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학교 밖 청소년들 8월 한 달 라면으로 때웠다
예산 부족으로 급식 중단... 9월부터는 추가 재원 확보로 정상화
▲ 시흥시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 ⓒ 시흥타임즈 우동완
다양한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자립 등을 지원하는 시흥시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8월 한 달간 아이들의 급식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8일 시흥시 등에 따르면 시흥시청소년재단 산하 시흥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 1일 2식으로 지원하던 급식이 예산 부족으로 중단됐다.
그러나 작년 7월과 8월 그리고 올 8월 두 차례에 걸쳐 이곳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급식이 중단됐다.
▲ 학교밖 청소년들에게 급식 중단을 알리는 공지사항.사진 왼쪽은 작년 7월과 8월, 오른쪽은 올해 공지된 내용 ⓒ 시흥타임즈 우동완
본래 센터는 정왕동 7개소, 대야동 3개소 식당과 계약을 맺어 1인당 8500원 수준의 급식비를 페이코(PAYCO)를 통해 학교밖 아이들에게 지원해왔다.
그러나 작년보다 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자 예산 소진이 빨랐고, 결국 8월 한 달간 아이들이 컵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센터 관계자는 "센터가 대야동에서 정왕동으로 이전해 온 후 이곳을 이용하는 학교밖 청소년들의 수가 상당히 늘어난 상태로 작년 한 해동안 380여 명의 아이들이 기관을 이용했는데 올해는 8월 현재까지만 400여 명으로 증가한 상태"라고 했다.
급식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작년 대비 100여 명 이상 늘어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학교밖 청소년들의 급식비는 국비와 도비, 시비 매칭 사업으로 전체 예산은 2560만 원이다. 이중 시흥시 부담금은 980만 원이다.
시 관계자는 "당초 예산 수립 시 전체 급식비를 3000만 원으로 증액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여가부)가 예산을 전년과 동일하게 동결했다"라고 했다.
전체 예산이 동일한 상황에서 급식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자 급식 중단까지 벌어진 것이다.
▲ 학교밖 지원센터 내부 휴게공간,이곳에서 청소년들이 컵밥과 라면 등을 먹는다. ⓒ 시흥타임즈 우동완
더구나 대야동에 있던 센터가 규모를 키워 정왕동 신축 건물로 이전하면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문제 발생 시 시흥시가 적극적으로 추가 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서 8500원으로 한끼를 때워야 하는 학교밖 청소년들에겐 그보다도 못한 간편식인 컵밥과 라면이 돌아가게 된 것이다.
이날 소식을 접한 장곡동 거주 박모씨는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예산 부족의 이유로 제대로 된 식사 한끼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게 가슴아프다" 면서 "불과 몇백이 없어 이런 일이 생긴다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안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정부와 지자체를 규탄하는 등 난리가 났을 것"이라면서 "학교 안이든 밖이든 아이들을 차별해서 안된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시흥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남아있는 4분기 예산을 미리 당겨 지불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예산 증액 등 조치를 취하겠다"라며 "9월부터는 추가 재원 확보로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흥타임즈에도 실립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