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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교체' 울산, 광주 징크스 깨고 코리아컵 결승 진출

[2024 코리아컵 4강 2차전] 울산 HD 2-2 광주FC

등록|2024.08.29 09:22 수정|2024.08.29 09:22

울산HD광주와의 코리아컵 4강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울산HD 선수들 ⓒ 대한축구협회


감독 교체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HD가 코리아컵 결승에 진출하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울산은 2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2024년 하나은행 코리아컵 4강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지난 21일 치른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울산은 합계 점수 3-2로 광주를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울산은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와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울산, 임종은-마테우스 연속골로 광주 추격 뿌리쳐

울산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민우-주민규-엄원상이 공격을 이끌고, 중원은 정우영-고승범-마테우스가 호흡을 맞췄다. 백포는 이명재-김영권-임종은-윤일록,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광주는 4-4-2로 나섰다. 베카-신창무 투톱 아래서 문민서-이강현-박태준-김한길이 받쳤다. 수비는 이으뜸-안영규-김경재-조성권, 골키퍼 장갑은 김경민이 착용했다.

경기 초반 주전이 대거 빠진 광주는 울산에게 점유율을 내주며 끌려다녔다. 울산이 먼저 포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명재가 올린 크로스를 임종은이 헤더로 마무리 지었다. 올 시즌 임종은의 1호골이자, 김판곤 감독 부임 후 첫 번째 한국 선수가 득점이었다.

합계 점수 2-0으로 앞선 울산이 좀 더 여유를 갖고 경기를 운영했다. 전반 30분 이으뜸에게 위협적인 왼발 프리킥을 한 차례 허용했을 뿐 1분 뒤 이명재의 얼리 크로스에 이은 주민규의 슈팅으로 반격했다. 전반 44분 마테우스, 전반 46분 엄원상의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이에 반해 광주는 제대로 된 빅찬스를 창출하지 못하며 아쉬운 경기력 끝에 전반을 마감했다.

그러나 광주는 후반부터 저력을 발휘했다. 이정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문민서 대신 오후성을 교체 투입했는데, 이 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2분 오후성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면서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1-1을 만들었다.

울산도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9분 김민우, 주민규의 패스를 거쳐 마테우스에게 연결됐고,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 4월 요코하마와의 2023-24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이후 무려 4개월 만에 득점포였다. 마테우스는 울산 팬들을 향해 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후 울산은 고승범, 엄원상, 윤일록 대신 이청용, 아타루, 장시영을 투입했다. 광주도 이으뜸과 이강현을 불러들이고, 가브리엘과 여봉훈을 넣었다. 울산은 쐐기를 박을 기회를 무산시켰다. 후반 18분 이청용이 로빙 슈팅을 시도했으나 김경민 골키퍼의 손을 스쳐 크로스바를 튕기는 불운을 맞았다.

광주는 신창무 대신 정지용, 울산은 김영권 대신 김기희를 넣으며 체력 안배에 힘썼다. 울산은 후반 36분 김민우가 슈팅 시도 이후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교체 아웃됐다. 이에 김민우 대신 중앙 미드필더 자원인 원두재가 들어가면서 수비에 전념했다. 광주는 여봉훈 대신 이상기를 넣고 승부수를 던졌다.

광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43분 미드필드에서 공을 가로챈 뒤 빠른 역습을 통해 마지막 오후성의 오른발 슈팅으로 다시 한 골을 기록했다. 합계 점수 3-2로 따라붙으며 마지막 한 골을 위해 분주하기 움직였다. 광주는 후반 45분 가브리엘의 결정적인 헤더가 조현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울산이 결승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울산, 김판곤 감독 부임 후 상승세...광주전 4연패 끊다

▲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가 대구FC를 꺾고 2연패 탈출과 김판곤 감독 데뷔전 승리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울산은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30분 얻어낸 상대 자책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은 올 여름 홍명보 감독이 한국 A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맞았다. 김판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후 첫 경기였던 대구전에서 1-0으로 기분좋게 승리했으나 1주일 뒤 수원FC에 패하며 주춤했다.

공교롭게도 울산은 천적 관계로 통하는 광주와 3연전을 맞이했다. 앞서 울산은 광주에 4연패를 당하며 유독 약한 면모를 보였다. 홍명보 전임 감독은 이정효 감독과의 전술 싸움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시즌부터 광주 징크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판곤 감독은 광주 징크스를 무참하게 깨뜨렸다. 지난 21일 광주와의 코리아컵 4강 1차전에서 야고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한 데 이어 25일 리그 28라운드 광주 원정 경기에서도 1-0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이번 코리아컵 4강 2차전에서는 무승부로 마감함에 따라 3경기에서 2승 1무의 좋은 성적표를 남겼다. 울산은 김판곤 감독 체제 아래 점진적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울산이 코리아컵 결승에 오른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김도훈 감독이 이끈 울산은 결승에서 전북 현대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울산의 마지막 우승은 2017년이다. 당시 부산 아이파크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울산은 7년 만에 코리아컵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우승도 우승이지만 코리안컵 우승팀에게는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직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경기 후 김판곤 감독은 "처음 왔을 때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왔다. 코리아컵, K리그1 우승에 도전하고 싶었고,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포항과의 결승전에 대해 김판곤 감독은 "동해안 더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울면서 이기고 싶다고 해도 이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가장 좋은 경기력을 준비해 이길 수 있는 확률을 확 높이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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