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 꿈꾸는 청년이라면 함양으로 오세요"
함양에서 이 청년은 (27) 산양삼특화산업진흥센터 김성준씨
함양군은 지방소멸의 위기 한가운데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50%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지방소멸하면 자연스럽게 연관되는 단어인 세대간 불균형, 청년세대 유출, 출산율 감소, 전입인구 감소 등 함양군은 그 무엇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더 청년세대가 중요하다. 청년세대는 지역의 활력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청년세대가 지역에서 재밌게 지내는 것은 청년인구 유출을 막고 청년세대 유입을 증가시킨다. 출산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청년들은 함양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함양에서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함양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함양 청년을 만나본다.[기자말]
▲ 산양삼특화산업진흥센터 김성준 씨 ⓒ 주간함양
"나에게 맞는 라이프스타일은 뭔지 함양에서의 삶을 통해 알게 됐어요."
함양군의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사망인구도 문제지만 청년인구가 더 이상 유입되지 않은 채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새로운 삶의 장을 펼치고 있는 청년이 있다. 바로 33세의 청년 김성준 씨다. 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진흥원에서 근무하던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정을 내렸다. 인프라 가득한 도시 생활을 뒤로 하고 스스로 자원하여 연고없는 함양으로 내려온 것이다. 김성준씨는 "가능하면 함양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성준씨는 대구에서 산림학을 전공한 후, 대전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도시에서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그 끝은 번아웃이었다.
"저에게는 첫 직장이었으니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실제로 일도 많았어요. 사무실과 집만 왔다갔다 하는 삶을 반복하다보니 번아웃이 왔어요."
번아웃을 느낀 성준씨는 자신에게 터닝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때 우연히 들려온 소식이 있었다.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임업진흥원의 함양 특화산업진흥센터가 새로 개관된다는 소식이었다.
"스스로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야 했어요. 마침 함양에 산양삼특화산업진흥센터가 새로 개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서 인사발령 신청을 했어요."
함양으로의 이주, 그리고 첫인상
대전에서 5년을 보내고 함양으로 이주한 김성준씨. 연고가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모르는 지역은 아니었다. 고향인 남해, 고등학교를 나온 진주와 함께 서부 경남에 위치했기에 "심리적으로 익숙했다"고 성준씨는 말했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문제가 있었다.
"처음 내려올 때는 함양에는 빈집도 많으니까 싸게 전원주택을 잘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원주택에 로망이 있어서 한 번 알아봤는데 함양에는 빈집이 없었어요. 있더라도 제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예 폐허였고 관리가 그나마 된 전원주택은 사회초년생이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금액이었어요."
심지어 원룸도 없었다. 성준씨는 5개월동안 대전과 남해를 왔다갔다하며 출퇴근을 했다. 그런 생활을 하면서도 성준씨는 함양에서의 첫인상을 "쾌적함"이라고 표현했다.
"함양에 처음 왔을 때 공기가 너무 맑고, 사람들도 친절해서 도시에서 느끼지 못했던 여유를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함양의 인구 밀도 정도가 저에게는 이상적이었어요. 사람들이 적당히 많아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너무 붐비지 않아서 좋았어요."
함양에서 완성한 성준씨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함양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성준씨는 연고가 없는 함양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활동들을 시작했다.
"대전에 있을 때는 일에만 치여서 다른 취미는 전혀 생각도 못해봤는데 함양에서 여유를 찾으면서 다른 도전을 할 기회들이 많았어요. 저에게는 모두 새롭게 시도하는 일들이라 용기가 필요했는데 결과적으로 정말 성공했어요. 제가 나름 좀 찾아서 잘 한 것 같아요. 만약에 제가 연고 없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안 하고 직장 생활만 했다면 적응을 못했을 거 같아요."
대전에서 번아웃을 경험한 성준씨는 삶의 의욕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상림 덕분이었다.
"제가 처음 함양에 왔을 때, 상림을 진짜 많이 걸었어요. 이때 몸도 정신도 많이 건강해졌어요. 그냥 매일 만오천보에서 이만보를 걸었어요. 그때 많이 회복했어요."
무기력함에서 탈피하고자 도전했던 활동은 수영, 요가, 독서 모임, 그리고 성당 생활이다. 함양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그는, 그곳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교류하며 점차 신앙심을 키워갔다.
"처음에는 종교에 관심이 없었는데, 함양성당의 100년 역사를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가볍게 미사를 구경했는데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었고 그게 세례까지 이어졌어요."
수영과 요가도 정말 만족하면서 다니는 중이다. 독서모임 역시 모임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스스로 새로워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가 이제 30대 중반인데 어떤 마인드로 살아가야 하는지, 나에게 맞는 라이프스타일은 뭔지 함양에서의 삶을 통해 알게 됐어요. 만약 내가 아예 처음 가는 도시로 가더라도 함양에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활동을 이어갈 거예요.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취미를 함양에서 모두 찾았어요."
청년에게 함양의 매력을 잔뜩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김성준씨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함양이 가진 매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도시에서의 번아웃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함양은 또 다른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도시에서의 삶이 정말 풍요로울까요? 회사 동기들만 보더라도 보통 또래들과 술집에 가거나 식당에 가는 약속의 반복이에요. 사람 만나는 것에만 치중된 느낌이에요. 함양은 적당하게 모임을 갖고 운동도 할 수 있고 여유로운 공간이라서 좋아요. 모두가 함양을 좋아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저와 같은 성향의 사람이라면 함양의 삶이 정말 만족스러울 거예요."
상림의 매력은 저녁에 혼자 걸으며 사색을 즐길 때 제일 크게 느껴진다는 성준씨. 오히려 상림 앞에 게스트하우스가 생겨서 상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생긴다면 함양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겠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혼자서 상림을 걸어보는 경험을 정말 사람들이 꼭 해봤으면 좋겠어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함양뉴스 (최학수PD)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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