를 캐릭터와 시킨 이유를 천천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원시는 수원청개구리 보존과 생태도시로서 위상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의지를 캐릭터에 담은 것이다.

용인 캐릭터, 용인을 담아라

▲ 충청남도 보령시는 시어인 참돔을 캐릭터화했다./사진출처 보령시 누리집 ⓒ 용인시민신문


지역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담아야 한다는 것은 용인시가 차근차근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조아용이 대중성이 인정받은 만큼 용인을 나타낼 수 있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더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미 형상화된 캐릭터를 새롭게 변경한다거나 이름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때문에 조아용 활용 방안에 있어 용인시를 최대한 알릴 수 있는 수단을 다양하게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전국 자치단체 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캐릭터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대중성과 지역 대표성을 갖추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렇다보니 현재까지 지역 캐릭터는 '지역 내에서 지역을 알리는 용도'로만 이용됐다. 특히 기존 상업화된 각종 캐릭터와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해서 상품화나 경제적 가치를 챙기기는 상당히 어렵다.

그럼에도 용인시 조아용은 호평을 받는다. 하지만 용인을 대표하는 캐릭터인만큼, 다양한 용인 특색을 적극 알려야 하는 난제를 차근차근 풀어야 장수 캐릭터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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