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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의회, 시민은 없고 자리다툼만 있다"

상임위원장 선출 두고 또다시 파행... 후반기 원 구성 두 달째 못해 시급한 주요 안건 처리 불투명

등록|2024.08.31 10:35 수정|2024.08.31 10:35

▲ 지난달 3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가 거제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국민의힘의 연이은 합의안 파기를 규탄하며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있다. ⓒ 거제신문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거제시의회의 이전투구가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임시회 개회 이후 두 달째 이어지는 파행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립과 분열과 갈등의 폭만 커져 시급한 현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거세진다.

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리다툼에만 매몰돼 있다는 비난도 거세다. 거제시민이 위임한 원활한 시정과 의회 운영의 책임은 망각했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정상화는커녕 난장판으로 변한 시의회와 시의원 수준이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의회 의장석을 점거하고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신금장 의장과 김두호 부의장, 양태석 의회운영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사퇴할 때까지 단식한다고 밝히며 경고했다.

거제시의회 소속 시의원들을 향한 거제시민의 분노도 표출됐다.

▲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거제시발전연합회가 거제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원 전원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거제신문


거제 시민 "시민은 안중에도 없나"

1인 시위 뿐만 아니라, 거제시발전연합회는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거제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원 전원의 즉각적인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거제시발전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제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리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는 거제시의원들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제시발전연합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심은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며, 거제시의회 소속 시의원에게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위원장 변광용)도 지난달 31일 오후 거제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국민의힘의 연이은 합의안 파기를 규탄하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또 일련의 사태에도 아무런 역할 없이 손을 놓고 있는 서일준 국회의원을 향해서도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파행은 후반기 의장 선출을 두고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됐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전반기 때 약속한 합의 내용 이행을 촉구하며 의회 등원을 거부했고, 의장 및 부의장 선출은 의결 정족수 미달로 번번이 무산됐다.

의원 16명 중 8명이 불출석함에 따라 과반의 의결정족수(9명 이상) 미달로 단 한 건의 의안조차 상정하지 못하고 개회와 정회·속개·산회·개회만 거듭했다.

하지만 여야협의를 촉구하며 의회 출석을 거부하던 김두호 의원이 지난달 31일 본회의에 출석, 의결정족수를 충족함에 따라 민주당 의원 7명을 제외한 국민의힘 7명과 무소속 2명 등 9명이 선거를 통해 신금자 의장과 김두호 부의장을 기습적으로 선출했다.

막바지 협의를 이어가던 여야는 협상을 중단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천막농성 등 장외투쟁에 나섰다. 원 구성과 관련된 합의 이행과 신금자 의장의 공식적인 사과와 합의 이행 촉구가 투쟁의 이유였다.

지난달 23일 다시 임시회가 개회됐으나 민주당 의원 7명과 국민의힘 의원 3명이 불출석해 '의결정족수' 미달로 자동정회 됐다.

다시 꾸려진 여야 협상단은 연일 협상을 벌여 지난달 27일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쟁점은 세 석의 상임위원장 선출 건이었다.

국민의힘 김동수‧김영규, 민주당 이태열‧한은진 의원이 서명한 합의서 주요 내용은 '의회운영위원회, 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이 추천하는 의원으로 선출한다. 경제관광위원회는 양 당이 추천하는 후보를 놓고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였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28일 오전 10시 시의원 16명 전원이 본회의에 출석해 상임위원회 위원을 배정하고, 상임위원장 선출에 들어갔다.

▲ ⓒ 거제신문


민주당 "또 뒷통수 맞았다" 의장석 점거하고 단식농성 돌입

하지만 의회운영위원장 선거 결과가 나오면서부터 또 파행이 시작됐다.

민주당이 갖기로 했던 의회운영위원장에 무소속 양태석 의원이 선출되면서 문제는 불거졌다.

양태석 의원이 1차 투표서 과반 이상을 득표해 의회운영위원장으로 당선됐고, 민주당에서 추천한 의원이 의회운영위원장에 뽑히지 않았다.

여야 합의와 다른 결과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고, 장내는 순식간에 손가락질과 고성이 오가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이럴 거면 합의는 왜 한 것이냐. 의원들 간 약속도 지키지 않는데 어떻게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냐. 김선민 의원은 단식투쟁까지 하면서 협의에 의한 정상화를 외쳤는데 무슨 말이든 해 보라" 등 거센 항의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임시회 소집에는 성공했지만,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갈등위 폭만 커지며 더욱 분열된 꼴이다.

지난달 18일 임시회 첫 소집일부터 원 구성을 놓고 계속되던 여야 힘겨루기가 봉합되는 듯 보였지만 잇따른 변수로 갈등의 골만 깊어진 채 정상화의 길이 요원한 지경에 이르렀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28일 시의회 의장석을 검거하고 "신금자 의장, 김두호 부의장, 양태석 의회운영위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단식하겠다"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앞서 오전에 열린 임시회에서 회기는 8월 23일부터 9월 6일까지로 결정했다.

운영위원회는 최양희 양태석 이태열 조대용 정명희 한은진 김영규 의원 7명이 배정됐다.

행정복지위원회는 윤부원 박명옥 안석봉 이태열 조대용 정명희 김선민 의원 7명이 배정됐다.

경제관광위원회는 최양희 노재하 김동수 김두호 양태석 이미숙 한은진 김영규 의원 8명을 배정했다.

민주당의 거센 항의로 원활한 의사진행이 어렵게 되자 결국 상임위 구성을 중단하고 정회를 선언했지만 언제 다시 본회의가 열릴 수 있을지 예상조차 하기 힘든 상태다.

원 구성이 불발로 파행이 재점화되면서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과 거제대대 이전 양여부지 개발사업 협약서 변경 동의안 등 산적한 주요 현안들이 제때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거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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