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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골밑 유망주' 영입, 미래 위한 BNK의 '투자'

[여자프로농구] 젊은 센터 자원 꾸준히 영입하는 BNK, '최장신 신인' 김도연도 지명

등록|2024.08.22 07:30 수정|2024.08.22 07:30
지난 20일 부천 체육관에서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다. 22명의 고교졸업 예정자와 3명의 대학졸업 예정자, 1명의 대학재학 선수, 1명의 외국국적 동포선수, 1명의 해외활동 선수까지 총 28명이 신청했다. 지난 2010 신인 드래프트 이후 15년 만에 20명이 넘는 고교졸업 예정자가 참가했고 그 중 12명의 선수가 프로의 지명을 받으면서 42.9%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에스버드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가운데 전체 1순위의 영예는 오사카 산업대학을 중퇴한 홍유순에게로 돌아갔다. 홍유순은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교포 4세로 일본에선 주로 3대3 전문 선수로 활동했다. 아무래도 WKBL의 5대5 농구에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의 구나단 감독 역시 조급하지 않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홍유순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록 전체 1순위 지명권은 신한은행에게 내줬지만 2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BNK 썸 역시 이번 드래프트 최장신(186cm)인 동주여고의 김도연을 지명했다. 주전센터 진안(하나은행)의 이적 이후 골밑 전력이 크게 약해졌다고 평가 받은 BNK는 오프 시즌을 통해 젊고 유망한 골밑 자원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미래를 위한 전력을 알차게 다져나가고 있다.

진안 이적과 김한별 은퇴로 약해진 골밑

▲ BNK는 FA자격을 얻은 진안이 하나은행으로 이적하면서 골밑이 크게 약해졌다. ⓒ BNK 썸


2023-2024 시즌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했던 BNK는 2024-2025 시즌 야심 차게 챔피언 등극을 노렸지만 '돌아온 양강' 우리은행 우리WON과 KB스타즈에 밀려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결국 BNK는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6승24패 승률 .200의 저조한 성적으로 박정은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창단 후 꾸준히 성장을 보이던 BNK가 한 번에 가장 낮은 자리까지 미끄러진 것이다.

당연히 BNK의 비 시즌 목표는 전력 보강을 통해 떨어졌던 순위를 원래대로 올려 놓는 것이었다. 하지만 FA시장이 열리자마자 BNK에게 커다란 악재가 생겼다. 박지수(갈라타사라이 SK)의 해외 도전선언 이후 리그 최고의 센터가 될 것이 유력했던 BNK의 주전 센터 진안이 FA자격을 얻어 하나은행으로 이적한 것이다. 전력을 보강하기는커녕 팀의 핵심 선수가 떠난 상태에서 FA시장을 맞게 된 것이다.

진안을 잃은 BNK는 FA시장에서 통산 9번의 챔프전 우승 경력을 가진 베테랑 가드 박혜진과 리그에서 가장 투쟁심이 좋은 포워드 김소니아를 영입했다. 여기에 통산 4번의 어시스트 여왕에 등극했던 포인트가드 안혜지와도 계약기간 4년에 연봉 총액 3억1000만원의 조건에 재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진안의 보상 선수로 국가대표 가드 신지현(신한은행)을 지명하는 행운도 있었다.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 4명을 FA계약과 보상선수 지명을 통해 얻게 됐음에도 농구팬들은 여전히 '진안의 부재'를 걱정했다. 설상가상으로 BNK는 진안의 후계자로 키우고 있던 185cm의 유망주 센터 박성진이 김소니아의 보상선수로 신한은행의 지명을 받았고 우리은행은 박혜진의 보상선수로 180cm의 포워드 한엄지를 지명했다. 게다가 BNK 골밑을 사수했던 또 한 명의 주역 김한별은 현역 은퇴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BNK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박성진과 진안, 한엄지까지 팀 내에서 가장 신장이 좋은 3명의 선수가 동시에 팀을 떠나게 되는 엄청난 악재가 생긴 것이다. 아무리 BNK가 전력 보강을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 해도 농구에서는 골밑이 무너진 팀에게 결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BNK는 골밑 전력 보강을 위한 '플랜B'를 꺼내 들었다.

보상선수 활용해 젊은 골밑 유망주 영입

▲ 신인 드래프트 2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BNK는 동주여고의 올해 최장신 센터 김도연을 지명했다. ⓒ BNK 썸


BNK는 하나은행으로 이적한 진안의 보상선수로 신지현을 지명했지만 현실적으로 BNK의 연봉규모 안에서 안혜지와 이소희, 박혜진, 김소니아, 신지현을 한꺼번에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BNK는 지난 4월 25일 확실한 주전가드가 부족했던 신한은행과의 트레이드를 성사 시켰다. 신지현과 2024-2025 시즌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신한은행에 내주고 박성진과 변소정을 받아오는 2:2 트레이드였다.

이로써 박성진은 4월 24일 김소니아의 보상선수로 신한은행의 지명을 받은 지 하루 만에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BNK로 복귀했다. 박성진은 지난 시즌 진안의 백업센터로 활약하면서 25경기에서 1.96득점2.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물론 당장 진안의 빈자리를 메우긴 힘들겠지만 2004년생의 젊은 선수인 만큼 박정은 감독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유망주로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BNK가 신한은행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박성진과 함께 신한은행의 코어유망주 변소정을 함께 데려온 것은 큰 행운이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이해란(삼성생명 블루밍스), 박소희(하나은행)와 '빅3'로 불린 변소정은 프로 입단 후 부상으로 다소 고전했지만 여전히 'WKBL의 미래'로 성장할 수 있는 대형 유망주다. 변소정은 당장 새 시즌부터 코트에서 김소니아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BNK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신지현과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얻은 신한은행은 20일 신안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재일교포 홍유순을 지명했다. 그리고 2순위를 가진 BNK는 덕분에 올해 신인 드래프트 최장신 선수인 동주여고의 김도연을 지명할 수 있었다. 박정은 감독을 비롯해 변연하 코치, 안혜지 등 팀 내 학교 대선배들이 즐비한 김도연은 최적의 환경에서 BNK의 새 주전 센터로 성장할 수 있다.

BNK는 지난 4월에도 FA시장에서 프로에서 9시즌을 보낸 184cm의 골밑 자원 이하은을 영입했다. 물론 박성진과 변소정, 김도연, 이하은 모두 아직 프로 무대에서 풀타임을 치른 경험은 없다. 하지만 BNK는 약해진 골밑을 방치한 채 '스몰라인업'을 통해 작은 선수를 무리 시키는 방법보다는 최대한 골밑을 보강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과연 어떤 것이 좋은 선택이었는지는 훗날 BNK의 성적이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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