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비판 여론에 응급실 찾은 윤 대통령 "국민 생명이 제일 중요!"

[현장] 한밤에 의정부성모병원 '120분' 깜짝 방문해 의료진 의견 들어

등록|2024.09.04 21:02 수정|2024.09.05 05:46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찾아 응급 의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기사대체 : 5일 오전 1시]

"헌신하는 의료진에 늘 죄송... 번아웃되지 않게 최선다해 지원"

전국 곳곳의 대형병원 응급실이 운영시간을 단축하거나 중단하는 등 의료대란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응급실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4일) 오후 8시 50분부터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1시간 20분 가량 머물며 의료진을 격려하고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북부 권역응급의료센터 및 권역외상센터를 운영 중이며 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 연천, 철원 등 수도권 내 의료취약지역의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곳이다. 응급센터에선 연간 6만명 가량의 환자를 진료한다.

윤 대통령의 의료기관 방문은 지난 2월 의료개혁 발표 이후 이번이 9번째다. 윤 대통령은 병원에 도착하자 마스크를 착용하고 한창희 병원장과 최세민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의 안내에 따라 1층 응급센터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간호스테이션 앞에서 근무 중인 의료진들에게 "밤늦게까지 수고가 많으십니다. 의사 선생님들이 헌신적으로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대통령이 "주중보다 주말에 응급환자가 더 많냐"고 묻자, 병원장은 "그렇다. 지난 설연휴 때 평소보다 40%가량 응급 환자가 더 많이 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추석 연휴때도 환자가 늘 것 같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서 마련된 병원관계자 및 의료진과의 간담회에서 "응급의료가 필수 의료 중 가장 핵심인데 국가에서 제대로 관심을 갖고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응급실 수요가 많아지는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해서 의사선생님들이 번아웃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무강도가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찾아 응급 의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찾아 응급 의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병원장 "전공의 빈자리 채운 채운 교수들 피로감 높아져"

이에 병원장은 "현재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채운 교수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어 배후 진료의 차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응급의료센터장은 이어서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응급환자 위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간호부장은 "흉부외과 등에 진료지원(PA) 간호사가 있었는데 그동안 법적인 보호를 못 받아서 어려움이 있다가 이번에 간호법이 통과돼 당당하게 업무 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PA간호사가 처방할 수 없는 부분은 의사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병원장은 또 "이번 기회에 의료전달체제를 개선해 환자 수가 아닌 진료 난이도로 보상받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의 수가정책이나 의료제도가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피부미용이나 비급여 위주인 의원과 비교해 봐도 업무강도는 훨씬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보상은 공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고위험, 중증 필수 의료 부문이 인기과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앞으로 응급, 분만, 소아, 중증을 포함한 필수 의료 인력들에 대해 지원을 의료인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의료인의 법적 리스크나 보상의 공정성 문제도 해결해 소신 진료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라며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의료진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올바른 의료환경을 만들어 충분히 보상받게 해주겠다"고 했다.

오늘 현장 방문에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동행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찾아 응급 의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간담회를 갖고 의료진의 의견을 듣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한동훈·이재명 응급실 방문에 서둘러 일정 잡았나

윤 대통령의 이날 응급실 방문은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 때 "의료현장을 한번 가보시라, 여러 문제가 있지만 비상진료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급박한 현장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일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 4일 오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뒤여서 서둘러 방문일정을 잡은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동훈 대표나 이재명 대표의 응급실 방문과는 전혀 상관없이 내부적으로 지난주부터 검토됐던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