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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 차 밴드의 역주행, 유튜브가 쏘아올린 작은 공

tvN D <동네스타 K>서 데이식스 'Happy' 화제... 경쾌한 멜로디에 서글픈 정서 담아

등록|2024.08.30 13:38 수정|2024.08.30 13:38

▲ 데이식스 'Happy' 퍼포먼스 비디오의 한 장면 ⓒ JYP엔터테인먼트


데뷔 10년 차 밴드 데이식스(DAY6)의 인기는 올해 음악계의 화젯거리 중 하나다. 발표된 지 5-6년이 지난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뒤늦게 각종 음원 순위를 석권하는가 하면 지난 3월 발매한 미니 음반의 타이틀 곡 'Welcome To The Show'는 각종 스포츠 중계 및 행사에선 빼놓을 수 없는 BGM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9월 2일 새 미니 음반 발표를 앞둔 데이식스는 최근 또 하나의 역주행 인기곡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Happy'다. 수록곡으로 공개 당시 음원 순위에 이름을 드러내긴 했지만 지난 주말부터 갑자기 각종 순위에서 또 한 번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여기엔 인기 유튜브 웹 예능 및 소속사 후배 그룹 엔믹스(NMIXX)가 불씨 역할을 했다.

동네스타 K + 엔믹스가 쏘아 올린 작은 공

▲ tvN D '동네스타K' 시즌4의 한 장면 ⓒ CJ ENM


데이식스의 곡이 역주행한 데에는 tvN D의 <동네스타 K>가 있다. 유튜버 겸 예능인 조나단이 진행을 맡은 이 프로는 30분 남짓한 유튜브 인기 웹 예능(엠넷 추후 송출)이다. 새 앨범을 발표하는 케이팝 가수들과 배우들이 주로 출연하는데 시즌4까지 이어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보컬 차력쇼' 코너는 초대 손님이 가창력을 뽐내는 시간이다. 종종 실력파 그룹들의 가창력을 재발견할 수도 있는데, 지난 20일 공개된 21화 '엔믹스 편'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근 새 음반 'Fe3O4: STICK OUT'의 머릿곡 '별별별'을 앞세워 좋은 활동을 이어가는 엔믹스는 이번 방영분에서 소속사 선배 데이식스의 'Happy'를 노래방 기기 반주만으로 소화했다. 특히 제작진의 방해에도 흐트러짐 없이 불렀다.

​해당 영상은 각종 SNS에 공유되고 숏폼 등으로 재구성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멜론을 비롯한 주요 음원 차트 순위에 데이식스의 원곡 'Happy'가 오르기 시작했다. 급기야 29일에는 음원 차트 일간 순위에서 상위권으로 올라갔다. <동네스타K>로선 또 하나의 인기 방영분을 얻은 셈이고 엔믹스로선 다시 한번 '실력파 걸그룹'이라는 이미지를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타이틀곡이 될 뻔한 'Happy'

▲ 지난 7월 거행된 프로야구 올스타전 축하공연에 나선 데이식스 ⓒ 한국야구위원회(KBO)


당초 'Happy'는 데이식스의 지난 음반 활동 당시 타이틀곡 후보로 거론될 만큼 소속사 측에서도 크게 공을 들인 노래였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프로듀서는 이 곡을 머릿곡으로 생각했지만, 멤버들과 홍지상 프로듀서 등은 'Welcome To The Show'를 강력 추천했고 결과는 후자가 선택됐다.

'Happy'는 매력적인 멜로디와 인상적인 가사로 데이식스 팬들뿐만 아니라 케이팝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펑크 팝 형식을 빌려 전개되는 이 곡은 경쾌하고 신나지만 서글픈 정서의 가사가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듣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그런 날이 있을까요? / 마냥 좋은 그런 날이요
내일 걱정 하나 없이 / 웃게 되는 그런 날이요
뭔가 하나씩은 / 걸리는 게 생기죠 /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중략) May I be happy? / 매일 웃고 싶어요
걱정 없고 싶어요 / 아무나 좀 답을 알려주세요
So help me / 주저앉고 있어요 / 눈물 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발 제발 제발요 / Tell me it's okay to be happy - 데이식스의 'Happy' 중

​데이식스 작품의 상당수 가사를 담당하는 베이시스트 영케이가 작업한 'Happy'의 노랫말은 삶에 지친 요즘 사람들에게 공감을 샀다. 또 데이식스의 'Happy' 공식 공연 실황 영상에서 울컥하는 키보디스트 원필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데이식스의 활약을 살펴보면 10년 차 중견 그룹이 맞나 싶을 정도다. KBO 프로야구 올스타전 특별 공연을 비롯해 멤버들의 주요 구단 경기 시구 등이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데이식스의 음악을 뒤늦게 접한 '아저씨 팬들'의 응원도 각종 야구 커뮤니티와 구단 팬 사이트 등에서 적잖게 목격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수려한 멜로디, 한 번 더 곱씹어 보게 만드는 깊은 울림 담은 가사가 어우러지면서 1020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과거 록 음악 좀 들었다는 연배 높은 팬들까지 확보해 나가는 분위기다. 데이식스는 '청년 밴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좋은 음악은 시기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데이식스의 'Happy'가 또 한 번 보여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a href="https://blog.naver.com/jazzkid" target="_blank" class=autolink>https://blog.naver.com/jazzkid</a>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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