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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지금 구한말과 비슷, 밀정과 친일파 대거 활동"

5일 시민사회단체 주최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나' 심포지엄에서 주장

등록|2024.09.06 10:16 수정|2024.09.06 10:20

기념촬영'평화통일'을 외치면서 기념촬영을 하는 참가자들 ⓒ 고창남


최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 친일 논란이 있는 인사들을 정부 공공기관이나 요직에 앉히는 등 윤석열 정부의 친일 행보가 계속 되고 민생과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연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제하의 심포지엄이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안규백·김교흥·김문수·김용만·문진석·서영교·이인영·이용선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하고 시민의시대, 독립유공자유족회가 주관, 한국민족사회단체협의회, 헌법개정국민회의, 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 남북민간교류협의회 등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여 시민사회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1부에서는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개회사와 우원식 국회의장의 축사(서영교 의원 대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축사(김교흥 의원 대독)가 있었다. 이어 2부에서는 '대한민국의 길을 묻다'와 '한반도 정세변화와 향후대응'이라는 주제 하의 심포지엄이 이어졌다.

김삼열 회장개회사를 하는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 고창남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광복 80년이 다가오는데도 조국과 민족을 송두리째 배반한 친일 반민족 세력들은 날이 갈수록 반민족적 횡포와 역사 조작,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폭거를 일상화하고 있으며 사회 곳곳에 친일 반민족 세력들이 더욱더 강성하게 세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현상황을 진단했다.

김삼열 회장은 이어 "더욱더 우려되는 것은 토착 왜구들의 암약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대로는 민족의 미래를 보존해 나가기 힘들게 되었다. 이제 모두 나서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민족의 대의와 부름 앞에 결연히 나서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의견을 취합하고 매월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면서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규백 의원개회사를 하는 안규백 의원 ⓒ 고창남


또한 안규백 의원도 개회사에서 "무엇보다 일치단결하여 시대적 과제에 응전해도 모자랄 차에, 윤석열 정권 발(發) 소모적인 이념논쟁으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고 국력이 낭비되며 변화에 현명히 대응할 적기를 놓치고 있는 이 참혹한 현실이 무척이나 안타깝다"고 하면서 "시대적 난제와 윤 정권의 실정 앞에서,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도모할 책무가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어깨가 무겁다. 민생정치의 복원, 성숙한 민주주의의 안착, 한반도 평화의 확립 등 시대가 부여한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저부터 더욱 뜨겁게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서영교 의원우원식 국회의장의 축사를 대독하는 서영교 의원 ⓒ 고창남


이날 서영교 의원이 대독한 축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우리는 전쟁의 위기에서도 대화의 문을 열고 협력의 길을 낸 경험이 있다. 다양한 대국민 활동을 통해, 충분한 여론 수렴과 초당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 의제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이와 동시에 민주주의, 민생, 불평등, 저출생, 기후위기 등 우리 앞에 놓인 여러 난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응할 대안과 틀을 만들어 이 위기를 돌파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또한 김교흥 의원이 대독한 축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위기의 대한민국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가, 그 일을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원칙과 상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 추락한 민생경제를 회복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민의 더 나은 내일을,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정치, 오늘 열리는 심포지엄이 정치권에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며 "민주당은 시민단체가 제시하는 담론과 대안을 귀담아 듣고 적극 수용하겠다. 정치의 본령을 실천하고, 평화외교의 미래를 열어나가는 큰 길잡이로 삼겠다"고 했다.

김교흥 의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축사를 대독하는 김교흥 의원 ⓒ 고창남


이어진 2부 심포지엄에서는 '대한민국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에서 임현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정치개혁, 시간이 없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고 이현훈 강원대 교수가 '한국의 초저출산, 원인과 해법'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으며 마지막으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한일관계의 쟁점'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청중들의 관심을 끈 것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한일관계의 쟁점'이라는 주제발표였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뉴라이트나 일부 몰상식한 보수인사들은 일제강점기 '우리들은 일본인이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일본 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매국적 논리다. 당시 일제는 식민지 국민들에게 일본국적을 부여하기는 했으나 그것은 이름뿐이었으며, 일제는 일본인으로서의 법적 권리는 절대 식민지 국민들에게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일제는 한국인에게 평등한 권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목숨을 요구하는 의무만을 요구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징병과 징용의 실시였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주제 발표하는 호사카 유지 교수 ⓒ 고창남


