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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이 얼굴이 떡하니, 새 옷 입은 마을빈집들

부산 영도구 봉래동 빈집 프로젝트... 사진의 역할을 다시 모색하다

등록|2024.09.09 18:17 수정|2024.09.09 18:17
지난 2023년 5월 27일 부산 영도구 봉래동, 인근 대형 조선소의 구조조정으로 쇠락한 골목의 한 빈집에 입주한 사회다큐멘터리 사진집단 '비주류사진관'이 입주 후 두 번째로 전시 사진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오래된 골목과 빈집 마당을 새롭게 메우고 있다. (관련 기사: 전시로 '봉산마을 쇠락 골목' 살리기, 사진 보러 오세요 https://omn.kr/2911p )

지난 9월 7일 있었던 두 번째 야외 사진전 설치 현장을 담아 보았다. 사진관은 무분한 개발, 소비 기획으로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마을 공동체를 경계하면서 이웃, 아이들, 웃음, 노동이 상존하는 동네가 카메라에 담겨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비주류사진관 5인 작가(박경민, 뿅하린, 전병철, 정남준, 최인기)의 [봉순아 놀자]展빈집 마당 벽에는 지난 6. 8.부터 수리조선소 노동자의 소금꽃, 하늘에서 본 봉산마을(봉래동) 전경, 서울 세종호텔 한 해고 노동자 사진 이야기, 시대 삶의 경계들 , 청량리 588의 현재 모습 등을 담은 5인 사진전이 계속 전시 되고 있다(포멕스, 40cm×28cm, 총 40컷). ⓒ 비주류사진관


동네 아이의 초상과 사회다큐멘터리 사진을 좋아하는 전국 회원들과의 만남지난 9. 7. 비주류사진관 아지트 함석 지붕에는 전국 사진관 회원들이 사진관 단체 티셔츠를 입고 각자 촬영한 인증 사진들을 모아 편집하여 인쇄한 대형 사진물이 아지트 지붕을 덮고 있다. 그리고 그 지붕 처마에 설치된 골목 아이의 초상과 만난 풍경에서는 따뜻함을 새기게 한다(400cm*282cm, 실크재질). ⓒ 비주류사진관


수리조선소 노동자, 골목 아이의 웃음, 무분별한 아파트 건립 현장, 휴식중인 어르신들 모습같은 날 사진관 앞 빈집 마당 벽에는 청학동의 한 수리조선소에 일하는 늙은 노동자의 초상과 바로 옆 해맑게 웃고 있는 골목 아이 모습, 그리고 오래된 동네에 무분별하게 들어서고 있는 아파트들로 답답해진 풍경, 개펄 작업을 하던 어르신들이 뜨거운 태양을 피해 다리밑 수문 주위에서 잠시 쉬는 모습들이 전시되고 있다(200cm*134cm, 실크재질). ⓒ 비주류사진관


철거 구조물을 가리고 싶었던 그림과 사진들아지트 앞 마당 건너 빈집 외벽에는 그림 두 점도 보인다. 사진관 회원들 중에는 다큐멘터리 사진에 관심을 가진 전업화가도 활동하고 있다. 이미 전시중인 5인 사진전 내벽의 위와 옆 공간은 철거 예정인 빈집의 공사 구조물이 보여 그림과 사진으로 그것을 가리는 용도와 함께 관련 이미지를 통하여 공동체의 소중함을 전달하고자 하였다(위 그림, 300cm*180cm, 텐트천 / 옆 사진 두 장, 200cm*134cm, 실크재질). ⓒ 비주류사진관


골목 아이와 쑥개떡을 빚는 할머니의 손이날 비주류사진관 아지트 골목 입구 외벽에도 함께 설치된 흑백 사진 한 컷은 가슴에 맑게 고여있을 유년시절의 기억을 소환하고자 하였다. 비 오던 날 쑥개떡을 빚는 할머니의 손길이다. 그리고 골목으로 오다가 넘어지며 멋쩍은 표정의 아이 모습이 순수하기까지 한 좁고 오래된 골목 풍경이다(200cm*134cm, 실크재질). ⓒ 비주류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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