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화탄소 물에 녹아 살았다" 잘못된 보도였다
[팩트체크] 일산화탄소 물에 거의 안 녹아... 부천 호텔 투숙객 "샤워기 수막이 유독가스 차단"
▲ 일부 언론은 23일 부천 호텔 화재 사건 관련 한 생존자가 "일산화탄소는 물에 녹는다"라는 지식을 활용해 샤워기 물을 틀었다고 보도했다. ⓒ 뉴스1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22일 경기도 부천시 호텔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한 투숙객이 "일산화탄소가 물에 녹는다"는 지식을 활용해 살 수 있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언론은 23일 화재가 난 호텔에서 구조된 20대 여성 투숙객의 말을 인용해 "일산화탄소가 물에 녹는다는 지식을 알고 있었기에 불이 났을 때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고 머리를 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 "일산화탄소 물에 녹는다" 실습 떠올린 여대생, 불길 속 샤워기 틀어 살았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은 "일산화탄소는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이라면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 23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일산화탄소가 물에 잘 녹아서?" vs. "샤워기 수막으로 유독가스 차단"
같은 투숙객 사례를 소개한 <연합뉴스> 보도에서는 '일산화탄소가 물에 녹는다'라는 언급이 없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역시 간호학과에 다닌다는 20대 여성 투숙객은 119로 전화를 걸어 소방대원 안내에 따라 연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화장실 문을 수건으로 막고 샤워기를 틀었다. 이 여성은 "샤워기에서 뿜어나온 물이 수막을 형성해 일시적으로 유독가스 차단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정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관련 기사: [현장] 806호와 807호 엇갈린 생사…"문 닫고 버텨" 기적생존 )
실제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일산화탄소는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김치년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 2018년 대한산업보건협회에서 발행하는 <산업보건>(2018년 4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일산화탄소는 가연성, 무색, 무취의 가스로 190℃에서 응축되며 207℃에서 언다. 물에는 거의 녹지 않는다(20℃에서의 용해도 2.3mL/100mL)"라고 밝혔다.
▲ 대한산업보건협회에서 발행하는 <산업보건>(2018년 4월호)에서 김치년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일산화탄소는 가연성, 무색, 무취의 가스로 190℃에서 응축되며 207℃에서 언다. 물에는 거의 녹지 않는다(20℃에서의 용해도 2.3mL/100mL)"라고 밝혔다 ⓒ 대한산업보건협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