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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찬 인생 캐릭터 '모지리', 유튜브에서 흥할까

유튜브 <쑥쑥> '모지리 is 뭔들' 통해 재등장... '캐릭터 재활용' 모범 사례될까

등록|2024.08.23 11:54 수정|2024.08.23 13:36

▲ '뜬뜬'의 신규 아이템 '모지리 is 뭔들' (맨위) / tvN '코미디 빅리그' ⓒ 안테나플러스, CJ ENM


유재석의 토크 웹예능 '핑계고'로 유명한 유튜브 채널 <뜬뜬>의 자매 채널 <쑥쑥>(제작 안테나 플러스)이 개그 캐릭터를 되살리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개그맨 양세찬을 앞세운 <쑥쑥>은 그동안 '우리 뭘 할까?'라는 고민 속에 아이템 기획 회의만으로 구독자를 끌어모은 특이한 채널이었다.

앞서 <쑥쑥> 제작진은 아이템 회의만 ​몇 달에 걸쳐 했는데, 이 과정에서 소심하게 의견을 내놓는 개그맨 양세찬과 제작진의 대화가 의외의 재미를 안겨줬다. 아이템이 구체화 된 결과 첫 번째 기획물은 '모지리'의 부활이었다.

​모지리는 양세찬의 인생 캐릭터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2015년 이후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의 간판 코너로 자리 잡았던 'Live is 뭔들' , '부부 is 뭔들' 등을 통해 동료 개그우먼 장도연과의 입담, 러브라인을 전개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아직도 모지리를 사랑하는 구독자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쑥쑥> 제작진과 양세찬은 모지리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코빅' 인기 캐릭터 모지리의 부활

▲ 유튜브 채널 '뜬뜬'의 '모지리 is 뭔들' ⓒ 안테나플러스


지난 7월 0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모지리 is 뭔들'에는 양세찬의 1인 개그와 먹방 아이템 등이 나온다. 원형 수염과 가발을 착용한 양세찬 특유의 웃음 유발 캐릭터는 제작진과도 의외의 찰떡 호흡을 과시한다. ​

모지리는 여전히 (장)도연에 대한 애정, 그리움을 간직한 캐릭터다. 가파른 언덕길도 어린이용 킥보드 하나에 의존해 힘겹게 오르면서도 현재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낸다. 허술하지만 때론 예리한 구석도 있다. <쑥쑥> 제작진은 최근 MZ 세대들에게 인기를 얻는 먹거리 리뷰를 포함해 자신들이 실제 사용 중인 여러 도구를 모지리가 체험하게 하며 이야기를 꾸려 나간다.

지난 8일에 공개된 2화는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단시간에 100만 조회수를 넘기기도 했다. 구독자 12만 명 돌파를 기념해 맥주 PPL과 더불어 완성된 영상이었는데, 모지리로 분한 양세찬은 라면을 먹으며 맥주를 들이켰다. 그러면서 "오늘 킥보드 타고 왔는데 오늘 또 돈도 있길래 대리를 불러 가겠다. 음주운전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후 BTS 슈가의 음주운전이 논란이 돼 "미래를 예측한 것 같다"며 화제가 됐다.

그때 그 개그, 그리워한 구독자

▲ 유튜브 채널 '뜬뜬'의 '모지리 is 뭔들' ⓒ 안테나플러스


8-9년 전 양세찬이 선보인 모지리라는 인물은 뭔가 유별난 구석이 있었다. 영구, 맹구 등 전통적인 '바보' 캐릭터의 명맥을 이어가면서도 과거의 답습이 아닌, 요즘 시대에 걸맞은 재해석이 곁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극 중 파트너인 장도연에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이면서도 예상치 못한 한방으로 웃음을 빵 터뜨렸다. 모지리의 이야기는 종영된 지 수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코빅>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회자돼 왔다.

​이렇다 보니 <쑥쑥>의 기획 회의에서도 자연스럽게 모지리의 부활 가능성이 언급됐다.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있는 양세찬과 제작진이 모지리를 앞세운 내용으로 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하자 반응은 뜨거웠다. 채널 오픈 초반만 하더라도 몇만 조회수도 넘기 어려웠던 <쑥쑥>은 100만 회 돌파 영상물을 다수 확보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코빅>시절부터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캐릭터가 펼치는 다채로운 입담에 구독자들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캐릭터 재활용의 모범 사례

▲ 유튜브 채널 '뜬뜬'의 '모지리 is 뭔들' ⓒ 안테나플러스


과거의 인기 개그 캐릭터를 다시 사용한다는 점은 반가움과 동시에 일부 위험 요소도 있다. 자칫 '재탕'이라고 인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그맨 입장에서는 자칫 특정 캐릭터가 만든 테두리에 갇혀버릴 수도 있다. ​

양세찬의 모지리 또한 과거 선배 개그맨들이 겪은 이런 시행착오를 따라갈 수도 있지만, 아직까진 순항 중이다. 여기엔 개그와 예능을 골고루 섭렵한 양세찬의 좋은 연기력이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선배 유재석을 도와 보조 MC 역할로 등장했던 '핑계고'에 출연한 몇몇 유명 배우들은 "유튜브로 'Love is 뭔들' 아직도 즐겨 본다"면서 양세찬의 당시 활약상을 언급했다.

TV 방영물과 다르게 다소 두서없이 진행되는 유튜브 콘텐츠이지만 양세찬은 코미디와 먹방, 리뷰 영상이 혼재된 'Love is 뭔들'을 안정감 있게 이끈다. 연기가 필요한 부분과 진짜 리액션이 등장해야 할 대목을 적절히 구분하며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TV를 통해 등장했다가 종영 후 잊히곤 하는 개그 캐릭터가 유튜브 채널에서 방향성을 확립하면서 양세찬과 모지리는 또 하나의 '캐릭터 재활용' 모범 사례를 만들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a href="https://blog.naver.com/jazzkid" target="_blank" class=autolink>https://blog.naver.com/jazzkid</a>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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