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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기시다는 만나면서 국회 개원식은 못 오나"

야권, 상임위·지도부 회의서 비판 집중... 한덕수 '대통령 뜻' 재반복

등록|2024.09.02 13:22 수정|2024.09.02 13:22

▲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윤석열 대통령이 1987년 개헌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는 가운데, 그 이유를 두고 야권에선 비판이 집중 제기됐다. 예산결산 심사를 시작한 국회 예결위원회에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신 화살을 받았다.

민주화 이후 첫 개원식 불참... 이언주 "정상화 대상은 국회 아닌 대통령"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한 총리를 상대로 "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불참하는데, 이게 통합과 협치인가"라면서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인 기시다 일본 총리를 언급했다. 황 의원은 "기시다는 만날 시간이 있고 국민이 투표로 선출한 22대 국회 개원식에는 참석할 시간이 없냐"는 질타였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의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22대 국회의 운영 방안이 좀 더 정상적인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윤 대통령이) 밝힌 것"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일 "특검,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시키고 초대하는 것이 맞다"며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백히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불참 이유로 국회 정상화를 주장하는데, 정상화해야 할 것은 국회가 아니라 대통령 자신"이라면서 "거부권을 밥먹듯 행사하며 사실상 국회 가결요건을 과반이 아닌 3분의 2이상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 남소연


'총선 반성문' 또 쓴 한덕수 "국정 운영 충분하지 못했다는 자각"

한편, 이날 예결위에선 현 경제 상황을 인식하는 한 총리와 야권의 시각 차가 뚜렷이 드러났다. 한 총리는 '경제 폭망'을 강조하는 야권 의원들의 질타에 "성장 트렌드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 위기에) 모든 국제 기관들이 한국은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반박했다.

야권은 총선 심판 국면에도 변함 없는 정부의 오판으로 더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반격했다. 황정아 의원은 특히 윤 대통령의 최근 국무위원 인사 문제를 언급하며 "검증 기준은 딱 하나,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충성하는 사람을 갖다놓으니 국가가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총리는 이에 "임명되실 분들이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 4.10 총선 이후 윤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전한 바 있는 한 총리는 이날도 반성문을 썼다. 한 총리는 "총선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였기에 사의를 표명했느냐"는 황 의원의 질의에 "국정 운영에 있어 국민께 좀 더 잘할 수 있었고, 잘해야 하는데 충분하지 못했다는 자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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