"지금 구한말과 비슷하게 밀정과 친일파들이 대거 활동을 개시"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이어 "송병준은 최초의 밀정이었고 이완용을 이토 히로부미에게 한국 총리로 추천한 사람도 송병준이었다. 그는 1907년 고종을 퇴위시킨 정미7적에 이름을 올렸다. 송병준은 1909년 일진회로 하여금 한일합방건의서를 순종, 이완용총리, 한국통감부에 제출시키기까지 했다. 송병준은 '조선을 일본에게 넘겨줄테니 1억 엔(현재 5조 원)을 달라'고 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구한말의 밀정과 친일단체의 암약과 대단히 비슷하다. 현재도 송병준과 같은 밀정이 있고 일진회같은 친일파들이 있다. 현재의 상황이 당시와 매우 닮아 있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대륙세력과 대립하는 미국, 일본이라는 해양세력이 한반도라는 연해세력을 사이에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한반도는 현재 북한이 대륙세력 편, 남한이 해양세력 편으로 분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극우는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너무 낮아서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에는 다시 진보정권이 탄생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그러므로 윤석열정권의 나마지 3년 동안 할 수 있는 한 뉴라이트나 친일 인사를 정부나 공공기관의 요직에 앉혀 친일 정책을 불가역적으로 사회 곳곳에 심어놓는 것이 그들의 목표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현진 명예교수주제발표를 하는 임현진 서울대 명예교수 ⓒ 고창남


합의제 정치와 코포라티즘

이어서 임현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정치개혁, 시간이 없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임 교수는 "작금 우리는 유사이래 최악의 정치적 양극화에 마주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대중적 수준의 진영대립이 가장 높다. 오도된 포퓰리즘 아래 팬덤정치가 국민을 양분하고 있다. 따로 살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좌우 진영간 거부율이 거의 90%에 달한다. 가장 극심한 미국보다 더 심각하다"고 했다.

임 교수는 이러한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합의제 정치와 코포라티즘을 주장했는데, "합의제 정치는 비례대표제를 통하여 복잡다단한 시민사회의 이해를 반영하면서 코포라티즘은 이익집단들이 정부와 정책을 협의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작금 대통령제 아래 거야여소로 인해 입법독주와 거부권행사가 부딪치고 있다. 협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지 않다. 한국이 직면한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 돌파를 위해 국회가 나서 사회경제 분야 입법 과정에서 서로 공통적인 것을 수렴하는 정책협치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도천수 대표주제발표를 하는 도천수 '시민의 시대' 상임대표 ⓒ 고창남


다음으로 두 번째 심포지엄 '한반도 정세변화와 향후대응'이라는 주제에서는 도천수 시민의시대 상임대표가 '격동의 남북관계, 새로운 길'을 발표했고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혼돈의 미국 대선과 시사점'에 대해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한반도정세변화와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도천수 시민의시대 상임대표는 "통일정책의 노선전환을 위한 남남대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남북 경제교류 등 새로운 우회전략으로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을 제안한다"고 했다.

안병진 교수주제발표를 하는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 고창남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미 대선에서의 시사점으로 대한민국의 새 노선, '생명 공화주의'를 제안했다.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현재의 대북정책이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하면서 통일정책의 구체제는 무너지고 신체제는 감조차 못잡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신체제의 모색을 위해 "우리 자신을 이롭게 하고 보편적 가치에도 기여하면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도 이롭게 할 수 있는 '이기이관(利己利關)'의 접근방식을 제안한다"고 했다.

정욱식 소장주제발표를 하는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 고창남


마지막으로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에서는 한일관계와 남북관계 및 통일정책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기시다 일본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6~7일 방한하는데, "항간에는 이번에 윤석열-기시다 정상회담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하여 반은 일본소유, 반은 한국 소유로 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호사카 유지 교수는 "독도 영유권을 완전히 일본에 넘기지는 못할 것이고 '독도를 공동관리' 하는 쪽으로 합의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날 심포지엄을 마무리하면서 참가자들은 "평화통일"을 외치면서 모두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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