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6위 하락' 포항 스틸러스, 문제는 이것이다
[K리그 1] 31일 울산에 패배하며 5연패 빠진 포항, 파이널 B 추락 '위기'
▲ 리그 5연패를 기록한 포항 스틸러스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때 선두 자리를 유지하며 11년 만에 리그 우승을 노렸던 포항이었지만, 5연패로 파이널 B 추락 위기에 처했다. 결국 우려하던 얇은 선수층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핵심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치며 휘청이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31일 오후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29라운드 울산 HD에 5-4로 패배했다. 승리에 실패한 포항은 승점 44점으로 리그 6위 자리를 유지했고, 7위 광주(승점 47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지 못했다. 반면 울산은 짜릿한 승점 3점을 획득, 리그 선두 자리를 잠시 탈환하는 데 성공했으며 리그 3연패를 향한 청신호를 다시 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포항은 동점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며 무너졌다. 전반 36분 아라비제가 추가 득점을 기록하며 달아나기 시작한 울산은 후반 12분과 32분에는 야고와 루빅손이 각각 포항 골문을 흔들며 4-1의 점수 차이를 만들었다. 이후 포항은 교체 투입된 조르지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후반 42분 김영권이 추가 득점을 터뜨리며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포항은 어정원과 이태석이 순식간에 연속 골을 뽑아내며 5-4로 바짝 추격했지만, 시간은 촉박했고 결국 김희곤 주심이 경기를 끝내며 아쉬운 패배의 맛을 봐야만 했다.
얇은 스쿼드가 발목 잡았다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본 포항은 이 경기 결과로 리그 5연패를 기록, 6위 자리에 머무르며 상위권 경쟁에서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포항의 흐름이 매우 심상치 않다. 코리아컵 준결승 무대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누르고 2년 연속 결승 무대에 진출했지만, 리그에서는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즌 시작 전 포항은 상당한 걱정이 뒤따르던 팀이었다. 팀의 부흥기와 10년 만에 우승컵을 안긴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떠났고, 그랜트(톈진), 제카(산둥), 박승욱(김천), 김승대(대전), 고영준(파르티잔) 등 핵심 선수들이 잇따라 이탈하며 공백이 발생한 것. 중국 무대에서 지도력을 입증한 팀의 레전드 출신 박태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불안함이 잇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개막전 울산에 패배를 기록했지만, 11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질주하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박 감독 지휘 아래 포항은 끈끈한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변모했고, 정재희(8골 3도움), 홍윤상(6골 3도움), 이호재(9골 5도움) 등 알짜배기 자원들이 제 몫을 180% 이상 해내며 고공 행진을 달렸다. 이처럼 거칠 것이 없었던, 포항은 최근 꾸준하게 제기되던 문제점이 발목을 잡으며 리그 5연패의 늪에 빠졌다.
▲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바로 얇은 스쿼드 문제가 포항의 발목을 잡은 것. 겨울 이적 시장에서 포항은 오베르단을 완전 영입을 시작으로 어정원, 이동희, 조성준, 김규형, 조르지, 아스프로, 김동진을 차례로 품었으나 무려 17명이 이탈하며 골머리를 앓았다. 김 감독은 다양한 궁여지책과 파훼법을 제시하며 돌파구를 찾았지만, 무더운 여름 속 지옥 같은 일정을 거치며 점점 한계점이 임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 포항은 플랜 A가 제대로 이행되는 팀 중 하나였다. 그만큼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의 비중이 확고했고, 의존도 역시 확실하게 높았다. 플랜 A가 통할 때는 그 어떤 팀보다 무서울 것이, 없었던 포항이었으나 이를 대체하는 선수들의 문제점이 확실하게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부상으로 빠져나간 자리에서는 명확하게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최전방에서 이번 시즌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줬던 이호재가 장기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한 가운데 포항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안재준을 중심으로 공격 전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이번 겨울 야심 차게 영입한 조르지의 부진도 아쉬운 상황이다. 25경기에서 2골 3도움에 그치고 있는 조르지는 필드 골이 단 1득점에 그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후방에서도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시즌 중반까지 최소 실점 1위 팀으로 강력한 수비력을 자랑했지만, 수비 핵심으로 발돋움했던 이동희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완벽하게 흔들리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영입한 민상기가 안정적인 모습으로 수비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최근 리그 5경기에서 무려 13실점을 허용하며 수비에서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
이에 더해 실수도 잦아지고 있는 포항이다. 실제로 포항은 직전 울산전에서 패색이 짙어진 후반 막판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며 저력을 보여줬으나 경기 중반 일어났던 수비 실책이 발목을 잡으며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전반기 좋은 흐름을 보여줬던 포항이었지만, 시즌 막판으로 향할수록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포항 박 감독은 이런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9월 휴식기를 적극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휴식이 휴식 같지 않을 것이다. 수비도 그렇고 공격 쪽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