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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2년? 소리가 나오는 이유

[청년의 눈] 역대 정부의 2주년, 윤석열 정부의 2주년

등록|2024.09.10 10:15 수정|2024.09.10 10:15
금년 5월 10일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이었다. 아직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3년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아직도 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나?"라는 말이 오가고 있다.

심지어 국회에선 이제 갓 집권 2주년을 넘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문회가 열렸고, 대통령의 탄핵을 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꽤 오래전부터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졌다. 3년도 기다려주지 않는 국민에게 잘못이 있을까?

기본도 갖추지 못한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원성은 지극히 온당한 것이다. 2022년 5월 10일부터 대통령 취임 2년째인 2024년까지 아마 대한민국 기자들은 카메라와 펜대를 잠시 내려놓을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매일 대통령과 정부 주요 인사들의 실언 및 망언 그리고 논란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이따금 여당 인사들도 여기에 한몫했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발표로 곤욕을 겪은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부터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의 국적이 일본이라고 주장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형석 독립기념관 관장에 이르기까지 잇따른 인사 참사와 대통령의 연이은 국회 무시로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난은 더 거세졌다.

뚜렷한 비전이나 정책적인 목표는 보이지 않고, 국가 원수이자 대한민국 행정부 수반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전임 대통령과 야당 비난뿐이다. 이제 두 번 다시 대한민국 땅에서 '정치 신인' 대통령이 나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작금의 대한민국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 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의 집권 2주년은 어땠을까.

<문민정부> 지지율 90% 육박, '인기스타' 대통령

군사독재 정권의 종식과 더불어 출범한 문민정부 초기는 그야말로 '초대박'이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에 앉자마자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절 세상을 호령하던 하나회를 쓸어버렸고, 현재까지도 고평가를 받는 금융실명제 시행,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단행으로 1993년 선정 '한국의 100대 스타' 중 최진실, 허재 등을 제치고 현직 대통령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문민정부 2주년을 맞이한 1995년, 김 전 대통령은 "일본놈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 한다"라며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의 일환으로 중앙청(구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를 지시하였고, 광복 50주년 8월 15일 조선총독부 청사는 첨탑만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국민의 정부> 세계를 놀라게 한 제1차 남북정상회담

헌정 사상 첫 여야 정권교체를 이룬 국민의 정부의 2주년이었던 2000년은 새천년에 대한 희망과 함께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역사적인 해였다. 역사상 첫 남북 정상의 만남은 이후 진보 정권의 남북 평화 기조 설정에 영향을 주었고, 김 전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한국인 최초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모두 김 전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의 이와 같은 평화 무드가 이루어낸 성과였다.

<참여정부> '세종'의 아침 그리고 '다케시마의 날' 에 대한 적절한 대응

2005년은 당시 정부에 의해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가 본격적으로 틀을 잡아가기 시작하는 해였고, 특히 2005년은 독도 문제로 한일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해였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등과 관련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독도 입도를 전면 허용하는 등 일본의 행태에 침묵하지 않고 맞섰다.

<문재인 정부> 남북미 정상이 한국 땅에서 만나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 2주년인 2019년에는 남북미 정상이 대한민국(정확히는 남한) 영토에서 정상회동을 하는 역사적인 한 장면을 만들어냈고, 화이트 리스트에 일본을 제외하고,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포괄협정) 연장을 거부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 제재에 대해 대응하였다.

<윤석열 정부> 기억이 안 나는, 그러나 기억에 남을 만한 취임 2주년

윤석열 정부의 2주년인 2024년, 정부가 지금껏 한 일은 무엇이며 우리 국민에게 남은 것은 대체 무엇인가. 만일 만 나이(시쳇말로 '윤석열 나이'라고도 불린다) 통일이나 한일 관계 개선을 치적이라고 들고 온다면 정말 민망한 줄 알아야 한다.

12명의 국회의원을 둔 원내 3당인 조국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한 정당의 슬로건에 그치지 않고 모든 국민의 외침이 될 것이다. 과연 현재 대통령이 거리를 다니며 시민을 만날 때 대통령과 현 정부를 진심으로 지지하여 '윤석열'을 연호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재명·조국 대표가 '사법 리스크'가 있어서 싫다고 하는 국민이 그렇다고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진 않는다. 그릇된 역사적 신념을 가진 뉴라이트 및 극우 지지자 정도를 제외한 국민은 윤석열 정부의 시정을 요구하고, 극단적으로는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중대한 범죄혐의가 없다면 3년간 존속할 현 대한민국 정부가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길 대한민국 국민 중 일인으로서 진심으로 바란다. 국민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인사가 있다면 헛된 자존심을 내려놓고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현명한 지도자이다.

국회가 비정상적이라고, 야당 지도자들이 '범죄자'라고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분명한 잘못 앞에 책임지지 않는 모습은 '카리스마'가 아니라 그저 무능한 리더의 '오만불통'임을 깨닫길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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