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 인근 택시 정류장에 택시를 타려는 승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2024.3.28 ⓒ 연합뉴스
서울에 허가된 개인택시는 5만 4000대이고 법인택시는 2만 3000대이다. 법인택시에 취업한 운수종사자는 약 1만 2000명으로 1차 2인 교대를 감안하면 인가법인택시 3대 중 2대는 멈춰있는 상태다.
지역마다 거래가의 차이가 있지만 서울택시를 기준으로 택시운송면허의 거래가액이 개인택시는 1억 2천여만 원, 법인택시는 3000여만 원으로 어림잡아 4배의 차이가 난다.
이렇게 양극화 된 원인으로 법인사업자는 우선 정부나 서울시의 안이한 정책과 팬데믹이 몰고 온 여파라고 지적한다. 한때 팬데믹 이전 경제가 잘 돌아갈 때 야간 특정시간에 택시 잡기가 힘들다고 하니까 개인택시 규제를 풀었고 한 발 더 나가 영업용택시를 3~5년간 무사고 운행해야 주어지는 개인택시 매입 조건마저 무사고 일반면허운전자면 가능하도록 해 법인택시에 들어오려는 사람은 없고 곧바로 개인택시를 운행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개인택시운송면허 가격은 계속 오르고 반면에 법인택시기사들마저 개인택시로 빠져나가 법인택시 가동률은 더 낮아진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팬데믹 이후 수입이 좋아진 음식배달이나 택배운송업에 종사하려는 노동자가 많아져 법인택시에는 신규 취업자들이 늘지 않았다. 이런 여파로 서울 법인택시 가동률이 36%(서울시 통계)로 떨어져 주차장 임대료, 경리, 정비사, 사고처리담당 인건비 등 고정비가 들어가는 법인택시는 적자 경영을 피해가기 어려웠다
택시요금 인상을 계기로 기사 처우를 개선하여 고용을 늘리려 해도 이미 큰 폭의 적자 상태라서 고용을 유발할 만큼의 대폭적인 개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업계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협동조합 택시다. 2015년 박계동 전 의원이 나서서 한국택시협동조합이 만들어진 이후 전국적으로 140여 개의 택시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조합원이 주주가 되는 협동조합 특성상 조합원이 주체가 된 협동조합 택시가 가동률이 높았고 결과적으로 조합원 수익도 나아졌다.
인천미추홀협동조합의 이명남 이사장과 서울에서 지금 막 시작하려는 서울연합택시협동조합의 김정호 이사장에게 택시 협동조합의 현황을 들어보았다.
이명남 인천미추홀협동조합 이사장 "매월 15일 회계 공시"
- 어떤 계기로 미추홀협동조합택시가 만들어졌는지?
"택시 경력 22년, 노동조합 위원장 11년을 하며 열악한 근무환경에 불만이던 중에 협동조합 택시라는 기사를 접하고 택시협동조합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택시 운행 가동률을 높이고 고정비를 최소화 한다면 기사들의 수익률을 대폭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23년 11월 3일에 협동조합 설립 인가 후 12월에 사업자등록을 해 현재 95대의 차량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 영업을 개시하며 제일 어려웠던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조합원 모집하고 법인 인수를 위한 출자금 마련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어떻게 조합원을 모집했습니까?
"조합원 모집은 23년 1월에 발표한 후 택시노조 위원장을 하며 만났던 조합원을 설득하였고 택시 정류장에서 현장 설득도 했습니다."
- 택시 사업은 가동률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현재 가동률은?
"저희 협동조합은 95대 100% 운행되고 있습니다."
- 어떻게 가동률이 100%나 됩니까?
"저희 사업장은 개인택시처럼 1인 1차로 대부분 운행하며 일부만 교대 차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사고로 다치거나 병가를 내지 않는 이상 모두 열심히 일하기 때문입니다."
- 참여한 조합원의 만족도는 어떻습니까?
"모두 참여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매달 15일 회계 공시를 통해 법인택시보다 30% 정도의 수입이 나아진 것을 확인하기 때문에 불만을 말하는 분은 없습니다."
- 끝으로 택시협동조합에 참여하려는 분들에게 해주실 말이 있다면?
"이제 스스로 출자금을 납부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는 협동조합 택시가 택시 산업의 살 길이라 생각합니다. 미추홀협동조합은 '같이 해서 가치'를 추구하는 협동조합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정호 서울연합택시협동조합 이사장 "투명한 원가 경영 매달 공개할 것"
- 택시협동조합으 설립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사업주였던 분들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경우 협동조합 본연의 취지에 충실하지 못한 것을 보면서 조합원이 중심이 되는 제대로 된 택시협동조합의 모범을 만들자 생각했는데 마침 주변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있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난 사례라면?
"협동조합을 주도한 분들이 독단적인 집행을 하고 운영 상태가 투명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불만과 분쟁이 생기는 사례를 보았습니다."
- 그럼 김 이사장님은 어떻게 운영하려는 계획이십니까?
"저희 '운수 좋은 날' 운영 방침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투명한 원가 경영'입니다. 적자도 이익도 협동조합에 남기지 않고 모두 조합원에 돌려주는 것입니다. 그러한 경영 과정을 전문적 회계를 모르는 조합원도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매달 공개할 것입니다."
- 협동조합은 일정액을 투자해야 조합원이 되는데 금전적 손실 위험은 없습니까?
"투자된 자금 대부분 택시면허권 매입에 써 운송 영업을 하는 한 그대로 회사에 영치됩니다. 또한 대부분 기사 분들이 목돈을 가진 분들이 많지 않아 저희 협동조합책임으로 금융기관대출로 조합 자금을 마련하고 매달 발생하는 추가 수입으로 원금이자 균등 분할 상환하므로 위험 요소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창업 단계에서 어려움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지?
"창업 단계에서의 어려움은 역시 조합원 모집입니다. 개인택시보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 개인택시와 같은 지위와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는데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망설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희 '운수 좋은 날'은 협동조합의 준비 과정부터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 이후 운영도 모범 사례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끝으로 하실 말이 있다면?
"최근에 오토바이 배달 수입이 예전 같지 않아서 택시기사에 젊은 분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꼭 협동조합 택시를 먼저 알아보시고 도전해 보기를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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